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 “너나 잘 하세요” 2005년에 개봉한 영화 ‘친절한 금자씨’에서 막 출소한 이영애가 “다신 죄짓지 말라”던 목사에게 내뱉어 크게 인기를 끌었던 말이다. 무심한 얼굴로, 자신을 바라보던 목사를 향해 건넸던 이 건조한 말 한마디는 많은 사람들의 뇌리에 강렬한 인상을 남겼다. 얼마 전 교섭단체 대표연설을 하던 안철수 의원에게 최경환 의원이 “너나 잘해” 고함을 지르는 걸 보면서 우리는 잊고 있던 이 지독한 냉소의 느낌을 다시 떠올리게 됐다. 경멸, 혐오가 뒤범벅된 이 말이 남녀노소를 막론한 시대의 유행어가 됐던 건 위선에 찌든 이 사회에 대한 자조인지도 모르겠다. 그리고 “너나 잘 하세요”에 담긴 조롱과 비꼼이 지금에도 여전하다는 건 우리 사회의 위선의 두께가 조금도 변함없다는 걸 뜻한다.
박상후 전국부장이 승진하자 내놓은 언론노조MBC본부의 성명을 보면서 머릿속에 떠오른 첫 말이 바로 “너나 잘 하세요”였다. 그동안 본부노조가 펴온 여러 주장의 논리를 관통하는 핵심이 결국 ‘내편은 로맨스요 네 편은 불륜’이라는 흑백논리와 이중잣대라는 건 새삼스럽지만, 다른 누구도 아닌 MBC본부노조가 박 부장에게 “10년 후배들을 상대로 성전(聖戰)이라도 치르겠다는 듯” “분탕질을 친다” “분열적 행태” 운운하는 건 우습기 짝이 없다. 게시판에 글 좀 쓰고, 자신이 당한 모욕과 명예훼손에 법적 대응하고, 그리고 노조 비판 발언 좀 했다고 그게 분탕질이고 분열적 행태인가? 노조가 지난 파업이나 그 이후에도 MBC 안팎에서 경영진을 상대로 숱하게 벌여온 짓들은 그럼 화합적 행태인가? 툭하면 별별 트집을 잡아 회사와 선배들을 밥 먹듯 고소고발 하고, 기관지들을 동원해 여론 재판하는 행위는 그럼 분탕질이 아니고 뭐란 말인가. 그건 제대로 된 선배대접인가.
박상후 전국부장이 분탕질을 치고 있다는 노조의 적반하장
박 부장이 일베글을 퍼오든 오유 글을 퍼오던 그건 개인의 선택이고 표현의 자유이자 권리이다. 다만 어떤 문제가 있다면 책임을 지면 그만이다. 단지 그의 개인적 취향이나 선택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고 ‘어떻게 그런 인물을 승진시킬 수 있느냐’는 주장 언론인이라고 부르기 낯부끄러운 수준의 유치한 사고방식 아닌가. <유가족에 ‘망언’ 일삼고 ‘일베’해도 승진시키는 MBC> 관련 기사에 이런 허위성 제목을 다는 노조 기관지의 보도행태도 마찬가지다. 박 부장이 유가족에게 망언을 “일삼았다”는걸 누가 아나? 미디어오늘은 이걸 증명할 수 있나? 일베해도 승진시킨다는 대목 역시 감정적 비난에 불과할 뿐 언론다운 비판이라고는 눈꼽만큼도 찾아보기 어렵다. 언론의 질적 하락, 타락을 낳는 이러한 MBC본부노조나 노조의 기관지들의 상습적인 행태나, 정론보도를 하라고 고액연봉을 지급하는 회사를 향해 상습적으로 “엠병신” 따위의 막말과 거짓과 왜곡으로 선배들을 모욕주고 조롱하며 마녀사냥하는 노조가 박 부장에게 분탕질을 친다고 비난하는 건 코미디다. “너나 잘하라”는 얘기다.
노조는 세월호 보도에서 유가족을 폄훼한 것이 박 부장이라고 하지만 그것도 음모와 공작의 냄새가 심하다. 유가족을 폄훼했다는 이유로 박 부장과 김장겸 보도국장을 고발하면서 기자회견에서 그들이 한 주장은 이랬다. “박상후 전국부장은 희생자 가족들에게 ‘그런 놈들, 조문하지도 말고 관심도 가져주지 말아야 된다’는 막말을 내뱉었고, 김장겸 보도국장 역시 공식 회의석상에서 유가족들을 ‘깡패’로 지칭했다는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 당사자들이 이를 부인하고, 노조가 그동안 해온 전례들을 보건데 사실로 믿기도 어렵지만, 회의 등에서 했다는 이 말들을 미디어오늘, 한겨레신문 등에 고자질한 건 그럼 누구냐고 묻고 싶다. “~사실이 언론을 통해 알려졌다”는 노조의 주장이 가소롭고 저열하게 느껴지는 건 필자만이 아닐 것이다.
무차별 모욕과 명예훼손은 노조만의 특권이라도 되나
이런 MBC본부노조가 “우리가 궁금한 것은 안광한 사장을 비롯한 경영진들의 진심”이라며 “박 부장의 행동을 뒤에서 ‘잘한다’ 박수 치고 응원해주는 게 아니라면 어찌 일개 부장의 분탕질이 저렇게 방치될 수 있을까 하는 의심을 지울 수 없다” “조합원의 글에 대해서는 즉각적이고 극단적인 반응을 보였던 회사가 박 부장의 행태에 대해서는 정 반대의 태도를 보였다”고 주장한다. MBC가 어디 직원들 간의 논쟁이나 다툼, 단순한 표현의 자유를 가지고 징계했던 적이 있었나? 노조의 분탕질에 참지 않고 법적으로 대응하기 시작한 것도 그리 오래되지 않았다. 노조는 회사나 간부들을 마음껏 모욕주고 없는 사실을 동원해 명예를 훼손해도 되고, 당사자들이 노조의 그런 분탕에 대응하는 건 안 된다는 법이라도 있다는 얘긴가? 그게 왜 분탕이고 분열행태인가?
회사가 박 부장을 앞세워 분탕질을 친다는 식의 MBC본부 노조의 주장이야말로 적반하장이다. 노조가 회사를 비판하듯, 어느 누구나 노조의 잘못된 행태나 생각을 달리하는 부분에 대해 반박하고 비판할 권리가 있다. 게다가 박 부장이 당한 사례처럼 회사규칙을 어기면서 집단적으로 모욕하고 조롱하는 행태에 대해서는 분명한 대응이 필요하다. 노조는 박 부장의 뒤에 경영진이 있는 것 아니냐고 하지만, “엠병신” 따위의 막말이나 회사에 대한 조롱과 명예훼손을 일삼고 미디어오늘과 한겨레신문 등을 통해 왜곡된 폭로나 일삼는 노조 조합원들 뒤에 언론노조MBC본부 핵심 간부들이 있는 것 아니냐고 오히려 묻고 싶다. 아니 더 나아가 언론노조와 민주노총, “MBC는 새정연 인력공급소” 따위의 조롱을 당하는 새정치민주연합 MBC 출신 의원들과도 연관된 것 아니냐고 따져 묻는다면 어쩔텐가.
역전의 용사 MBC 경영진은 묵묵히 갈 길 걸어가야
안광한 사장체제에 들어서 MBC는 그 어느 때보다 안정되고 질서 있게 언론사로서 역할을 제대로 하고 있다. KBS가 문창극 왜곡보도와 같은 난장판의 지경이 됐지만 MBC는 풀영상을 공개해 시청자와 국민이 진실은 무엇인지 스스로 판단하게끔 정보를 제공하는 역할도 했다. KBS가 여론을 왜곡하는 선동방송을 할 때 MBC는 가장 객관적이고 중립적인 자세로 중심을 잡아주었다. MBC의 이런 쾌거는 안 사장과 이진숙 보도본부장, 그리고 MBC의 미래를 진정으로 고민하고 설계해가는 백종문 본부장 등 경영진의 역할이 결정적이었다. 노조에 대한 박상후 부장의 문제제기와 비판은 단순히 그의 의견에만 그치지 않는다. 상당수 국민들은 노조의 이중적 행태에 신물을 내고 있다. 부당한 음해와 공격에는 맞서겠다는 그의 용기를 지켜보는 이들도 많다. 파업이란 큰 위기의 파고를 넘은 역전의 용사 MBC 경영진은 지금껏 해온 대로 묵묵히 갈 길을 가기 바란다. 거짓과 왜곡, 음모와 모략, 무차별 음해는 결국 사실과 진실의 등을 들고 용기 있게 걷는 이들에게는 당할 수 없다. 그게 세상의 이치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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