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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겨레 ‘보수코드’로 무장한 <국제시장> 돌풍에 위기감?

“용난다는 개천은 시궁창 돼…어른들 ‘아픔 배틀’ 지겨워” 기획 기사 등 윗세대 비판, 단절 주문하는 기사 잇달아 선보여

과거 산업화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국제시장> 흥행돌풍에 당황한 듯한 한겨레신문의 ‘과거와의 단절 혹은 깎아내리기’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보통 천만이 넘는 관객이 본 영화에는 당시 사회 분위기를 담고 있다는 전문가들의 지적에 비춰보면, <국제시장>이 담고 있는 과거에 대한 향수와 산업화 세대를 추억하는 복고적 코드에 반대하는 움직임처럼 보인다.

한 정치평론가는 “국제시장을 이념의 잣대로 보지 말아야 한다는 주장도 있지만, 국제시장은 대한민국을 건설한 과거 세대의 노고에 대해 감사와 추억을 담은 영화로서 세대간 화합의 메시지를 던지는 충분히 보수적인 시각을 담은 영화”라며 “과거와의 단절, 혹은 경멸로 세대간의 대립과 갈등이 주를 이루는 진보와 좌파들에게는 불편한 영화인 것만은 틀림없다”고 했다.

이른바 진보좌파 성향의 영화평론가들의 <국제시장> 폄하 논란이 잇따르면서 오히려 보수우파 측의 강한 반발을 부르고 영화 흥행에 또 다른 요소로 등장하자 “영화는 영화일 뿐”이라던 한겨레가 본격적으로 반격에 나선 모양새다.



“산업화 향수에 취해 뭐든지 오케이하는 맛 간 세대에 우리가 피똥싸” 20대의 증오 화두로

한겨레는 5일 <“용난다는 개천은 시궁창 돼…어른들 ‘아픔 배틀’ 지겨워”> 제하의 기사를 올렸다. 제목에서부터 기성세대에 대한 염증이 물씬 풍긴다. <2015 새해 기획 : 광복 1945 희망 2045> 연재의 일환으로 기획된 이 기사는 ‘긴급조치 세대’ ‘386 세대’ ‘아이엠에프(IMF) 세대’ ‘삼포 세대’ 등 각 세대를 대표한 네 사람이 모여 논한 대한민국론으로 볼 수 있다.

1991년생 구모씨는 고려대 앞에 ‘최경환 아저씨에게 보내는 협박편지’란 제목의 대자보를 붙인 20대이고, IMF세대는 대학을 다닐 때 학생운동을 했던 평범한 직장인인 남모씨, 386세대 이모씨, 긴급조치 세대인 김모씨는 70년대 학원민주선언과 경제시국선언을 했던 인물이다.

기사를 보면 좌담 토론에선 20대 구모씨의 윗세대를 향한 비난과 원망이 유독 눈에 두드러진다. 구모씨는 좌담회에서 다음과 같은 말들을 했다.

“엠비는 저한테 ‘리틀 박정희?’ 그런 느낌이었거든요. 4대강, 토건 등 70년대 산업화 시대의 향수를 불러일으켜 당선됐고, 우리 사회의 멘탈리티(정신 상태)가 아주 맛이 간 게 그때부터인 것 같아요. 옛날로 돌아간 거죠.”

“최근에 최경환 경제부총리가 빚 내서 집 사라고 했잖아요. 그런 소리 하는 분들은 일단 맞아야 해요. 정신 못 차리고 하는 얘기예요. 진짜로 계급장 떼고 명치를 한 대 치고 싶어요. (그런 소리 나오는데도) 어른들은 아무것도 안 해요. 그저 산업화 향수에 취해서 뭐든지 오케이, 오케이 하는 거죠. 그 사이에서 저희는 피똥을 싸는 거고요.”

“솔직히 30~40대 분들에겐 화가 안 나요. 그분들도 같이 망해가는 세대라는 느낌이랄까.(웃음) 50대부터는 애증이 생겨요. 부모님 세대니까 그분들 고생한 거 잘 알아요. 그렇지만 제가 본 2014년의 대한민국은 딱 두가지예요. ‘레드 콤플렉스’와 ‘산업화에 대한 향수’로 물든 사회. 이런 분위기로 사회를 이끌어갈 수 있다는 건 그만큼 나이 드신 분들이 거기에 동조하고 계시기 때문이라고 봐요. 특히 제가 화가 나는 건 기득권을 가진 50대 이상이에요. 이분들은 집값 올리는 정책만 좋아하잖아요. 제가 느끼기엔 우리의 젊음을 팔아서 그분들 집값 올려드리고 있는 것만 같아요.”

“옛날엔 ‘개천에서 용 난다’는 말이 있었잖아요. (경제가 전보다 성장했으니까) 지금쯤은 이무기도 잘살아야 하는데, 지금은 아예 개천이 하수도가 되고 시궁창이 된 상황 같아요. 개천은 무너지고 앞으로 용은 더 없어질 텐데, 이걸 막기 위해선 지금의 체제에 대한 반성이 필요하잖아요. 그런데 세월호 참사에서 보이듯, 우리 사회의 모든 문제가 다 나왔는데도 (문제 제기를 하는 사람을) 전부 종북, 빨갱이로 몰고 가기만 하고 아무것도 안 했잖아요.”

한겨레는 이 같은 20대 구모씨의 발언을 집중조명하면서 보수적 경향이 강화된 최근의 사회 분위기를 우회적으로 비판하고 있다.

권태호 정치부장은 칼럼 통해 ‘<국제시장> 성원하는 ’자기연민 세대‘ 와의 단절 주문

같은 날 권태호 정치부장의 칼럼 <‘꽃분이네 가게’를 팔아야 한다>도 맥을 같이 한다. 권 부장은 칼럼에서 먼저 <국제시장>의 노인이 된 덕수가 추억에 젖어 ‘꽃분이네 가게’를 팔지 않는다는 점과 최근 김기춘 청와대 비서실장이 충(忠)을 언급한 사실을 지적하며 “주군에 대한 ‘충’ 그 자체가 목적인 건 조선시대에 끝났다.”고 했다.

권 부장은 또 “김기춘 비서실장은 비서실 훈화 말씀을 비서들에게 얘기했으면 됐지, 뭣하러 대변인을 통해 ‘국민’에게까지 알렸을까? 국민도 대통령께 충성하라는 건지, 우리 이리 고생하는 걸 알아달라는 건지 알 수가 없다.”며 “<국제시장>에 60대 이상 노년층이 성원을 보낸다. 지난 삶에 대한 회한이기도 하겠지만, 내 ‘희생’을 알아달라는 자기연민이 담겨 있는 듯하다.”고 꼬집기도 했다.

그러면서 “덕수는 영화 말미에 가게를 팔 것을 허락한다. 지난달 리얼미터 여론조사에서 통합진보당 해산이 올바른 결정이라는 게 60.7%였다. 그런데 청와대 인적쇄신이 필요하다는 응답은 69.9%였다.”며 “‘꽃분이네 가게’는 이제 팔아야 한다. 통합진보당은 팔 기회를 놓쳤고, 청와대는 기회가 남아 있다. ‘충’을 말한 인사가 꽃분이네 가게다”라고 강조했다. 결국 권 부장은 이 같은 내용의 칼럼을 통해 ‘자기연민’과 휩싸인 시대착오적인 윗세대와의 단절을 주문한 셈이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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