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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시사교양 ‘조직’은 불가침의 영역인가

시청률 1위 MBC를 살린 건 ‘시사교양 조직’이 아닌 헌신한 ‘그들’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MBC가 10월 중 조직개편을 단행할 방침을 정하자 MBC언론노조가 반발하는 모양이다. 교양제작국을 해체해 시사제작국, 콘텐츠협력국과 예능국 등으로 분산시키려는 건 PD조직의 힘을 빼려는 의도라는 것이다. 또 PD수첩과 같은 프로그램도 이참에 폐지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심도 하고 있다. ‘조직개편과 인력배치는 근무조건과 업무환경에 영향을 미치는 만큼 개편안 확정 전에 배경과 취지를 설명하고 협의를 해야 한다’는 논리로 MBC언론노조는 사측에 노사협의회도 요구했다고 한다. 세상의 어떤 기업도 조직개편과 인력배치를 노조에 일일이 허락을 받아 하지 않는다. 기업 고유의 경영권 행사에 해당되는 일을 일단 노조 허락부터 받으라니 여전히 오만방자한 MBC언론노조 태도에 어이가 없다. 노조는 또 “올해는 MBC에 ‘교양국’이라는 울타리가 처음 생겨나 명품 시사·교양 프로그램을 잉태한지 꼭 30년이 되는 해”라며 회사의 조치가 PD집단의 특성을 무시하고 미래에 교양의 맥을 끊어버리겠다는 의도가 있다고 주장한다.

30년이 되던 100년이 되던, 아니 단 1개월이 되던 회사는 조직과 인력배치에 문제가 있으면 바꾸고, 문제가 없더라도 발전을 위해 얼마든지 해체하고 새로 만들고 교체할 수 있다. 그런 작업을 하지 않고 현실에 안주하는 건 오히려 회사의 직무유기다. 물론 바꾸는 것만이 능사라고 말할 순 없다. 조직을 유지시키는 것이 프로그램 제작 노하우를 쌓아 우수한 프로그램을 만드는데 유리하다면 가급적 조직의 특성을 살려 유지하도록 한ㄴ 것이 맞다. 그러나 MBC 시사교양 PD들이, 프로그램들이 과연 그랬던가. 많은 국민은 MBC 시사교양 프로그램의 화려한 전과들을 아직도 잊지 못한다. 숱한 편파와 물의를 빚었던 <신강균의 뉴스서비스 사실은> 광우병 왜곡보도로 대표되는 역사를 특정세력 입맛에 맞게 왜곡한 <이제는 말할 수 있다>와 그 밖의 <시사매거진 2580> <백분토론> 등 등등. 각각의 프로그램은 성격은 조금씩 차이가 있을지 몰라도 유일한 공통점이 있다. 현 야당과 좌파세력(새정치민주연합 등)에게만 유리하고 반대로 현 여당(새누리당)과 우파세력에게만 늘 불리하다는 것이다.

MBC 시사교양 조직이 30년 쌓았다는 ‘전통’의 ‘실체’와 MBC를 살린 주인공들

이런 경향이 근래엔 잘 드러나지 않아 우리가 인식하지 못할 뿐 MBC 시사교양 PD들은 이렇듯 한결 같았다. 그러나 지난 30여년 세월동안 폐쇄적이고 독단적인 자기들만의 이너써클을 만들며 성을 쌓고 축적해온 것이 고작 여당은 죽이고 야당 기관방송으로서의 ‘노하우’와 ‘기술’이라면 그런 조직을 그냥 두는 것이야말로 공영방송에선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일체의 변화와 개혁을 거부하는 태도는 수구세력의 전형적인 모습에 불과하다. 회사가 경영 등 다양한 이유로 조직개편을 하고 이에 따라 인력을 재배치하는 걸 거부하는 PD집단이 무슨 회사 꼭대기 위에 앉은 상왕조직도 아니다. 한 조직으로 뭉쳐있어야 명품 교양 프로그램을 만들 수 있다는 노조의 논리도 설득력이 떨어진다. 그렇게 오랜 시간 동안 제작 노하우를 쌓아 만들었다는 게 바로 PD수첩의 광우병 보도와 같은 프로그램이었고 똘똘 뭉쳐 조직의 힘을 발휘해 한 일이라곤 지난 2012년 갈 데까지 갔던 그 막장파업이었다. 필자가 일부의 몇 사례만 가지고 MBC PD들을 싸잡아 몰아붙이고 비판하는 게 아니라는 건 그들 스스로의 ‘양심’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안 그래도 현재 MBC는 근 3개월 동안 시청률 1위를 굳건히 지키며 질주하고 있다. <왔다! 장보리> 등의 드라마는 드라마대로, <무한도전> <일밤>과 같은 예능은 예능대로 높은 시청률을 기록하면서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MBC에 따르면 2049 타깃시청률 조사에서도 전시간대 2.6%, 핵심시간대 4.4%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압도적인 1위를 지켰다고 한다. 현재 MBC의 모습이 못마땅한 일부는 마치 젊은 세대가 MBC를 기피하는 것처럼 과장하지만 사실은 그렇지가 않다는 게 수치로 증명된 셈이다. MBC가 이렇듯 시청자 국민에게 사랑받기 시작한 게 오래된 일이 아니다. 불과 2년 전만 해도 노조의 자해공갈식 회사 공격과 야당의 탄압 여당의 무관심과 방치 속에서 문을 닫는 게 아닌가 싶을 정도로 MBC는 위기에 몰려 있었다.

벼랑 끝에 서 있던 MBC를 추스르고 이렇듯 다시 시청률 1위란 성과를 낼 수 있었던 건 흔들리지 않고 묵묵히 제 갈길 가는 뚝심의 경영진 덕이 크다. 보이지 않는 다수의 목소리를 생각하겠다는 MBC의 선장, 안광한 사장의 약속과 우리 사회 극히 일부에 불과한 과격 선동세력을 위한 뉴스가 아닌 다수의 대한민국 국민을 위한 뉴스 생산으로 보도국을 안정적으로 이끌고 있는 이진숙 보도본부장, MBC의 미래와 비전을 고민하는 백종문 미래전략본부장, 그리고 노조의 의도적, 정략적 공격에 쉽게 무너지지 않았던 박상후 전국부장 등이 주인공이다. 이 외에 언론노조의 무시와 인신공격에도 열심히 자기 일에만 열중하는 다수의 MBC 직원들도 빼놓을 수 없다.

과감한 조직개편에 나서야 할 MBC 그리고 김문환 이사장의 책임

MBC가 경쟁력을 회복하고 국민의 사랑을 다시 받을 수 있었던 건 이런 경영진과 동료의 무시와 조롱을 견디며 자기 할 일을 열심히 했던 구성원들 덕분이지 MBC 시사교양 조직 덕이 아니다. MBC가 조직개편을 한다니 경쟁력 하락이 우려된다느니, 공영성 후퇴라느니 선동하지만 시사교양 조직이 뭉쳐 가장 큰 힘을 발휘했을 때는 노조 기득권을 지키려던 MBC 파업 때와 선동프로그램으로 우리 사회를 두 쪽으로 갈라놓을 때였다. MBC 시사교양의 전통이 국민 화합이나 국민 다수의 이익을 위한 게 아니라 현재처럼 특정 진영 편을 드는 것으로 반대로 특정 진영을 적대시하는 것으로 굳어진 것은 백년 천년 지켜야 할 공영방송의 아름다운 미덕이 아니라 하루라도 빨리 제거해야할 악성 종양에 불과하다. MBC는 이런 시사교양 조직의 악습은 제거하고 순수한 제작 노하우는 지키는 방향으로 과감한 조직개편에 나서야 한다.

현재 국감을 앞둔 야당은 벌써부터 MBC를 손보겠다고 벼르고 있다. MBC가 위기라는 등 본질을 호도하는 방식으로 벌써부터 군기잡기에 들어갔다. 야당 소속 미방위 위원인 송호창 의원이 방문진 이사들에 대한 거센 공격도 예고했다. 방문진이 할 일은 분명하다. MBC의 과거와 오늘의 달라진 점과 차이를 국감에서 분명히 설명하고 언론노조를 싸고돌며 갖가지 트집을 잡을 야당 측 공격에 명확한 논리로 당당히 설명하는 것이다. 특히 김문환 이사장은 과거 있었던 몇 차례의 경우처럼 MBC 현안에 대해 제대로 된 파악조차 못하고 우물쭈물해선 곤란하다. 솔직히 김 이사장이 MBC에 어떤 공헌을 하고 있는지 필자는 잘 모르겠다. 과거 노조가 정치파업 과정에서 방문진을 흔들고 사장을 흔들어 MBC 체제 뿌리를 뽑으려들 때 김 이사장이 한 일은 무기력하게만 지켜만 본 것뿐이었다. 김광동 이사나 차기환 이사 등이 노조 파업으로 극심한 혼란과 분열 속에 무너지기 직전까지 간 MBC를 추스르기 위해 애쓰는 동안 김 이사장이 앞장서 무언가 노력했다는 이야기를 들어본 적도 없다. 이번 국감에서 제대로 당당히 야당 의원들의 공격에 대처하지 못한다면 물러난다는 각오로 무능을 벗어던지고 이사장답게 현안 파악뿐 아니라 MBC 현재와 미래에 대해 당당히 이야기 할 수 있어야 할 것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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