YTN 노조가 조준희 사장에 대해 과거와 달리 의외의 침묵으로 일관해오고 있는 가운데 지난 달 20일 열린 YTN 주총 사장 선임이 끝나자 노조 게시판에 은행장 출신 사장 선임을 개탄하며 YTN 미래를 걱정하는 글이 올라왔던 사실이 뒤늦게 알려졌다.
지난 달 21일 노조게시판에는 익명으로 “謹弔 YTN 오늘은 YTN의 영혼이 죽은 날입니다”라는 제목의 글이 올라왔다.
익명의 조합원은 이 글에서 “그래도 그래도 "은행장은 아니다!"라고 말은 합시다.”라고 조합의 태도를 비판했다.
이 조합원은 “우리 노조가 2008년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내정됐을 때 치열하게 싸웠던 이유가 바로 대통령 선거캠프전력이 있는 사람이 사장으로 오면 대통령 홍보방송을 할 것이고 그러면 뉴스방송의 생명인 정치적 중립이 망가지고 그래서 공정한 뉴스가 안 될 수가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명분이었다”면서 “방송을 잘 아는 전문가라 하지만 대선캠프에 몸담았다는 전력하나만으로 우리 노조는 정말 전쟁에 비유하면 목숨 바쳐 싸웠다. 부상자는 물론 전사자까지 나온셈”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그 아픔과 상처를 지금까지 그대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지라 이제는 정권이 YTN에 감히 낙하산을 내려 보낼 생각을 꿈에도 못할 것이라고 늘 생각을 하고 있었다”면서 “지난 3월 2일 새로운 사장이 이사회에서 선정됐다. 언론의 '언'자와도 관계없는 은행장 출신이 오신다는 말에 멘붕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온 정신이 혼미했다. 정권이 제정신일까라는 생각보다도 이제 '우리 노조가 이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생각에 또 다시 몰아닥칠 혼란에 암담했다”고 고백했다.
그는 “노조 비노조를 떠나 우리가 지난 20년간 피땀 흘려 세워놓은 한국최고의 뉴스채널 YTN의 위상이 도대체 어떻게 비쳐졌길래 언론문외한이신 분이 사장으로 내정됐을까하는 황당함은 저뿐만 아니었을 것”이라며 “한국 최강의 강경 언론노조중의 하나인 우리 노조의 반응이 어떨지 정말 최고의 관심이었다”고 적었다.
이어 이 노조원은 “그러나 우리 노조의 첫 성명도 은행장 사장 내정 못지 않은 멘붕이었다”며 “겉으로는 '밀실인사'를 규탄하는 것처럼 그리고 '언론을 모르는 비전문가'라는 점을 슬쩍 지적은 했지만 본심은 마치 이런 분이 와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표 안내고 감추는 듯했다”고 신랄하게 비판했다.
“군사정권 서슬 퍼렇던 5공 때도 은행장 내려 보낸 역사 없었다”
그는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5공 때도 방송사 사장에 전혀 다른 분야의 은행장을 내려 보낸 적은 없었다.”며 “'아직 상황을 파악하느라고 그렇지. 이제 곧 제대로 된 반응이 나오겠지' 하고 기다려봤지만 그리고는 끝이었다”고 실망감을 감추지 못했다.
또한 “해직자 문제와 보도국장 직선제 등 등 노조가 숙원사업으로 걸고 있는 현안들을 상대하기에는 뉴스를 잘 모르는 은행장 출신이 낫기 때문에 노조가 속으로는 반기고 있는 것이라는 온갖 억측들이 난무했다”며 “그렇지만 저는 믿지 않았다. 검은 것을 검다고 얘기하는 것이 언론인데 이런 삼척동자도 웃을 황당한 인사를 어떻게 침묵할 수 있겠냐고 말이다”라고 밝혔다.
아울러 그는 “'젊은 사원들의 모임' 결과 공지를 보고 정말 실망했다. 은행장 사장 내정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한마디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었다”면서 “그리고 평소에 이런 정치적 민감한 일이 있으면 불 끓던 노조게시판도 한마디 글이 없었다”고 꼬집었다.
이와 함께 “YTN경영진과 관련된 사소한 문제라도 맨날 주요기사로 보도하고 정부를 비난하던 '미디어 오늘' 같은 매체들도 새 사장 내정자에 대한 비난보다는 'YTN 노조하고 손발 맞춰 잘하시기를 빈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았다”면서 “그토록 언론사 인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입에 달고 살던 매체들인데 말이다”라고 비꼬았다.
계속해서 비판을 이어가던 이 조합원은 “이제 YTN은 앞으로 은행장 아니라 공장장을 사장으로 내려 보내도 되는 아주 우스운 존재가 됐다”며 “꼭 YTN 출신이 사장이 돼야한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바른 말을 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하는 언론인 집단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이라도 해야 할 것인데 어떻게 찍소리 한마디 말도 못하고 은행장 사장을 받아들이나”라며 “노조와 새사장 사이에 어떤 딜이 오갈지는 모르겠지만 YTN은 오늘 주총을 끝으로 식물인간이 된 거나 마찬가지다. 살아도 영혼이 없는 것”이라고 비판을 쏟아냈다.
마지막으로 이 조합원은 “이제 영혼마저 죽은 이 YTN에 무슨 미래가 있겠나”라며 “비록 공개적으로 이름을 드러내 놓고 말을 못하는 용기없는 존재이지만 적어도 기록은 남겨야겠다는 의지로 이렇게 모든 게 다 끝난 뒤에 횡설 수설 해본다”고 덧붙였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 이하 전문 -
YTN은 뉴스를 전문으로 하는 뉴스 전문채널입니다.
뉴스는 정확성과 공정성이 생명입니다.
우리 노조가 2008년 구본홍씨가 사장으로 내정됐을 때 치열하게 싸웠던 이유가
바로 대통령 선거캠프전력이 있는 사람이 사장으로 오면 대통령 홍보방송을 할 것이고
그러면 뉴스방송의 생명인 정치적 중립이 망가지고
그래서 공정한 뉴스가 안 될 수가 있다는 우려가 가장 큰 명분이었습니다.
노조 비노조 할 것없이 대부분의 사우들이 그 명분에 동조를 했습니다.
비록 행동에는 동참을 못했을 지라도말입니다.
그런 YTN구성원들의 공정방송 실천을 위한 의지가 있었길래
YTN은 한 민간 연구단체가 연말이면 선정하는 여러가지 지표 중
공정성 1위 방송으로 상을 받곤 했습니다.
방송을 잘 아는 전문가라 하지만 대선캠프에 몸담았다는 전력하나만으로
우리 노조는 정말 전쟁에 비유하면 목슴바쳐 싸웠지요!
부상자는 물론 전사자까지 나온셈이지요!
그 아픔과 상처를 지금까지 그대로 생생하게 기억하고 있는지라
이제는 정권이 YTN에 감히 낙하산을 내려보낼 생각을 꿈에도 못할 것이라고
늘 생각을 하고 있었습니다.
지난 3월 2일 새로운 사장이 이사회에서 선정됐습니다. 언론의 '언'자와도 관계없는
은행장 출신이 오신다는 말에 멘붕이라는 말이 모자랄 정도로
온 정신이 혼미했습니다. 정권이 제정신일까라는 생각보다도
이제 '우리 노조가 이 상황을 어떻게 볼 것인가?'라는 생각에 또 다시 몰아닥칠
혼란에 암담했습니다.
노조 비노조를 떠나 우리가 지난 20년간 피땀흘려 세워놓은 한국최고의 뉴스채널 YTN의
위상이 도대체 어떻게 비쳐졌길래 언론문외한이신분이 사장으로 내정됐을까하는
황당함은 저뿐만 아니었을 것입니다.
온 주변에서 걱정의 소리가 높았습니다. 다른 언론사의 선후배들도
이제 YTN이 또 다시 극심한 노사분규로 다시 흔들리는 게 아니냐는
우려를 많이 했습니다.
한국 최강의 강경 언론노조중의 하나인 우리 노조의 반응이
어떨지 정말 최고의 관심이었습니다.
'아! 이 위기를 슬기롭게 넘겨야 할텐데 .....'
정말 노심초사하면서 우리 노조가 너무 흥분해서 혹시라도
지난 2008년 같은 상황이 재연된다면 어쩌나하는 걱정까지 했지요
그러나 우리 노조의 첫 성명도 은행장 사장 내정못지 않은 멘붕이었습니다.
겉으로는 '밀실인사'를 규탄하는 것처럼 그리고 '언론을 모르는 비전문가'라는 점을 슬쩍 지적은 했지만 본심은 마치 이런 분이 와서 다행이라는 안도감을 표안내고 감추는 듯했습니다.
군사정권의 서슬이 시퍼렇던 5공때도 방송사 사장에
전혀 다른 분야의 은행장을 내려 보낸적은 없었습니다.
'아직 상황을 파악하느라고 그렇지. 이제 곧 제대로 된 반응이 나오겠지' 하고 기다려봤지만
그리고는 끝이었습니다.
해직자 문제와 보도국장 직선제 등 등 노조가 숙원사업으로 걸고 있는 현안들을
상대하기에는 뉴스를 잘 모르는 은행장 출신이 낫기 때문에
노조가 속으로는 반기고 있는 것이라는 온갖 억측들이 난무했습니다.
그렇지만 저는 믿지 않았습니다. 검은 것을 검다고 얘기하는 것이 언론인데
이런 삼척동자도 웃을 황당한 인사를 어떻게 침묵할 수 있겠냐고 말입니다.
더구나 노조가 적대시하고 있는 집권여당의 총수격인 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하락의 가장 큰 요인이 황당한 인사라는 점은 이미 온 국민들이 다아는 사실인데
노조가 이를 어떻게 좌시하겠냐고 말입니다.
뒤로는 새사장과 어떤 딜을 하더라도 적어도 겉으로는
이런 명백한 멘붕인사를 비난하는 척은 하겠지라고 확신에 확신을 했습니다.
아마도 노조집행부가 직접 얘기하기가 뭐하니 그 다음에 예정됐던
'젊은 사원들의 모임'에서 젊은 혈기의 기자들이 본격적으로
은행장 사장 내정에 대한 분노와 울분을 토로하겠지라고 생각했지요
'젊은 사원들의 모임' 결과 공지를 보고 정말 실망했습니다.
은행장 사장 내정에 대해서는 어느 누구도 한마디 언급을 하지 않은 것으로 돼 있었습니다.
그리고 평소에 이런 정치적 민감한 일이 있으면 불 끓던 노조게시판도
한마디 글이 없었습니다.
충격이었습니다. 정말 우리가 일하고 있는 집단이 옳은 것을 옳다고 하고
그른 것을 그르다고 말해야하는 기자들이 일하고 있는 언론이 맞는지요?
물론 이글을 쓰고 있는 저 자신도 드러 내놓고 말 못하고 이렇게 게시판에
뒤늦게 푸념이나 늘어 놓고 있는 비겁한 사람이지요.
YTN경영진과 관련된 사소한 문제라도 맨날 주요기사로 보도하고 정부를 비난하던
'미디어 오늘' 같은 매체들도 새 사장 내정자에 대한 비난보다는
'YTN노조하고 손발 맞춰 잘하시기를 빈다'는 뜻을 노골적으로 드러내는 것 같았습니다.
그토록 언론사 인사의 공정성과 전문성을 입에 달고 살던 매체들인데 말입니다.
그런 매체들이야 어차피 YTN내부에서 조용하니 달리 딴 말할
명분이 없었겠지라며 이해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오늘 주총이 있었습니다. 마지막 기대를 가졌습니다.
'아 ! 노조가 주총에 한마디 할려고 지금까지 참고 있었던 것이구나'하는
일말의 기대감을 가졌습니다. 이왕 사장이 온 것을 막지는 못하더라도
역사의 기록을 위해서 주총장에서 은행장 사장 내정에 대해
한마디는 하겠지라고 말입니다.
백인호사장을 내몰았던 전 노조위원장께서 이사회장에 직접 들어가셔서
내정됐던 후보까지 백지화시키신 혁혁한 전과를 자랑하고 있는 우리 노조아닙니까!
2008년 구본홍 사장이 내정됐던 주총장을 온몸을 던져 뒤 집어 엎었던
우리 노조아닙니까 !
주총장에서도 노조간부가 참석을 했지만 광고영업과 신사옥 건립 등 지나간 몇가지 문제만
지적하고 사장후보 안건에는 한마디도 안하고 일사천리로 끝났다는 얘기를 들었습니다.
이제 YTN은 앞으로 은행장 아니라 공장장을 사장으로 내려보내도 되는
아주 우스운 존재가 됐습니다.
꼭 YTN출신이 사장이 돼야한다는 게 아니라 적어도 바른 말을
하는 것을 업으로 삼고 하는 언론인 집단이 아닌 것은 아니라고 말이라도 해야할 것인데
어떻게 찍소리 한마디 말도 못하고 은행장 사장을 받아들입니까!
노조와 새사장 사이에 어떤 딜이 오갈지는 모르겠지만
YTN은 오늘 주총을 끝으로 식물인간이 된 거나 마찬가집니다.
살아도 영혼이 없는 것이지요
2015년 3월 20일은 YTN의 영혼이 죽은 날입니다.
비록 몸은 망가지더라도 영혼만은 살아 있으면 언제든
다시 일어날 수있습니다.
그러나 이제 영혼마저 죽은 이 YTN에 무슨 미래가 있겠습니까
비록 공개적으로 이름을 드러내 놓고 말을 못하는 용기없는 존재이지만
적어도 기록은 남겨야겠다는 의지로 이렇게 모든게 다 끝난 뒤에
횡설 수설 해봅니다.
아울러 새사장님께 간절히 부탁드립니다.
이렇게 우리의 영혼이 죽었다고 해서, 겉으로 말한마디 없다고 해서
우리 구성원 모두가 당신을 환영하고 있는게 아니라는 점을
분명히 인식해주시기를 바랍니다.
YTN 전구성원의 가슴에 맺혀있는 이 황당한 울분이 어떤 것인지를
부디 잘 헤아려셔서 기업은행장으로 계셨을 때 보여주신
출중한 홍보와 마케팅 경영능력을 십분 발휘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그렇다고 송해 할아버지를 앵커로 기용하는 일은 제발 말아주십시오 !
새 사장님 취임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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