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제보 및 독자의견
후원안내

미디어워치 (국내언론)


배너

MBC 조직개편이 공공성 파괴라는 주장의 진실

문화방송 MBC의 공공성과 경쟁력 파괴 주범들의 적반하장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다른 건 몰라도 MBC 조직개편을 두고 미디어오늘이 “MBC 공공성 후퇴”라거나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이라고 주장하는 건 코미디 같은 얘기다. 교양제작국 PD인력을 적절히 재배치하려는 걸 ‘해체’로 표현하는 것도 정확하지 않다. 어떤 기업이나 단체도 조직을 다시 재구성하고 재배치한다고 해서 세상이 무너질 것처럼 오버하지 않는다. 조직개편은 말 그대로 조직개편일 뿐이다. 단도직입적으로, 조직을 ‘해체’하고도 필요하다면 다시 살리면 그만이다. 대한민국 해경도 해체한다는 마당에 숱한 MBC 조직 가운데 한 조직을 해체한다고 국민이 MBC를 걱정할 일은 없다. 말이 나왔으니 짚고 가자. 실제로 MBC의 공공성 후퇴라든가,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을 가져온 건 조직개편이 아니라 노조의 파업이었다. 시청자 국민에게 제대로 된 보도와 프로그램을 제공하지 못하고 기자와 PD들이 손 놓고 뛰쳐나갔을 때 MBC는 최악의 시청률을 기록하는 가운데 프로그램 경쟁력은 추락했고, 국민은 등을 돌렸다. 멀리 갈 것도 없다. 불과 몇 년 전 MBC의 공공성, 경쟁력이 수직 급락했던 2012년 파업을 떠올리면 된다.

MBC의 조직개편설이 그 실체를 완전히 드러내기도 전에 호들갑을 떠들어대는 주인공들이 MBC의 공공성과 프로그램 경쟁력 후퇴의 주역들이란 건 참으로 역설적이다. MBC PD협회는 “교양국 폐지는 MBC 역사에서 가장 암울하고 어두운 장면”이라며 “교양국은 공영방송 MBC 근간을 이루는 핵심 영역이다. 교양국을 해체하려면 차라리 공영방송의 포기 선언을 먼저 하라”고 주장했고, 뉴스타파 최승호는 “교양 PD들을 아예 대기발령하고 궁극적으로는 내쫓으려 한다는 흉흉한 이야기까지 돌고 있다”며 “이 결정을 최종적으로 승인할 안광한 사장이나 조직개편에 주도적인 역할을 했을 백종문, 김철진 본부장, 김현종 교양제작국장 등은 자신들이 키운 조직을 30년 만에 죽이는 주인공이 됐다”고 했다. 장병완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방문진 국정감사에서 “‘PD수첩’,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MBC 시사교양PD들이 만들지 않았느냐”며 “그런 PD들이 일궈낸 성과가 영화 ‘제보자’와 같은 것 아닌가. MBC 정신을 말살시키는 이번 조직개편은 백지화해야 한다”고 비난했다.

교양제작국 조직개편에 반발하는 언론노조의 허술한 논리

“차라리 공영방송 포기 선언을 먼저 하라”는 MBC PD협회 주장은 오히려 필자가 적극 주장하고 싶은 얘기다. 역사로 보나 어느 면으로 보나 MBC는 이제라도 민영방송의 본래 모습으로 돌아가야 한다. MBC의 모든 근본적 문제는 방문진이라는 관리, 감독 기구를 두어 변칙적으로 MBC를 공영방송의 신분에 강제로 묶어 두고 있기에 발생하고 있다. MBC PD협회가 이참에 MBC 민영화 운동에라도 나서준다면 필자부터 두 팔 걷어 부치고 적극 돕겠다. MBC에서 해고된 최승호씨의 비난도 지나친 엄살이다. 안광한 사장이나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김철진 본부장, 김현종 교양제작국장이 PD출신이라고 억지를 써선 곤란하다. 그럴싸한 논리가 궁색해서인지는 몰라도 기껏 “같은 PD출신이면서 어떻게 너희들이 조직을 배신할 수 있느냐”는 수준으로 “자신들이 키운 조직을 30년 만에 죽이는 주인공이 됐다”고 과장해 신경질적인 반응을 보인 건 실망이다. 조폭 세계의 한심한 조직 논리를 연상시키기 때문이다.

재차 강조하지만 교양제작국이건 뭐건, MBC의 그 어떤 조직이건 절대 건드려선 안 되는 성역의 조직이란 있을 수 없다. 필요하면 해체하고, 해체 그 이상이라도 해야 한다. MBC에서 30년 이상 커온 조직이 이루어 놓은 수많은 미덕도 있겠지만, 그 미덕 이상으로 악덕과 폐단이 독하게 쌓여 조직이 건강하지 못하다면 당연한 일이다. <불만제로>, <휴먼다큐 사랑>, <원더풀 금요일>과 같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교양제작국의 제작 노하우와 미덕은 그대로 잇고, 골수까지 박힌 진영논리와 패거리 선민의식, 위선은 뜯어고치는 계기로 만들어야 한다. 안 사장이나 백 본부장 등이 MBC 시사교양 조직의 역사가 30년이 되도록 보탠 것이라면 전자일 것이다. 언론노조는 이들의 ‘배반’이 증오스럽겠지만 필자와 같은 시청자 국민 입장에선 자신이 몸담았던 조직의 폐단을 누구보다도 선명하게 문제적으로 인식하고 있는 이들이야말로 건강하고 살아있는 내부고발자나 다름없어 참으로 다행스러울 뿐이다.

그들만의 “MBC 정신”, 이제는 국민을 위한 MBC 정신으로 거듭나야

새정치민주연합 장병완 의원의 뻔뻔한 오지랖도 딱하다. 남이야 조직개편을 하든 말든, 경영권을 침해하면서 하라마라 공영방송사를 제집구석처럼 간섭하는 태도야 그렇다 치고, 도대체 장 의원이 말하는 “MBC 정신”이란 게 뭔가. “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같은 좋은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MBC 정신”이라면 그건 뭘 의미하나. 김대중 정권부터 노무현 정권까지 100편을 방영하면서 “대표적 좌편향 프로그램” 평가를 받았던 프로그램, 보수정권에 대한 하늘을 찌르는 적개심으로 온 국민의 뇌리에 “뇌송송 구멍탁”의 거짓 공포를 심어준 그런 프로그램을 만드는 게 MBC 정신이란 말인가? 만일 그런 걸 두고 MBC 정신이라고 부른다면 백번 천 번 말살하는 게 맞다. 그게 ‘정의’이다. 2004년 KBS, MBC 공영방송사의 편파 보도가 극에 달할 때 언론학회 교수들은 PD저널리즘의 선동성을 경고하고, 프로그램을 만드는 PD들이 “자신이 주장하는 시대정신의 ‘우월성’과 ‘무오류성’을 단정하고 ‘역사의 심판관’을 자처한다”고 지적했다. 그런 오만과 무지에 의한 적폐가 MBC 정신의 주가 된 지경이라면 말살보다 더 한 것이라도 해야 한다.

언론노조 측 기관지 미디어오늘은 이런 MBC 조직개편 문제를 연일 이슈로 띄우고 MBC 때리기에 여념이 없다. 교양국 폐지로 MBC 교양의 씨를 말리려한다며 과장된 선동에 몰입하고 있다. “공공성 후퇴”나 “프로그램 경쟁력 하락”이란 주장이 간단히 반박당하면서도 변변한 논리도 없이 그저 주장만 앞세우고 있다. 달리 말해 시사교양의 씨를 말리든 교양제작국 해체든 MBC 조직개편의 명분이 충분하다는 것이다. 옛날처럼 그저 탄압 당한다는 논리로 여론전만 펴면 만사오케이 이던 시절은 끝났다. 2012년 그 극렬했던 파업을 정점으로 노조의 실체가 어느 정도 드러난 마당에 정신승리 해봤자 소용없다는 얘기다. 민영방송도 크게 다르지 않지만, MBC가 공영방송의 옷을 입고 있는 이상 MBC는 기자나 PD들, 어떤 정파와 진영을 위한 방송이 아닌 국민 다수를 위한 방송이 돼야한다. MBC의 조직개편 역시도 그 틀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PD조직의 이기주의와 진영의식, 특정 정치세력이 그걸 막을 순 없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배너

배너

배너

미디어워치 일시후원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배너






현대사상

더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