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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사교양’ 조직개편 비난하는 MBC언론노조의 진짜 ‘속내’

“파업 투쟁력 약화될까 전전긍긍... ‘공영성 후퇴’로 포장하는 말장난엔 웃음만”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MBC 문화방송이 10월 말 경 조직개편을 단행할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전국언론노조 MBC본부(MBC언론노조)가 강하게 반발하고 나섰다.

MBC가 조직개편을 통해 시사교양 PD들의 조직인 교양제작국을 없애고 소속 PD들을 타 부서로 배치시키려 한다며 “공영성 후퇴”라는 주장을 펴고 있다.

MBC언론노조는 지난 16일 성명을 내고 “회사가 계획하고 있는 ‘조직개편’의 실체가 임원회의를 기점으로 드러나고 있다. 이사회를 통해 곧 확정된다는 개편안의 가장 두드러진 부분은 ‘교양제작국 공중분해’”라며 “교양제작국을 해체해 외주제작물을 관리하는 ‘콘텐츠협력국’과 예능프로그램을 생산하는 ‘예능 1국’으로 조직을 흩어놓고 소속 PD들을 ‘분산 수용’시킨다고 한다”고 주장했다.

MBC가 현재 편성제작본부 하에 있는 시사제작국과 교양제작국 가운데 교양제작국 소속 PD들을 각각 콘텐츠협력국과 예능1국 등으로 인력을 재배치하려는 것을 두고 “교양제작국 공중분해”라고 주장하는 것이다.

MBC언론노조는 이에 “자칫 MBC의 시사·교양 프로그램은 기존의 시사제작국을 비롯해 3개의 부서로 뿔뿔이 쪼개질 지경”이라며 “고심 끝에 내놓은 조직개편안은 ‘공영성의 후퇴’를 말하고 있을 뿐”이라고 비난했다.

그러면서 “MBC의 상징과 같은 히트작 시사프로그램들은 공영방송 MBC를 MBC답게 만드는 특별한 공영성의 한 축이었다”며 “프로그램의 전문성과 제작 노하우를 공유, 지속적인 재생산을 가능하게 해야 할 PD집단의 특성을 무시하는 이번 개편은 MBC 미래에 교양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도가 숨은 것 아닌지 의구심을 갖게 한다”고 비판했다.

하지만 이렇듯 MBC언론노조가 특히 ‘교양제작국 해체설’에 발끈하는 데엔 보다 근본적인 이유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PD수첩’ ‘시사매거진 2580’ 등을 제작하는 시사제작국에는 기자와 PD가 혼재해 있는 반면, ‘불만제로’와 다큐 관련 프로그램을 제작하는 교양제작국은 시사교양PD들로만 포진해 있어 그만큼 결속력이 강하다. 아무래도 ‘직종 이기주의’와 ‘순혈주의’ 의식이 더 견고할 수밖에 없는 구조인 셈이다. 이런 PD들의 결속력과 선명성은 자연스럽게 강한 투쟁력으로 이어지게 될 수밖에 없고, 파업 때 극명하게 드러나기 마련인 것.

언론 관련 시민운동단체에 몸담았던 한 인사는 “MBC언론노조가 교양제작국 인력 분산에 반발하는 이유는 뻔한 것 아니냐. 정치파업이나 정치투쟁을 할 때 한 조직에 뭉쳐있어야 더 큰 결속력과 힘을 발휘할 수 있기 때문”이라며 “자기들 파업 투쟁력 약화 우려를 가지고 ‘공영성 후퇴’로 포장하는 말장난에 그저 웃음만 나온다”고 꼬집었다.

파업 때 마다 ‘전사’였던 ‘편향적’ 시사교양PD들, MBC 공영성 후퇴의 일등공신

실제로 시사교양PD들의 강한 정파의식과 폐쇄성, 투쟁성, 속칭 ‘끼리끼리 의식’은 MBC내에서도 기자들 못지않았다. 지난 2012년 6월 노조의 장기 파업이 이어지면서 사측이 경력직 PD들을 채용하려 하자 MBC 시사교양국은 비상대책위원회를 결성해 성명을 내어 “시사교양 PD들은 한 방향이라 다양성 강화가 필요하다는 말로 후배들에 대한 왜곡된 선입견을 드러내고 있는 현직 간부들이 PD를 뽑는다면 그 면접이 사상검증의 장이 되지 않는다고 누가 장담할 수 있는가. 또 그 과정을 거쳐 들어온 이들이 과연 양심의 자유를 지키며 ‘PD수첩’ 을 만들 수 있겠는가”라며 사측의 채용 계획을 비난했었다.

시사교양PD들은 “이번 채용에는 징계와 발령으로 기존 PD들을 제작부서 밖으로 솎아내고 그 자리를 새로운 인력으로 채우겠다는 저의가 있다”며 비난하면서, 또한 이들은 시사교양 경력PD에 지원한 이들을 향해서도 “‘시용’의 당근을 쥐고 선발된 이들을 우리는 동료로 인정할 수 없다”고 못 박으며 강한 편협성을 드러내기도 했다.

파업 당시인 2012년 6월 중순 시점에서 징계를 받은 대기발령자 가운데 시사교양PD들의 수가 많았던 점도 이들의 강한 결속력과 이에 따른 투쟁성을 증명해준다. 당시 파업으로 발생한 69명의 대기발령자 가운데 약 25%인 17명이 시사교양PD들로서, 시사교양국 조합원 56명 가운데 30%가 대기발령 대상이었던 것이다.

MBC 시사교양PD들은 이에 앞서 2011년 파업 때도 PD수첩에 대한 회사의 인사조치에 항의하면서 당시 윤길용 시사교양국장의 퇴진을 요구하며 제작 거부에 나선 바 있다.

“MBC 조직개편은 조직폐쇄성 완화, 중립성 확보 방향으로 이뤄져야”

사측의 조치에 반발하며 강한 투쟁력을 보여온 시사교양 PD들의 사례는 또 있다. 2012년 8월에는 ‘금요와이드’의 프로그램을 놓고 시사교양PD들은 KEC 노동자 인권탄압을 다룬 프로그램이라며 방영 강행을 주장했지만 사측은 “편파적이며 사측이 일방적으로 불리한 의견을 다루고 있다”며 방송 불가 입장을 밝혀 갈등을 겪기도 했다. 당시 시사교양 PD들은 김철진 현 편성제작본부장에 대한 징계를 요구하기도 했다.

이렇듯 시사교양PD들의 강한 결속력이 결과적으로 불법적 정치파업과 각종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편파·편향으로 드러나 MBC의 공영성에 악영향을 미치는 만큼 MBC의 조직개편에서 이에 대한 개선은 필수불가결한 일이라는 지적이다.

김승근 뉴스파인더 대표는 “MBC는 기자와 PD들의 진영의식과 선민의식이 지나치게 강하다. 세상의 정의를 자신들이 판단한다는 오만이 하늘을 찌르게 된 데에는 조직의 폐쇄성도 한 몫한다고 생각한다”면서 “MBC 조직개편이 그런 그들의 폐쇄성을 완화하는 방식으로 이뤄져야 MBC의 진정한 공영성과 중립성을 지킬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한명 기자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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