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대통령의 지지율이 급기야 마지노선과 같았던 40%대 아래로 떨어졌다. 최근 갤럽이 발표한 대통령의 35% 지지율은 집권 후 최저치다. 더 심상치 않은 건 여론조사 결과가 박 대통령 핵심지지 기반인 영남과 50대에서도 민심이 돌아서고 있는 현실을 보여준다는 점이다. 청와대는 당혹스러울 것이다. 특히 분위기 반전을 위해 경제와 민생에 대한 대통령의 강한 의지를 담은 신년 기자회견을 야심차게 준비했는데 오히려 역효과를 불러왔으니 말이다. 명색이 대통령이 한 인사인데, 조응천 전 비서관과 김영한 전 민정수석, 최근의 음종환 전 행정관과 이준석 전 비대위원까지 박 대통령의 사람들이라 할 수 있는 이들이 끊임없이 사고를 쳐대는 것도 원망스러울 것이다.
추락하는 건 날개가 없다지만 대통령의 지지율 추락세가 계속될지 모른다는 불길한 느낌이 드는 건 이후 청와대와 여권에서 흘러나오는 이야기 때문이다. 소위 문고리 3인방이 대통령과 민심이 만나는 것을 가로 막고 있다는데 기껏 나오는 얘기가 특보단 부활이다. 박 대통령 문지방을 지키는 환관 권력이 대통령과 국민의 소통을 막아 정권의 힘과 기를 뺏고 있다는 게 원인이라는데, 그것이 지지율 추락의 근원이라는데 엉뚱하게 처방이랍시고 또 다른 자리라는 아이디어를 내놓은 것이다. 병에 대한 진단은 나왔는데 엉뚱한 처방을 내놓은 것이다. 더욱 기가 찬 건 언론을 통해 특보단 물망에 오르는 사람들이 죄다 친박 일색이라는 점이다. 청와대와 여당은 대통령에게 충성하는 사람이 모자라 지지율이 그 모양이고 소통이 그리 안 되고 정권이 이리 흔들리는 줄 아는 모양이다.
본인들에겐 미안한 말이지만 특보단 물망에 오른다는 서청원, 이경재 이분들은 도대체 언제적 사람들인가. ‘7인회’ 멤버라는 1938년생 안병훈 기파랑 사장은 또 어떤가. 이 사람들은 충성심과 애국심이 뛰어난 친박 인물인지는 몰라도 대통령과 민심의 소통 문제를 해결하는데 지금 역할을 할 수 있는 인물들이 아니다. 비박 인사 몇으로 구색을 맞추고 대통령에 잘 보이려는 경쟁에나 약삭빠른 친박으로 주렁주렁 치장한 특보단으로 무장한다고 해서 박근혜 대통령의 소통 능력이 달라지는 것도 아니고 지지율이 오르는 것도 아니다. 정권에 빨간 등이 켜졌는데도 일단 대통령의 구미와 맞춰야 하니 인적쇄신보단 특보단 구성부터 서두르는 청와대와 여권의 그 지독한 편식주의와 어리석은 고집에는 두 손 두 발 다 들 지경이다.
기자들로 가득한 청와대의 불통과 무능, 민병호 뉴미디어비서관은 뭐하나
많은 언론과 국민이 시간이 흐를수록 대통령과 정권에 방관하거나 냉소주의자, 비판자들로 변하는 데엔 누가 뭐래도 청와대 참모들의 역할이 지대하다. 대통령의 신년 기자회견문에 국민이 듣고 싶은 얘기는 담지 못하고 문고리 3인방을 공식적인 실세로 확인시켜주는 최악의 무대로 만든 사람들이다. 대통령의 기자회견문에 담긴 내용이 어떤 의미를 담고 있는지 그 여파는 어떨 것인지 짐작도 못하고 악화된 민심을 만회할 회심의 반전카드라고 여겼다니 더욱 기가 막힐 노릇이다. 청와대 안에서 민심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관심도 없고 그저 대통령 눈 밖에 날까 벌벌 떠는 인사들로 수두룩한 청와대를 전폭 개편하지 않고서는 특보단이든 특보단의 특보단이든 별 소용이 없을 것이다. 대통령에 쓴소리 할 용기가 없는 보신주의자와 대통령의 눈을 가리는 아첨꾼들로는 추락하는 지지율을 막을 도리가 없다.
특히 청와대 안에 기자 출신이 수두룩하다는 사실은 더욱 한심스럽다. 그 중에서도 대통령과 국민이 제대로 소통할 수 있도록 인터넷 언론과 SNS 여론을 제대로 수렴하고 똑바로 전달하고 대처해야할 홍보수석실 뉴미디어비서관에 언론사 대표가 임명됐는데도 청와대는 6개월이 다 돼 가도록 아무것도 달라지지 않았다. 민병호 뉴미디어비서관에 대한 실망이 그만큼 클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 아무리 친박 매체 출신이지만 특히나 보수우파의 민심은 제대로 전달하고 또 할 일은 제대로 해야 할 것 아닌가. 애국을 팔다 한 자리를 차지하면 그걸로 끝이었던 숱한 자칭 보수우파라는 사람들의 전철을 밟고 있는 건 아닌가 의문이다. 민 비서관은 여론을 수렴하고 반영하도록 노력하고, 지지해준 국민을 위해 일해야지 대통령 눈치나 살피는 한심한 참모가 되어선 안 된다. 민 비서관을 비롯해 청와대 참모들은 오늘의 대통령 위기를 만든 이들이 바로 본인이라는 깊은 책임감을 느껴야 한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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