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기자] 정당한 절차에 의해 선임된 사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불법적 퇴진 운동을 벌이다가 대법원으로부터 “해임은 정당하다”는 판결을 받은 조승호 전 YTN 기자가 지난 달 27일 노조 게시판에 판결에 불만을 품고 경영진과 대법관을 향해 욕설을 퍼붓는 글을 올려 논란이 일 것으로 보인다.
조 기사는 이날 YTN 노조게시판에 <반성문?>이란 제목의 글을 올리고 “조승호입니다. 오늘 대법원 판결을 보고 사측이 해직자들에게 반성문을 요구했던 게 떠오릅니다. 그 반성문 제가 쓰겠습니다.”라며 “복직하기 위해 가식적으로 쓰는 반성문이 아니라 진정으로 반성하고 참회해서 쓰는 반성문입니다.”라고 운을 뗐다.
이어 조 기자는 “제가 많이 어리석고 순진했습니다.”라며 “대선캠프 특보 출신이 언론사 사장이 돼서는 안 된다고 하면 사장 임명 철회할 줄 알았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계속해서 그는 “제가 어리석고 순진했습니다.”를 되풀이하며 자신들의 선배들이 언론 공정성을 외치는 후배들에게 힘을 실어주지 않고 오히려 매도했다면서 비판했다.
조 기자는 또한 “제가 어리석고 순진했습니다.”라면서 “권력이 언론을 장악하려 할 때 정의의 최후 보루인 사법부는 이를 막아줄 줄 알았습니다.”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그는 “저의 이 같은 어리석음을 뼈저리게 반성하면서 배석규 사장님과 김백 상무님을 비롯한 경영진, 예전부터 '세상 물정 모른다'며 제 어리석음을 깨우쳐주려 하셨던 떡봉이 선배님들, 그리고 오늘 판결을 내려주신 대법관님들께 제 진심을 담아서 이 한마디 꼭 드리고 싶습니다.”라며 “"X 까"(제가 육두문자는 잘 안 쓰는데, 지금 상황에서 이 두 글자가 가장 효율적인 표현 같습니다)”라고 비난했다.
불법적 퇴진 운동에 대한 대법원의 판결을 받아들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기를 빗댄 욕설로 회사와 법원의 판단에 화답을 한 셈으로, 조 기자는 이 같은 욕설이 “진정한 반성문”이라고 주장한 것이다.
조 기자는 또 “제가 비록 어리석고 순진하지만 그래도 당신들처럼 양심을 저버리고 권력에 야합하지는 않은 채로 살아왔습니다.”라며 “그리고 앞으로도 어리석고 순진하다는 손가락질을 받더라도 당신들처럼 그렇게 비겁하게 살지는 않을 것입니다. 시간을 6년 전으로 되돌린다 해도함께 싸웠던 이런 동료들이 계속 옆에 있다면 똑같은 선택을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정말이지 제 어리석음과 순진함 통렬하게 반성하고 있습니다. 이 정도면 충분한 반성이지 않나요?”라면서 “혹시라도 '이게 무슨 반성문이냐? 다시 써라'고 말씀하신다면 거듭 외쳐드립니다. "X 까"”라고 재차 욕설을 적었다.
이에 대해 뉴스파인더 김승근 대표는 “판결이 자신의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대법원과 회사를 향해 욕설을 퍼붓는 태도, 그러면서 자신의 행동을 정당화하는 태도야말로 민주주의에 대한 아무런 개념도 생각도 없는 비상식적 태도”라면서 “자신의 정의만 옳고 남은 틀렸다는 그런 독선으로는 민주주의를 제대로 이해할 수도 실현할 수도 없다.”고 지적했다.
김 대표는 “해고된 마당에 누군가를 향해 욕설을 퍼붓고 싶은 마음은 인간적으로는 이해가 간다. 그러나 도를 넘었다”면서 “능력 있는 기자라면 YTN이 아니라도 앞으로 어디에서든지 또 언론인으로서 활동하지 않겠나. 그러나 이후에는 민주주의와 언론에 대해 편협하고 이기적인 조직논리에 갇힌 기자가 아니라 좀 더 성숙한 진짜 언론인으로서 활동했으면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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