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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준희 내정자는 YTN 사장직을 사양해야 한다

조 내정자를 향해 천박한 웃음 흘리는 미디어오늘의 민낯


“송해를 품었던 신임 YTN 사장, 이제 해직기자들을...” 미디어오늘의 김도연 기자가 아찔한 아부까지 양념으로 듬뿍 넣어 쓴 조준희 내정자의 자서전 서평 기사 제목이다. 조 내정자가 업계에서 얼마나 유능한 인재였는지, 하다못해 이명박 정부에서도 기업은행 시절 그의 특성화고 인재 채용을 얼마나 높이 평가했는지 기사 마디마디에 찬양조가 물씬 배어 나온다. 해고자나 징계자들을 구해야 한다는 미디어오늘의 간절한 뜻은 이해한다. 하지만 솔직히 말하면 그 비루함에 도저히 역겨움을 참을 수가 없다. 더군다나 미디어오늘은 그 어떤 언론보다도 양심 있고 정의로운 언론임을 자임해 왔다. 권력의 낙하산 따위에는 절대 굽힐 수 없다는 듯 하늘을 향해 고개를 빳빳이 세우고 쏟아낸 기사양만 해도 그동안 엄청나다는 걸 독자들이 안다. 그렇게 ‘정의롭던’ 언론이 ‘품어’ 달란다. 조준희 사장 선임부터 현재까지, 기사에서 뭔가 한 점의 부끄러움도 느껴지지 않는다는 점도 천박하기 짝이 없다. 그 모습은 YTN 노조와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필자의 기사(“YTN 사장 선임 박근혜 정부 최악 인사, 盧정권 정연주보다 더 심해”-3.2) 뒤에 이따위 기사가 반박성으로 나온 것도 대단히 유감이다. 필자는 기사에서 YTN 주주들이 내세운 ‘경영안정화’ 논리가 왜 허구인지 알아들을 만큼 쉽게 지적했다. 은행장과 기업인의 경영능력이란 게 얼마나 차원이 다른 얘기인지, 더욱이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경영능력이란 것은 왜 더욱 다른 문제인지 말이다. 일반 상식인 이라면 YTN 사장에 평생 ‘은행밥’ 먹던 이를 낙하산 태워 보낸다는 게 얼마나 어처구니없는 짓인지 안다. 그런 정신 나간 짓을 ‘비정상의 정상화’를 꾀한다는 이 정권이 저질렀다는 게 얼마나 분노하고 통탄할 일인지도 강조했다. 미디어오늘은 이걸 모르는 걸까. ‘박근혜 정권 아래에서 조준희 YTN 사장 선출’의 의미를? 천만에, 그럴 리가 없을 것이다. MBC 기자 출신으로 평생을 언론에 몸담았던 구본홍 사장을 낙하산이라고 인정할 수 없다며 파업과 그 난장판을 벌였던 노조와 미디어오늘이 아닌가. 그래서 나오는 욕지기를 참기가 어렵다는 얘기다.

양심을 팔아먹은 듯한 미디어오늘의 ‘조준희 찬양’

미디어오늘이 양심을 팔아먹은 집단(단지 김도연 기자 한 사람의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이런 표현을 쓴다)이 아닐까 하는 착각이 드는 구절이 있다. “정부의 언론사 간섭은 상시적일 수밖에 없다. 대표 사례가 KBS다. 노골적 청와대 개입에 길환영 KBS사장은 휘둘렸고, 도리어 사장이 보도에 개입했다는 폭로가 터져 해임됐다. YTN도 정권 개입으로 풍파가 일었던 곳이다. MB정부 언론사 불법사찰의 진원지이며 사찰 문건에서 “현 정부에 대한 충성심이 돋보인다”는 평가를 받은 이가 배석규 YTN사장이었다. 또 언론노조 YTN지부는 MB정권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 동료를 잃었을 정도로, 보도의 공정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집단이다. 이들은 만 6년이 넘는 시간 동안 동료 복직을 주창하고 있다.” 그렇다면 YTN노조는 조준희 내정자가 박근혜 정부에 대한 충성심과는 관련이 없을 것이라고 보는 건가. 정부의 입김이 강한 한전, 한국인삼공사, 마사회, 우리은행, 미래에셋생명 이런 대주주가 내다꽂은 비전문가가 대단히 공정한 보도를 이끌 것이라고 믿는다는 건가. 박 대통령 문고리 3인방의 국정농단 의혹 따위는 얼마든지 앞장서 파헤칠 인사로 본다는 얘긴가.

미디어오늘은 YTN노조가 “낙하산 사장 반대 투쟁을 하다 동료를 잃었을 정도로 보도의 공정성을 금과옥조로 여기는 집단”이라고 한다. 그런데 역대 어떤 정권보다도 더욱 강력한 낙하산 인사에 연일 천박한 아부의 손짓을 보내는 이 언론의 아수라 백작같은 모습은 어떻게 이해해야 하나. 일단 노조 문제가 있으니 그 속보이는 교태의 눈짓부터 날리고 보자는 건가. 조 내정자가 노조에 어떤 태도를 보이느냐를 봐가며 다루겠다는 뜻인가. 하기야 신념도 논리의 일관성도 양심도 부족한 이들은 유불리에 따라 하루에도 몇 번씩 낯빛을 바꾼다. 거기에다 대고 ‘너의 정의란 무엇이냐’, ‘양심이란 무엇이냐’, ‘신념이란 무엇이냐’고 따져봤자 무의미한 일인지 모른다. 오로지 철저한 진영논리, 그에 따른 철저한 이익논리만 따질 뿐이다. 논리도 명분도 그 어떤 것도 정당화시킬 수 없는 미디어오늘의 ‘조준희 찬양’은 이것 외에는 도저히 설명할 길이 없다. 한편으론 얼마나 소름끼치는 일인가.

조준희 YTN 사장은 있을 수 없는 일, ‘비정상의 정상화’가 필요하다

필자는 조준희 내정자 개인에 대해 아무런 선입관도 편견도 억하심정도 없다. 다만 그는 자신이 욕심내선 안 되는 자리를 보이지 않는 어떤 능력에 힘입어 꿰찼고 그것을 비판하는 것 뿐이다. 은행인으로서 그는 능력을 발휘했는지 몰라도 언론사 경영능력엔 커다란 의문 부호가 붙는다. 단지 YTN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늘리는 것 뿐 아니라 언론사 사장으로서의 능력 말이다. 언론들은 문외한인 그의 사장 선임을 놓고 “광고 경기 침체로 매출이 감소한 데다 특별희망퇴직 실시에 따라 일시적인 비용 증가 요인이 겹친 데 따른 것”이 배경이라고 설명한다. YTN 이사회의 선임 배경도 다르지 않다. 만약 조 내정자가 이사회의 기대대로 YTN의 영업이익을 대폭 늘리지 못한다면 어쩔 것인가. 그때 가서 미디어환경 변화와 광고시장 불황 때문이라고 둘러댈 텐가. 만약 조 내정자가 언론사 사장으로서 원칙 없이 노조와 야합하는 모습을 보일 땐 어쩔 텐가. 검증되지 않은 인물 한명 던져 놓고 ‘아니면 말고’ 식으로 인사를 한다는 건 무책임하다. 그때 가서 엉망이 된 YTN은 다시 고치기도 힘들다.

필자가 주장하는 건 간단하다. YTN 이사회는 지금이라도 조준희 사장 내정을 철회하고, 이사회의 결정이 없어도 조 내정자 본인도 스스로 자리를 사양해야 한다는 것이다. 은행인이 아닌, 개인이 아닌, YTN 사장감으로서 조준희 내정자는 주판알은 튕길 줄 알아도 스트레이트 기사 하나 작성할 수 없는 무능력자다. 이것이 냉정한 현실적 평가다. YTN은 단지 광고매출만 늘리는 사람이 사장이 될 수 있는 자리가 아니다. 미디어오늘이나 YTN노조가 늘상 주장하듯 그 자리는 ‘공정한 보도란 무엇인가’와 같은 언론을 보는 철학과 올바른 시각, 신념을 반드시 갖춰야만 하는 자리다. 그런 자리라면 누가 사장으로 가라고 해도 갈 자리가 아니라고 사양하는 게 마땅한 도리다. 다시 한 번 강조하건데 ‘비정상의 정상화’는 이런 곳에서부터 이루어져야 한다. 필자를 비롯해 우리 매체의 모든 기자들은 이번 조준희 YTN 사장 선임 문제를 계속해서 주시하고 비정상의 문제들을 지속적으로 국민에게 알릴 것이다. 잘못된 선례를 남기지 않도록 끊임없이 고발할 것이다. 그것이 살아있는 비판정신이다. 미디어오늘도 혼미해진 정신 줄을 바로잡기 바란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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