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조

이상민 “한덕수, 국무위원 중 가장 강하게 계엄 반대했을 것”… 한덕수도 ‘무죄’ 주장

특검 “한덕수, 계엄 미리 알고 절차 외관 형성” 1심 유죄 공소사실 입장 유지
韓 측 “계엄 선포 당시, 尹 전 대통령 고집 꺾기 어려워” 무죄 주장

인싸잇=백소영 기자 ㅣ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이 한덕수 전 국무총리의 항소심 재판에 증인으로 출석해 12.3 비상계엄 당시 상황에 대해 ”한덕수 전 총리가 국무위원 가운데 가장 강하게 비상계엄 선포를 반대했을 것”이라고 증언했다.

 

 

서울고등법원 형사12-1부(부장판사 이승철·조진구·김민아)는 지난 11일 내란 중요임무 종사 및 내란 방조 혐의 등으로 기소된 한 전 총리의 항소심 첫 공판을 열었다.

 

이날 재판에서는 이상민 전 행정안전부 장관에 대한 증인신문이 진행됐다. 이 전 장관은 증언 거부권 행사로 과태료를 부과받았던 1심 때와 달리, 적극적으로 증언에 나섰다. 그러면서 한 전 총리가 윤석열 전 대통령의 계엄 선포를 만류했다는 취지로 말했다.

 

이 전 장관은 당시 국무회의에 대해 비상계엄을 정당화하기 위한 절차가 아니라 국무위원들이 반대 의견을 모아 대통령에게 전달하기 위해 열린 자리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 전 총리가 집무실에서 윤 전 대통령에게 계엄 반대 의사를 피력한 사실이 있는가’라는 변호인 질문에 “워딩으로 기억하지 못하지만 당연히 그러셨을 것 같다”며 “저희들한테도 강력하게 이야기했고 총리가 가장 강하게 반대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변호인이 ‘윤 전 대통령이 고집을 꺾지 않자 한 전 총리가 다른 국무위원 의견을 들어보자고 설득한 사실이 있는가’라고 묻자, 이 전 장관은 “잘 기억이 안 난다”면서도 “총리가 부탁했다. 대통령을 설득시켜야 한다고 한 말이 기억난다”고 말했다.

 

또 그는 “당연히 그런 말씀을 했을 것이라고 본다”며 “대통령 말에 수긍하는 것이 아니라 다들 만류하는 분위기였다”고 덧붙였다.

 

조은석 특별검사팀(내란특검)이 국무회의 CCTV 영상을 제시하며 한 전 총리가 계엄 선포를 막기 위한 적극적인 행동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한 부분에 대해서도, 이 전 장관은 이와는 다른 취지로 증언했다.

 

그는 “전원이 앉아 있어도 똑같이 이야기했다”면서 “저희가 만류를 해서 발표를 못 하게 하는 상황이었다”고 강조했다.

 

특히 CCTV 장면 중 김용현 전 국방부 장관이 계엄 선포 전 접견실에서 국무위원들을 기다리며 손가락으로 ‘4’를 표시하는 장면에 대해서도 이 전 장관은 “4가 아니라 손바닥을 펴고 나오는 것으로 보인다”며 “숫자 4를 표현한다는 건 특검에게만 그렇게 보이고 저희에게는 그렇게 보이지 않는다”고 말했다.

 

이날 특검은 항소 이유를 설명하며 1심이 무죄로 판단한 일부 혐의에 대해 사실오인과 법리오해가 있다고 주장했다.

 

특검은 “공소사실은 제시된 증거로 충분히 입증됐다”며 “공소사실 전부에 대해 유죄 판결이 선고돼야 한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한 전 총리 측은 모든 혐의를 부인하며 무죄를 거듭 주장했다.

 

변호인은 “윤 전 대통령의 위헌·위법한 비상계엄에 대한 책임을 피할 생각은 없다”면서도 “국헌문란 목적의 폭동에 가담한 사실은 없다”고 반박했다.

 

또 계엄 선포 이전 한 전 총리가 국무회의 소집을 건의한 것과 관련해 “윤 전 대통령의 고집을 꺾기 어려워 설득하기 위한 것이었을 뿐 비상계엄 선포에 정당성을 부여하려 한 것이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이어 “윤 전 대통령은 국무위원들의 거듭된 만류에도 불구하고 일방적으로 비상계엄 선포를 밀어붙였다”고 주장했다.

 

한편, 이 사건 1심 재판부는 지난 1월 21일 한 전 총리에게 징역 23년을 선고했다.

 

당시 재판부는 2024년 12월 3일 선포된 비상계엄과 이후 이어진 조치들이 형법상 내란 요건인 ‘국헌문란 목적과 폭동’을 충족한다고 판단했다.

 

또 한 전 총리가 국무총리로서 위법한 지시를 시정하거나 중지시킬 의무가 있음에도 이를 다하지 않았다고 보고 부작위 책임을 인정했다.

 

특히 국무회의 의사정족수를 맞추기 위해 국무위원들에게 연락해 회의를 소집하고 계엄 선포문 서명 절차에 관여한 점 등을 근거로 내란 중요임무 종사 혐의를 유죄로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내란죄가 다수인이 결합해 실행하는 필요적 공범에 해당한다는 점을 들어 내란 방조 혐의는 성립하지 않는다고 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