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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잘못된 훈수

MBC가 특정진영을 위한 방송이어야 경쟁력 있다는 미디어오늘의 근거 없는 아집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배신’에 대한 분노감은 세상사 누구나 마찬가지다. 그러나 그 분노가 파괴로 나타날지 발전으로 나타날지는 그 사람에게 온전히 달려 있다. MBC에 대한 미디어오늘의 편집증적 비난 공세를 보면 언론의 경우, 그런 배신감이 어떤 형태로 나타나는지 잘 알 수 있다. MBC는 많은 시청자와 국민이 알다시피 상당 부분 달라졌다. 자신을 정의로운 심판자쯤으로 착각하는 오만한 소수 극렬 원리주의자들에게(그리고 그런 집단을 지지하는 일부 국민들에게) 사유화되다시피 했던 방송이 점차 정상화되고 있다. 하지만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 입장에서는 MBC의 이런 모습이 ‘배신’으로 비춰질 수 있을 것이다. 급변하는 미디어 환경 변화에 적응하려는 MBC의 노력을 두고 지나친 상업주의가 아니냐고 바라볼 수도 있다. 그러나 MBC의 채널경쟁력 약화가 ‘포지셔닝(자리잡기)’실패에서 나온다는 주장은 헛소리에 불과하다.

미디어오늘은 972호 사설에서 MBC가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흔들고 상당수의 PD들을 제작일선에서 내쫓은 게 2040 주시청자 층의 외면을 불러와 채널 경쟁력 약화를 가져왔다고 주장한다. 달리 말하면 MBC가 과거처럼 ‘PD수첩’의 광우병 방송과 같은 프로그램으로, 현 뉴스타파의 최승호 PD와 같은 이들을 앞세워 자기존재감을 드러내야 젊은 세대 주시청자 층을 확보할 수 있으며 그럼으로써 채널 경쟁력을 강화할 수 있다는 얘기다. 과연 맞는 이야기일까? 모두 근거가 희박한 이 매체만의 우물안 개구리식 시각에 불과하다. MBC의 주시청자층이 2040 세대라는 것도 맞지 않다. MBC가 자극적이면서도 선정적인 시사교양 프로그램으로 반항적인 젊은 세대에 특히 어필한 점이 있다는 건 일정 부분 사실이다. 하지만 그런 2040세대만으로 오늘의 MBC의 위치와 경쟁력이 만들어졌다는 건 어불성설이다. 전 세대의 고른 시청자를 확보하지 못했다면 오늘의 MBC의 모습은 가능하지 않다.

‘콘텐츠 강화’ 자기정체성을 잘 찾아가고 있는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경쟁력이 MBC 채널 경쟁력의 기둥이라는 식의 주장도 틀린 얘기다. 노무현 정권 당시 악명을 떨치던 시사교양 프로그램이 사라지고 주시청자층인 젊은 세대가 외면한다는 MBC가 현재 시청률 1위를 달리며 사랑을 받는 이유를 설명하지 못한다. MBC의 채널경쟁력이 좌파진영 입맛에 맞는 자극적이고 선동적인 정권비판 시사교양 프로그램에서 나오고 그 이미지가 MBC의 채널경쟁력이라는 주장은 근거 없는 미디어오늘의 일방적 주장과 희망사항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과거 노무현 정권 시절 MBC의 시사교양 방송을 사랑하던 소수 시청자들이 JTBC 등으로 옮겨간 건 사실일지 모른다. 종편이 확실한 보수색으로 공략하는 것도 사실이다. KBS가 중장년층 이상을 선점하고 있다는 주장도 설득력은 떨어지지만 맞는 이야기일 수도 있다. 그러나 MBC가 이도저도 아닌 어정쩡한 스탠스로 동아일보와 같은 길을 가고 있다는 주장은 터무니없다. 동아일보의 포지셔닝에 대한 부정적 평가는 가능할 수 있지만 그렇다고 동아일보가 어떤 실패의 사례가 될 순 없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수화돼 실패했다는 주장은 황당한 얘기다.

동아일보 든 MBC 든 보수적 정체성으로 실패했다는 논리는 미디어오늘의 일방적 주장과 억지에 불과하다. 특히 MBC는 공영방송으로서 특정 세대나 특정 진영을 타겟으로 방송해선 안 된다. 말끝마다 MBC의 공영성을 따지면서 미디어오늘이 MBC가 특정 시청자층 입맛에 맞는 타겟팅을 해야 한다는 식의 주장을 펼치는 건 모순이다. MBC가 과거 좌파진영 브랜드 방송처럼 포지셔닝해서 성공을 거뒀으며 현재는 그래서 실패했다는 건 어느 진영의 일방적 시각에 불과하다. 그걸 증명할 어떤 명확한 근거도 없다. 현재 MBC가 이도 저도 아닌 어정쩡한 포지셔닝으로 상업성만 추구한다고 비판하지만, 오히려 MBC의 정체성을 찾아가는 과도기적 모습일 뿐이다. MBC는 궁극적으로 민영방송으로 가야한다. 또 다매체 미디어 환경 변화에 살아남기 위해선 콘텐츠 경쟁력을 키우는 길 외엔 생존 방법이 없다. MBC가 조직개편을 단행하고 각종 프로그램을 시도하는 이유가 그 때문이다. 과거처럼 특정 진영의 입맛에만 맞는 프로그램, 특정 시청층을 타겟팅으로 방송하는 건 고정관념이자 시대착오에 불과하다.

미디어오늘, 언론노조 기관지 한계 넘어야

과거의 MBC가 그리운 건 알겠지만 미디어오늘이 동아일보까지 끌어들여 MBC의 실패 운운하는 건 설득력이 없다. MBC가 보수화되면서 채널 경쟁력이 악화되고 수익성이 악화됐다는 주장도 근거가 없다. MBC의 채널 경쟁력에 치명타를 가한 건 증명됐다시피 언론노조의 정당하지 못한 불법 파업 때문이었다. MBC가 콘텐츠 경쟁력 강화로 방향을 잡은 건 불확실성을 타개해나가기 위한 당연하고도 옳은 방향이다. 국민을 극단적으로 편가르는 과거 노무현 정권 방송 식이야말로 MBC의 경쟁력을 깎아먹고 미래의 불확실성을 더욱 키우는 길 밖에 안 된다. 미디어오늘이 정말로 MBC의 미래를 걱정한다면 언론노조 기관지라는 한계를 넘어 MBC에 대한 건전하고 올바른 진단과 비판으로 충고해줬으면 한다. 집단이기주의와 진영논리에서 벗어난 언론노조 측의 상식적이고 합리적인 비판이야말로 MBC를 위한 보약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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