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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 대통령 또 하나의 실수가 될 KBS 조대현 사장 후보자

KBS 이사회를 제외한 모두가 반대하는 조대현씨를 임명 강행할 이유가 없다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 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원칙을 강조하는 대통령 박근혜는 과연 조대현 후보자를 KBS 사장으로 최종 임명할 것인가. 박 대통령이 현 언론 상황을 어떻게 보고 있느냐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또 하나 분명한 건 조 후보자를 KBS 구성원과 좌·우 진영 모두가 반대한다는 점이다. KBS언론노조 측은 “제2의 길환영”이라며 반대했고, 최대노조인 KBS노조도 그가 공영방송 사장으로서 적절치 않음은 물론 애초 KBS 이사회 사장 공모 절차에 중대한 결함이 있음을 지적하고 원천무효임을 선언했다. KBS 내 소수 노조이나 공영방송의 나아갈 길을 가장 명확히 제시하는 공영노조 역시 조 후보가 “反국가 프로그램 방조자”라며 반대의사를 분명히 했다. 각자의 계산과 가치가 다르지만 조 후보자가 KBS 사장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점에는 의견일치를 보고 있는 셈이다. 아이러니하게도 KBS 이사회가 선임한 조대현씨를 KBS 구성원 모두가 반대하고 있는 것이다.

게다가 야당도 반대한다. 새정치민주연합 김영록 원내수석부대표는 KBS 이사회가 사장후보로 조대현씨를 선임하자 “이런 인물이 방송독립과 공정성이라는 국민적 요구를 받들 수 없음은 자명하다”며 “청와대는 조 전 부사장이 KBS를 국민의 방송으로 되돌리겠다는 확실한 청사진을 밝힐 때까지 임명을 유보해야 한다”했다. 강동원 의원도 “조 신임 사장 후보자는 보도독립성 훼손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인물”이라며 “KBS 사장 임명권자인 박근혜 대통령은 조 전 부사장 임명을 보류, 재고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조 후보자가 방송독립을 이룰 수 없다는 주장에 담긴 진짜 의도야 둘째 치고, 어쨌든 박 대통령이 그를 당장 사장으로 임명해서는 안 된다는 것만큼은 확실하다. 다시 강조하지만, 이렇게 KBS 안팎에서 그리고 공영방송과 언론노조 문제에 관심을 갖고 있는 좌우 진영에서 조대현 KBS 사장은 안 된다며 함께 목소리를 높이고 있는 것이다.

무개념 이사회의 치명적 실수, 대통령이 바로 잡아야

그렇다면, 박근혜 대통령이 굳이 조대현 사장 후보자를 임명할 아무런 이유가 없다. KBS 구성원도 모두 반대하고, 좌파진영도 반대하고 많은 보수우파 사람들도 반대한다. 그럼에도 임명을 강행하려면 명분이 있어야 하는데 딱히 그런 이유도 찾을 수 없다. KBS 흑역사 시절인 정연주 사장 때 보였던 기회주의적 모습, KBS 언론노조와 비교적 친밀한 관계였다는 증언, 거듭 이어진 야당 이사들의 몰표 등 사실상 친야권 인사로 봐야한다는 평가보다도 KBS 이사회의 부실한 공모절차가 결정적이다. KBS 모 이사가 사장 후보들 면접도 제대로 하지 않고 최종 투표에 참여한 결과가 바로 조대현 사장 후보다. 조 후보자가 절차적 정당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채 절름발이 사장, 약점 있는 사장으로 출발하게 만든 건 바로 이런 개념 없고 무능한 KBS 이사회 때문이다.

만일 일반 기업이나 공무원 면접시험에서 시험관이 자기가 병원에 가야한다고 시험 도중 일부 수험생은 면접도 보지 않고 나갔다가 돌아와 합격자 선정에 참여한다면 과연 어떤 일이 벌어졌을까. 아마도 어마어마한 여론 비판과 항의가 쏟아졌을 것이고, 결국 시험공고부터 해서 처음부터 다시 절차를 밟아 재시험을 치르지 않을 수 없게 됐을 것이다. 지금까지 박근혜 정부는 인사에서 상식을 벗어난 장관 후보자들로 인해 많은 곤욕을 치렀다. 그런데도 그 어떤 것보다 박근혜 정부에서 가장 비정상적이고 변칙적인 인사 중 하나로 꼽을 수 있는 KBS 사장 선임 문제에서 또다시 그런 비판을 자초하는 건 어리석은 일이다. 게다가 언론노조는 물론이고 심지어 야당조차 이런 절차적 문제를 지적하지 않는 것도 황당하다. 자신들이 강조하던 민주주의의 요체가 바로 절차적 정당성 아닌가. 주요국장 임명동의제와 같은 것에만 목소리를 내고 가장 중요한 이런 심각한 민주적 결함에는 입을 닫고 있다는 건 정치적 목적과 노림수가 어디에 있는지를 분명히 알려준다.

잘못 끼워진 단추는 다시 풀어야

명분은커녕 이렇게 치명적 하자가 있는 조대현씨를 끝내 박 대통령이 사장으로 임명한다면 대통령은 자신의 원칙 이미지를 다시 한 번 스스로 깨는 셈이 된다. 조대현씨가 대통령이 자신의 원칙을 또 깨고 임명을 강행할 만큼 그렇게 능력 있고 공정하며 애국심이 강한 사람인가? 그렇게 보기 어렵다. 그렇다면 답은 이미 나와 있다. 박 대통령이 KBS 이사회의 이번 사장 선임 절차의 결함을 지적하고 다시 재공모하도록 만드는 것뿐이다. 귀찮더라도 처음부터 잘못 끼워진 단추를 다시 풀어야만 제대로 옷을 입을 수 있는 법이다. 조대현 사장 후보자는 처음부터 절차적 정당성면이나 자질 문제 등에서 치명적 결함을 안고 있는 인물이다. KBS 이사회는 결자해지 차원에서 이 문제를 처음부터 다시 검토해야한다. 박근혜 대통령은 비정상의 정상화를 KBS 사장 선임에서부터 분명히 보여주어야 한다. 국가대개조란 말만으로 이뤄지지 않는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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