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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람피운 아빠 처벌" vs "버르장머리 없는 딸"

여대생 `왕징사건'으로 중국 사회 떠들썩

축첩반대 웹사이트를 만들고 첩을 둔 자신의 아버지를 처벌해 달라며 투쟁을 벌이고 있는 중국 여대생 '왕징(王靜)사건'이 중국사회에서 화제가 되고 있다.

특히 최근 중국 정부가 당이나 정부 간부 부정부패의 주요 원인이 축첩에 있다고 보고 대대적인 사정에 나서고 있어 이번 왕징사건의 추이에 중국 최고 지도부도 지대한 관심을 표명하고 있다.

중국 산둥(山東)성 지난(濟南)대학 1학년생인 왕징(19)양은 지난해 2월 부친의 외도로 부모님이 이혼하고 단란했던 가정이 깨지자 축첩반대 웹사이트를 만들고 부친 처벌운동에 발벗고 나섰다.

외동딸로부터 정치적 위기를 맞고 있는 왕즈화(王志華.45)씨는 중국 동부 산둥성 국토자원청에 근무하는 간부로 20년 전부터 몇살 아래인 리추이롄(李翠蓮)이란 여성과 관계를 유지해왔다.

왕양은 축첩반대 웹사이트를 통해 부친의 혼외정사를 폭로하고 청원서를 게재한 것은 물론 베이징(北京)으로 상경, 공산당 중앙기율검사위원회를 찾아다니며 부친을 처벌해줄 것을 요청했다.

그녀는 "이렇게 극단적인 행동으로 나를 내몬 사람은 아버님"이라면서 "가정의 행복과 부모님의 재결합을 위해서는 전도유망한 아버님의 정치적 이력을 희생시킬 수 밖에 없다"고 주장했다.

왕양이 부친의 외도를 처음 알게 된은 16살 당시인 지난 2003년10월. 그녀는 "아버님이 40대 초반의 리추이롄이란 여성을 첩으로 두면서 우리 가정의 행복은 끝이 났다"면서 눈물을 글썽였다.

왕양은 "리추이롄은 6개월간 우리와 같은 집에 살았다"면서 "아버님은 직업고등학교 선생님인 어머님과 저에게 리추이롄이 먼 친척이라고 주변에 거짓말을 하도록 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군인 출신인 아버님은 가장 위험해 보이는 장소가 가장 안전한 장소라고 말씀하시면서 첩과 우리가 함께 살았다"면서 "어머님과 저로서는 정말 참을 수 없는 모욕이었다"고 털어놨다.

그녀는 아버님이 왕양을 사랑했느냐는 중국 신문사 기자들의 질문에 목소리를 낮추고 "아버님은 저를 사랑했습니다. 어머님보다 저를 더 사랑했습니다"라고 말했다.

왕양은 "아버님이 우리를 배신할 것을 알고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생각했다"면서 "그러나 어머님은 저를 어린애 취급하면서 아무 짓 하지 말고 가만히 있으라고 하신다"고 말했다.

그러나 왕양은 지난해 부친의 첩인 40대 초반의 리추이롄씨로부터 제소를 당해 인격모독죄로 앞으로 2년간 공안의 감시를 받아야 하는 처분을 받는 상황으로 내몰리고 있다.

리추이롄씨는 왕양의 축첩반대 웹사이트로 내연의 관계가 깨지자 지난해 왕양이 웹사이트에서 자신을 첩이라고 이름을 올리는 등 명예를 훼손했다면서 인격모독죄로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다.

이번 사건을 맡고 있는 딩타오(定陶)현 지방법원은 지난 5일 1심 판결에서 왕양이 리씨의 인격을 모독했다면서 5일 안에 웹사이트에서 리씨의 이름을 지우고 2년간 공안 감시를 받을 것을 명령했다.

아직 상소 여부를 밝히지 않은 왕양은 "결국 아버지와 나는 혈연으로 맺어진 관계"라면서 "그분은 언제나 나의 아버님이며 어머님과 같이 한다면 언제든지 그를 환영할 것"이라고 말했다.

베이징에서 만난 중국 시민들은 왕양에 대해 "그래도 아버지인데 하나 밖에 없는 딸이 그렇게 할 수 있느냐"는 부정론과 "아버지의 처신에 문제가 있다"는 동정론으로 양분되고 있다.

그러나 중국 네티즌들 사이에서는 모순을 확대시킨 왕양의 아버지는 물론 왕양의 고통과 정의감을 이해하지 못하고 엉뚱한 판결을 내린 법원을 싸잡아 비난하는 여론이 주류를 이루고 있다.



(베이징=연합뉴스) yskwon@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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