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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 싸고돈 KBS, 문제는 시스템이다

세월호 유가족 폭행 축소보도, 김현 방패막이 KBS, 모두 언론노조의 모순 탓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국민의 방송’이라는 KBS의 편향 보도행태가 점입가경이다. 멀쩡한 사람을 친일파로 둔갑시켜 마녀사냥 하더니 이번엔 세월호 유가족의 폭행 사건을 보도하는데도 일방적으로 특정 세력을 편들고 있다. 온 국민의 분노를 사고 있는 대리운전 기사 이모씨 폭행 사건을 보도하면서 시종일관 새정치민주연합 김현 의원과 폭행을 휘두른 세월호 유가족 측을 보호하려 애쓴다. 17일 인터넷과 방송은 폭행을 휘두른 유가족과 위세 떠는 권력자의 적나라한 민낯을 보여주며 ‘갑질’의 여왕이 된 김현 의원 이야기로 온종일 떠들썩했지만 KBS는 이를 완전히 무시했다. 아침 5시 뉴스에서부터 밤 11시뉴스까지 국민의 방송 KBS는 피해자의 입장이 아닌 가해자의 입장만을 충실히 전달할 뿐이었다. 그것도 억지로 단신뉴스로만 처리하면서 말이다. KBS는 그 다음날 메인뉴스인 <9시뉴스>에서까지 김현 의원의 이름을 끝까지 언급하지 않는 강력한 의지와 ‘찐한’ 의리를 보여줬다.

도대체 어떻게 찾아냈는지 총리후보자의 교회 신앙 간증 동영상까지 찾아내는 귀신같이 밝은 눈을 가진 KBS가 갑자기 눈 뜬 장님처럼 굴자 어처구니없었던 시청자들은 보다 못해 직접 KBS 게시판을 찾았다. 국민의 방송이 국민을 배신하는 보도 행태에 분개한 이들은 “타 언론사에서는 해당 국회의원의 실명을 보도했는데 KBS는 실명을 밝히지 않는 이유가 무엇인가”라며 항의했지만 KBS는 여전히 모르쇠로 일관했다. 기껏 한다는 얘기가 “가해자로 보기 어려워 그랬다”는 거였다. 지나가던 소도 웃을 이야기다. 공정방송은커녕 특정한 세력을 위해 충성을 다하는 KBS의 이런 추한 몰골은 물론 이미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일이다. 야당 측 이사들이 기회마다 사장으로 만들기 위해 그렇게나 애썼던 조대현씨가 정말로 KBS 사장이 됐을 때 우리는 진즉 이런 사태가 오리라 예감했었어야 했다.

최민희 의원이 KBS 내부는 건드리지 않고 이인호 이사장만 공격하는 이유

게다가 조대현 사장은 문창극 왜곡보도 사태로 그렇게 지탄을 받고도 사장이 되자마자 자신의 주위를 측근들로 앉히고, KBS 내에서 시사프로그램마다 ‘민변’ ‘참여연대’ ‘민언련’ 등과 같은 좌파진영 시민단체와 좌익 학자 등으로 도배를 하려는 언론노조와 거의 홀로 싸우다시피하던 황우섭 심의실장을 자리에서 내쫓았다. 그리고는 전 사장을 내쫓는데 앞장섰던 핵심 인물들을 중요 자리에 앉히면서 언론노조 기관지들이 만족해하는 인사를 단행했다. 최민희 의원이 KBS 내의 보도문제나 프로그램, 인사 문제를 따지지 않고 이인호 KBS 이사장만을 겨냥해 사상 검증하면서 이념 공격에 앞장서고 있는 건 바로 이 때문이다. 조 사장이 우파는 치고 언론노조 세력은 중심부로 이동시키는 등 내부에서 ‘알아서’ 일 잘하니 최 의원까지 굳이 시시콜콜하게 간섭할 필요가 없는 것이 아닌가.

이명박, 박근혜 정권이, 정권의 하수인을 낙하산을 태워 사장으로 내려 보내 방송을 장악했다는 언론노조의 주장이 명백한 거짓말이라는 건 이번 세월호 유가족 폭행사건 보도에서도 분명히 드러났다. 언론노조 논리대로라면 박근혜 정권이 KBS를 장악했는데 KBS가 이렇게까지 노골적으로 폭행 사건에 연루된 야당 의원을 철두철미 보호할 수가 없고 폭행을 일방적으로 휘두른 세월호 유가족 측을 “쌍방 폭행”이니 “폭행 논란”이니 “폭행 시비” 따위로 편들 수가 없는 일이다. 사전에 ‘시비’란 옳고 그름을 다투는 말다툼이라고 돼 있다. 한 사람이 일방적으로 얻어맞고 가해자를 뜯어말리던 목격자와 시민들까지 얻어맞는 상황이 어떻게 ‘시비’거리가 될 수 있단 말인가. 반면 상업방송 민영방송인 SBS는 아침뉴스부터 김현이 등장하는 증거 동영상을 통해 그들이 대리운전기사인 이모씨에게 어떤 짓을 저질렀는지, 어떤 거짓말을 하고 있는지 생생히 전달했다.

김대중·노무현·이명박·박근혜 정권, KBS를 장악한 건 정권이 아닌 언론노조

방송을 장악하고 있는 건, 장악할 수 있는 건 외부의 정치권력이 아니다. 바로 그 방송 내부에서 똬리를 틀고 보도와 프로그램을 실제로 만들고 통제하는 언론노조가 방송장악의 주인공이다. 박근혜 정권 하에서 다수 이사까지 임명하고도 KBS가 이 지경까지 이르게 된 건 바로 언론노조가 KBS를 장악하고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길환영 사장이 해임된 뒤 며칠 지나지 않아 문창극 왜곡보도 사태가 발생한 것이나, 지금도 여전히 좌익진영 프레임과 유불리에 맞춰 보도를 통제하는 모습이나 언론노조의 방송장악을 빼놓고는 이야기가 되지 않는다. 정권과 마치 한 몸처럼 움직였던 김대중, 노무현 정권 시절엔 미처 우리는 언론노조의 파워를 실감하지 못했다. 그땐 우리도 노무현 정권이 방송을 장악한 실체인 것처럼 착각했다. 그러나 이명박, 박근혜 정권 하에서도 광우병 보도 사태나, 세월호 사건 보도와 같은 사태가 이어지는 건 대통령이, 정권이, KBS 이사가 실제로는 방송에 큰 영향을 줄 수 없다는 사실만 증명했다.

그러나 다시 강조하지만 태생적인 모순을 안고 있는 언론노조는 결코 공정방송의 주체가 될 수 없다. 언론노조는 통합진보당의 최대 주주였던 민주노총 산하 산별 노조로 규약과 규정에 정치위원회를 두고 소위 ‘진보 諸세력’의 정치세력화를 목표로 탄생, 활동하고 있는 집단이다. 이런 언론노조가 공정보도를 말하고 언론의 중립을 말한다면 그게 과연 국민이 생각하는 그런 공정보도와 중립 언론이 될 수 있나. 그렇지 않다는 건 초등학교 아이들에게 물어도 아는 얘기다. 이런 언론노조에 의해 좌로 ‘기울어진 운동장’을 바로 잡지 않고서는 좌·우 어떤 정권이 들어서던 편향적이고 편파적인 보도와 프로그램이 만들어지는 현상은 결코 막을 수 없다. 전 MBC 사장이었던 김종국씨가 당시 “언론노조 탈퇴 없이는 단체협약 없다”며 MBC언론노조와의 단체협상을 거부한 한 이유도 바로 이 때문이었다.

민노총 소속 언론노조에 장악된 ‘기울어진 운동장’ 바로잡지 못하면 영원한 불공정 보도

KBS의 편파 보도가 계속되고 있는 데에 새누리당의 책임도 거론하지 않을 수 없다. 언론노조와 최민희 의원 등 야당 측이 마치 짜고 친 고스톱처럼 맹렬히 공격할 때 새누리당은 그저 구경꾼처럼 보고만 있었다. 언론노조가 국민의 세금을 꼬박꼬박 받아먹으면서도 자신들 뜻대로 길환영 사장을 내쫓고 결론적으로 조대현 사장을 앉히고 방송 프로그램을 쥐락펴락 농락하며 귀족노조다운 정치놀음을 하는 데도 국민의 방송이 국민의 뜻과 다르게 일탈하는 걸 바로잡으려는 그 어떤 노력도 구체화하지 못했다. 최민희 의원은 세월호 유가족 폭행 사건의 핵심 인사인 김현 의원을 감싸려고 궤변까지 늘어놓는데도 한마디 하는 사람도 없다. 그나마 미래창조과학방송통신위원회 조해진 간사만이 언론노조의 방송장악 문제를 인식하고 예전부터 간간히 일침을 놓을 뿐 야당의 숱한 의원들이 언론노조 방송장악을 거들고 공고히 하는데 비판 한 번 제대로 한 적이 없다.

KBS의 공정방송이란 생각보다 단순한 일이다. KBS는 준조세인 수신료를 받아 운영하는 국가 기관방송이지 민노총 산하 방송이 아니라는 점만 알면 된다. 그 점만 인식한다면 국회 미방위나 방통위가 KBS의 공정방송을 위해 어떤 일을 해야 하는 지 분명하다. 현재 KBS 내 조직 구조를 면밀히 살펴서 언론노조가 어떤 식으로 보도와 프로그램을 장악하고 있는지 확인해 제재할 건 제재하고 구조적으로 고칠 건 고치도록 법적으로 틀을 만들어야 한다. 그리고 무엇보다 가장 중요한 건 언론노조가 민노총 산하 산별 노조를 탈퇴하게끔 법적 장치를 만들어야 한다. 다시 말하지만 KBS는 국민의 방송이지 민노총 산별 노조로 노동자의 세상을 꿈꾸는 언론노조의 놀이터가 아니다. KBS의 구조적 모순을 고치고 공정방송 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도록 해야지 단지 사장을 누굴 앉히고, 이사를 누굴 앉히는 수준으로는 KBS의 고질병은 영원히 고칠 수 없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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