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기자] MBC 경영과 보도에 지나치게 간섭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는 야당 측 방송문화진흥회(방문진) 이사들이 최근 MBC 조직개편과 인사 문제에 또다시 간섭하고 나섰다.
6일 오후 서울 여의도 율촌빌딩에서 있었던 방문진 전체회의를 통해서다. 방문진 야당 추천 이사들은 이날 언론노조와 야당 측이 여론 공세를 펴고 있는 MBC 속칭 교양국 폐지 건과 인사발령에 대해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의 보고를 받았다.
야당 추천 이사들은 특히 2012년 파업에 참가했던 기자와 PD들을 현업에서 배제한 것은 보복인사라는 취지로 비난공세를 퍼부었다. 앞서 새정치민주연합도 3일 김진욱 부대변인 명의의 논평으로 경영진 사퇴를 촉구하며 MBC 경영진을 비난했다.
반면 여권 추천 이사들은 “일단 지켜보자”며 MBC 경영진에 대한 여전한 신임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문환 이사장의 경우 MBC가 사전 보고하지 않았던 점에 대해 불편한 심기를 드러냈던 것으로 알려졌다.
이 자리에서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은 언론노조와 야권의 ‘교양국 폐지’ 비난에 대해 “시청자 트렌드 변화에 따른 조치였다”며 “이번 조직개편 등은 방송광고 매출 급감 및 미디어 환경 변화에 대응해 방송의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백 본부장은 “정보와 예능이 접목한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좋겠다는 판단”이라며 “MBC가 조직개편을 하는 것에 왜 온 동네가 시끄러운지 이해할 수가 없다”고 밝혔다.
그는 또 야당과 좌파진영 측 비난 여론과 관련해 “외부의 정치권, 시민단체 같은 데서 문화방송 인사에 관여하고 정파적으로 이용하려고 한다. 교양국 폐지가 곧 공영성 훼손은 아니며, 회사는 전략에 맞는 인력 배치를 할 권한이 있다”고 반박했다.
그러나 야권 추천 이사들은 강하게 반발했다. 선동규 이사는 “콘텐츠 경쟁력을 위한 제작은 사장이나 본부장이 할 수 있는 게 아니”라며 “기자와 피디가 하는 것인데 유능한 인재를 내쫓으면서 어떻게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느냐”고 비판했다.
선 이사는 “쫓겨난 기자, PD들은 공통적으로 파업에 참여했거나 회사에 바른 소리를 했던 사람들”이라며 “그래서 지속적으로 징계를 받아왔다. 이런 식으로 다시 배제하는 것은 인격살인이나 다름없다”고 주장했다.
최강욱 이사 역시 “김재철 사장 때도 숱하게 개편했으나 아무 성과도 내지 못했다”며 “그동안 어떤 임원이 실패한 조직개편에 책임을 졌는지 묻고 싶다”고 비판했다.
언론노조 측 주장에 이처럼 동조하며 경영진을 비난한 반면 여권 추천 이사들은 이러한 야권 측 주장을 비판했다. 차기환 이사는 “프로그램 한두 개가 없어진다고 ‘공공성이 후퇴한다’고 말하는 것은 논리적 비약”이라며 “개편 이후 프로그램이 어떤 결과물을 낳는지 살펴보면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광동 이사는 “이번 조직개편은 경영진의 절박함이 반영된 것 같다”며 “안광한 사장의 향후 2년을 내다보고 한 인사였고 시기상 내년 초보다 10월에 완료하는 것이 더 낫다고 평가한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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