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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C 출신 최용익과 언소주의 오판

너무나 정치적인 최씨와 언소주의 광고 불매운동이 실패할 수밖에 없는 이유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언론소비자주권국민캠페인’ 소위 언소주란 단체에는 MBC 논설위원 출신의 최용익씨가 공동대표로 몸을 담고 있다. 올해 1월 언소주 공동대표직에 선출된 후 그는 자신이 왜 언소주 대표직을 맡을 수밖에 없는지에 대해 다음과 같이 그 이유를 설명했다. “민주주의 백척간두, 신유신 시대, 반공 이데올로기의 광기가 한국사회를 뒤흔들고 있다” “6·10민주항쟁 이후 20년간 볼 수 없었던 현상이 MB정권을 거쳐 박근혜 정권에서 더 노골화되고 있다” “언론인 중심이 아닌 순수한 시민으로 구성된 최초의 유일한 언론운동 단체인 언소주가 지금 이 시기에 무엇을 할 것인가 함께 고민하고 해법을 찾아가자. 엄혹한 시기에 함께 해결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 하겠다”

MBC에 침 뱉는 언소주 공동대표 최용익의 부도덕

‘신유신 시대’, ‘반공 이데올로기의 광기’ 운운으로 현재를 진단하는 개그스럽기까지 한 그의 시대착오적 사고까지 굳이 언급하고 싶진 않다. 다만 자신이 30년 이상 몸담으며 고액의 월급에 퇴직금까지 고이 받아 챙겨 나갔을 전 직장에 대해 그런 식으로 재를 뿌리는 행위는 이념과 신념을 떠나 인간적 도리가 아니라는 점에서 유감스럽기 짝이 없다. 박근혜 정권 뿐 아니라 이명박 정권에서도 민주주의가 백척간두였다는 최씨의 발언을 보면 더욱 그렇다. 그는 왜 진작 MBC를 떠나지 않았을까? 왜 정년을 꼬박 다 채우고 떠났을까? 그리곤 왜 지금 와서 MBC에 광고를 주지 말라는 기업압박운동에 뛰어들었을까? MBC는 곱든 밉든 그의 후배들이 월급을 받아 가족의 생계를 잇고 꿈을 키우고 좋은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오늘도 치열하게 살아가는 삶의 터전이다. MBC에서 그런 후배들에게 월급을 줄 수 있는 건 기업들의 광고 덕분이다. 그런 생리를 잘 알 만한 사람이 자신은 떠났다고 먹던 우물에 침 뱉는 식의 행위를 한다는 것 자체가 MBC와 후배들에게 차마 할 일은 아닌 것이다.

더욱이 MBC는 최씨의 아끼는 후배들일 강지웅·박성제·박성호·이용마·이상호·정영하 등 최근 복직한 이들의 월급까지 챙기고 있다. 단적으로 말해 최씨의 언소주 활동으로 MBC가 타격을 입는다면 이들의 고액 월급은 누가 챙겨주나? MBC의 뉴스데스크 보도가 자신의 입맛에 안 맞는다는 이유로 시민운동을 빙자해 이렇게까지 자신의 전 직장과 후배들을 괴롭히는 행위를 한 사람은 없었다. 최씨는 MBC보도에 불만이 있다면 다른 방식을 취했어야 했다. 그리고 민주주의가 위기라서 언론이 위기라서 자신은 도저히 가만있을 수 없었다고 말하려면 이명박 정권 때 이미 사표를 쓰고 MBC를 나갔어야 했다. 정년이 오기 전에 그랬어야 했다. 그래야 그의 진정성을 조금이라도 믿을 수 있었을 것이다. 이제와 언소주 공동대표를 맡고 자신이 먹던 우물에 열심히 재를 뿌리겠다고 공언하는 그의 의도를 필자 같은 사람이 정확히 파악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러나 그의 언소주 활동이 적어도 순수성에서만큼은 다른 언소주 회원들보다 훨씬 못한 것만은 분명하다고 평가할 수 있다.

법원이 심판한 광고주 압박 행위 되풀이는 필연적으로 실패할 뿐

지난 2008년 광우병 촛불시위 당시 조중동 언론 보도에 불만을 품은 언소주의 광고불매운동에 대해 법원은 작년에 최종 유죄 판결을 내렸다. 언론사에 대한 업무방해는 무죄 판결이 내려졌지만 조중동에 광고한 광고주 기업들을 향해 다양한 방식으로 광고 중단을 압박하고 협박한 행위들에 대해선 법이 판결로써 분명한 경고를 내린 것이다. 그런데도 언소주가 이번엔 MBC 뉴스데스크 보도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광고 불매운동에 나선 것은 이런 법원에 대한 정면 도전으로 밖에는 해석하기 어렵다. (주)오뚜기, 기아자동차, 한국타이어, 현대자동차, (주)불스원을 ‘나쁜 방송’에 광고하는 기업으로 선정해서 언소주가 도대체 얻을 게 뭔가? 이들 기업에게 항의 전화 등 업무를 방해하는 식의 지나친 행위를 한다면 또다시 법원으로부터 철퇴를 맞을 것이 뻔하고, 그렇지 않고 온건한 운동을 유지한다 해도 이미 건전한 시민단체로서의 순수성을 잃은 언소주의 활동이 소기의 목적을 달성하기란 불가능하다. MBC에 대한 야당과 좌파단체, 언소주의 정치적 증오심과 불만을 세상이 다 아는 마당에 어떻게 그런 불순한 의도가 통할 수 있다고 보나?

민심과 동떨어진 시민운동은 역사의 퇴보만 낳는다

최용익씨를 비롯해 언소주의 회원들은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불만이 클지 모른다. 세월호 침몰 사고 보도와 관련해 유가족과 피해자 중심의 온정적 보도를 하지 않는데 분노할지 모른다. 그리고 MBC의 그런 보도가 마치 정권을 편드는 것처럼 오해하며 여론을 몰아가고 있다. 그러나 이제 세월호 침몰이란 비극적 사건을 극복하고 앞으로 나아가자는 게 민심이다. 그게 지난 7·30 재보선에서 ‘세월호 정권 심판론’을 들이댔던 야당을 오히려 국민이 심판한 이유였다. 비극적 사건에 대한 애도는 애도대로, 하지만 그것으로 나라 전체가 언제까지나 슬픔과 무기력에 빠져있어선 안 된다는 게 민심이었다. 그런 줄도 모르고 야당은 세월호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려 들었고, 그런 정치세력을 더 부추기고 뒤에서 등을 떠밀어 벼랑 끝에 몬 것이 바로 언소주, 민언련 등과 같은 자칭 시민단체들이었다. 도대체 민심과 동떨어진 쪽은 MBC인가 언소주인가?

정치에 오염돼 순수성을 잃은 시민단체는 제대로 된 힘을 발휘할 수 없다. 과거 김대중·노무현 정권 시절 많은 국민으로부터 최악의 편파 방송이란 오명을 얻었던 MBC 시절, 주축 인사였다가 이제와 ‘엄혹한 시기’ 운운하는 최용익씨와 같이 지극히 편향되고 정치적인 인사가 진두지휘하는 언소주의 광고불매운동은 순수성을 의심받을 수밖에 없다. 게다가 MBC에 타격을 주겠다고 멀쩡한 기업들까지 희생양 삼는 언소주의 태도는 부도덕하고 잔인하기까지 하다. MBC 보도에 대한 비판은 자유다. 그러나 그 비판의 수단이 법을 조롱하고 민심을 기만하고 기업의 자유를 빼앗고 협박하는 것이라면 비난받아 마땅하다. 언소주는 민주주의 사회 국민의 주권과 자유를 이런 식으로 오도해선 안 된다. 자유를 참칭해 저지른 잘못과 무책임한 방만은 언소주 뿐 아니라 결국 국민에게 고스란히 피해로 돌아갈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그것은 자유의 축소이자 역사의 퇴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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