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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 ‘일베기자’ 퇴출운동과 그 정치적 함의

‘일베=박근혜 정권’ 상징조작의 연장선


KBS언론노조의 소위 ‘일베 기자’ 퇴출 운동은 일종의 정치투쟁이다. 그것도 좌파진영, 야권 전체의 뜻과 무관하지 않은 상징적 투쟁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박주연 기자가 지적했듯 그 신입기자가 썼다는 댓글 때문에 그가 공영방송인으로서 자질이 부족하기에 퇴출시키겠다는 게 아니라는 점부터 이해할 필요가 있다. KBS 모든 직원들이 정말로 그렇게 일베 회원보다 도덕 수준이 높고 양심적이고 깨끗해서 감히 ‘일베충’ 따위는 KBS에 들일 수 없다는 것일까. KBS언론노조 조합원들은 익명으로 누굴 욕하거나 조롱하거나 누군가에 혐오감을 표출하는 댓글을 쓴 적이 단 한 번도 없는 양심가라 그럴까. 그들이 전부 지역감정이란 편견이 없는 공평무사한 이들이라서 그럴까. 그렇기에 한 청년의 철없던 시절 실수와 장난을 이렇게까지 이해하지 못하고 참을 수 없어 하는 것일까. KBS언론노조가 정확히 왜 그러는지 모르는 사람이라도 그게 아니라는 것쯤은 알 것이다.

일베에 대한 야권과 좌파세력의 끊임없는 상징조작의 노림수

좌파진영은 일베를 보수우파 정권과 한 몸처럼 규정지었다. 작년 11월 새정치민주연합 이종걸, 신경민 의원 등은 <‘거리로 나온 일베 어떻게 볼 것인가’> 라는 주제로 토론회까지 열었다. 야당은 일찍부터 “이명박, 박근혜 정권의 비합리적인 행태가 일베(일간베스트저장소)를 길러냈다”고 주장해왔다. 신 의원은 “‘일베 현상’이 문화와 놀이나 가벼움으로만 하기에는 이미 몰역사와 몰상식의 차원으로 들어가고 있다. 이것이 정권하고 결합이 되고 자칭 보수화 결합이 되면서 우리 사회를 ‘다운 그레이드’하고, 위험하게 만들고 있습니다.” 라고 비난했고, 이 의원은 “박근혜 정권이 세월호 참사의 와중에 7시간 동안 잠적해놓고도 끝내 유가족을 외면하는 모습에서 우리사회는 합리적인 인식체계의 붕괴를 경험하고 있지 않나 하는... 우리 사회는 이명박과 박근혜 정권을 경험하면서 자신의 눈과 귀를 의심하고 안으로 붕괴되고 있는 중인지도 모릅니다. 일베는 이런 현실의 극적인 증거일 수도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황당하게도 이들은 “박근혜 대통령이 엄정한 법질서를 세웠다면 일베 회원들이 거리로 나오지 않았을 것”이라며 “'일베 현상'은 정권의 특징을 반영하고 있다”라고까지 했다. 야당의 주장을 해석하면 호남 지역에 대한 혐오와 차별, 여성과 장애인 인권 무시, 역사의식 부재 등 일베에서 발견되는 현상이 박근혜 정권의 특징 그대로라는 뜻이다. 다시 말하면 이는 일베와 박근혜 정권이 샴쌍둥이처럼 똑같다는 주장이다. 물론 이는 근거 없는 일종의 상징조작이다. 현 정권이 아무리 TK우선주의 경향이 강하고 여성과 장애인에 대한 정책이 만족스럽지 못하다고 해도 이런 식의 매도는 터무니없다. 몰역사라는 비난도 마찬가지다. 대단히 불온하고 위험한 덮어씌우기다. 하지만 야권은 야당 정치권력 뿐 아니라 시민사회권력, 언론권력이 이처럼 ‘일베=박근혜 정권’이란 상징조작을 끊임없이 시도하고 있다. 얼마 전 오마이뉴스가 기획 기사에 붙인 제목 “남학생 절반이 일베-강남 중학생들의 위험한 선택”도 같은 맥락이다.

일베를 키운 야당과 좌파세력, 일베 기자 퇴출은 더 거대한 일베 기자 탄생 부른다

오마이뉴스 기사는 강남 어느 한 중학교에 다니는 아이가 일베를 한다는 하나의 사례를 소개하면서 마치 강남 중학교 남학생의 일반적인 모습인 것처럼 비약하는 위험한 제목을 달았다. 이처럼 야권은 특수한 일탈 사례가 나올 때마다 ‘일베 중학생’ ‘일베 대학생’ ‘일베 기자’ 이런 식으로 말도 안 되는 일반화의 오류를 계속 저지르면서 대중에게 끊임없이 반복적으로 화석화된 이미지를 주입하고 있다. 이렇게 해서 만들어지고 조작된 일베의 일탈 행위가 나쁘면 나쁠수록, 많으면 많을수록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은 위험한 최고의 악당이 되는 것이다. 필자가 이렇게 일베에 대한 야권의 정략적 프레임과 인식을 새삼 거론하는 건 KBS언론노조의 ‘일베기자’에 대한 인식이나 퇴출운동 역시 같은 맥락에서 이루어지고 있다고 보기 때문이다. KBS노동조합은 자신들을 일베노조로 몰아간다고 화들짝 놀라는 것 같지만 필자가 보기엔 그건 표면적 현상에 불과할 뿐 본질은 새누리당과 박근혜 정권 퇴출운동의 다른 모습이다.

고개를 빳빳하게 든 박근혜 정권을 무릎 꿇리고 고립시키고 결국은 퇴출시키려는 야권의 공통된 정서가 소위 KBS 일베기자 퇴출이란 모습에도 투영돼 있다는 것이다. 일베는 그저 익명의 네티즌들이 뒷간처럼 이용하는 곳에 불과하다. 일베를 무슨 거창한 대한민국 주류의 사회현상씩으로 비약해 논문처럼 기사를 써대는 건 웃자는 일에 죽자고 덤비는 꼴과 같다. 일베라는 커뮤니티 사이트가 생기기 전에도 일베 현상이 존재했는데 이제와 그렇게 호들갑을 떠는 건 정치적 의도가 녹아 있다고 의심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가만히 놔두고 불법은 불법대로 처리하면 될 것을 자꾸 일베를 언급하고 일베로 낙인찍고 일베로 사회화하는 것이야말로 일베를 키운 주인공이 야권임을 고백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일베를 키운 건 8할이 야권세력이다. KBS 신입기자 문제가 어떻게 결론 날지는 알 수 없다. 하지만 한 가지는 분명하다. 언론노조가 그를 끝내 퇴출시킨다 해도 더 거대한 ‘일베 기자’의 입사를 막을 수 없다는 점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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