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기자] 언론노조와 좌파진영이 경영과 보도 등 MBC 문제에 적극적인 개입을 선언하고 나섰다. 과거언론노조 측이 MBC를 사실상 좌지우지 하던 시절과 달리 우파정권 들어 영향력이 급격히 감소하면서 위기의식을 느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된다.
이들은 최근 MBC가 단행한 조직개편과 인사발령에서 언론노조 소속 기자들이 핵심부서에서 배제되고 있다며, MBC가 일종의 보복 시나리오를 작동한 것이 아니냐는 주장을 하고 있다.
전국언론노동조합(아래 언론노조)은 5일 보도자료를 통해 "공정성 훼손, 신뢰도 하락, 보복과 유배로 점철된 공영방송 MBC의 현실을 더 이상 방치할 수 없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며 "시청자의 힘으로 MBC를 다시 바로 세우기 위해, 언론계·종교계·문화계 등이 힘을 모아 'MBC를 국민의 품으로, 공동대책위원회(아래 공대위)'를 구성한다"고 밝혔다.
언론노조는 "진영 논리에 빠져 허우적대는 경영진과 권력으로부터, MBC를 국민의 품으로 되찾아오기 위한 활동들을 긴 호흡으로 펼칠 것"이라며 "각계 대표자 및 사회원로인사, 또 시민들과 함께 MBC의 공영성과 공정성 회복을 위해 1년 이상 활동한다"고 밝혔다.
공대위 출범 기자회견은 오는 9일 오전 11시 서울 중구 프레스센터에서 열릴 예정으로 알려졌다.
공대위 상황실장을 맡은 최정기 언론노조 조직부장은 "현재 MBC는 내부에서 어떤 목소리를 내는 것조차 어려운 상태다, 외부 시민사회의 든든한 울타리가 필요하다"며 "방송문화진흥회와 사장 선임 등 박근혜 정부 하에서 MBC 문제를 당장 해결하긴 어렵다, (시청자)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하고 문제를 공론화하는 등 중장기적으로 접근하려 한다"고 밝혔다.
그는 "매주 화요일은 '시청자들이 MBC에게 화내는 날'이 될 것"이라며 "화요일마다 지역MBC 등 전국 20여 개 MBC 건물 앞에서 동시다발 1인시위와 서명운동 등 캠페인을 하려고 한다"며 "쌍용자동차 해고노동자, 세월호 참사 유가족 등 MBC 보도에서 소외된 사람들이 모여 직접 목소리를 내는 이야기 마당과 범국민 대토론회 등도 계획 중"이라고 덧붙였다.
9일 출범 기자회견에는 동아자유언론수호투쟁위원회, 민주언론시민연합, 언론개혁시민연대 등 언론단체를 비롯해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 전국목회자정의평화위원회 등 다양한 단체가 함께 할 것으로 알려졌다. 이성주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 본부장 등 MBC 노조에서도 참석할 예정이라고 한다.
이에 대해 공영방송 개혁 운동을 펼쳤던 한 시민단체 관계자는 “보수정권에 들어와 제대로 힘을 못 쓰는 언론노조와 좌파단체들이 총출동해서 MBC를 그냥 두지 않겠다는 의지를 나타낸 것 아니겠느냐”면서 “공영방송 MBC가 좌파세력의 압력에 굴복당하지 않도록 우파진영에서도 힘을 모아야 하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MBC를 마치 점령해야 할 고지처럼 여기는 사람들이야말로 언론노조 쪽 사람들 아니냐. 그 사람들이야말로 진영 논리에 빠져 허우적대는 사람들이고 방송을 진영이 사유화하려는 사람들”이라며 “MBC를 벼르는 좌파세력의 움직임에 대해 많은 국민들도 감시의 끈을 놓지 말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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