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창극 전 총리후보자를 친일파로 매도했다는 비판이 거센 KBS가 최근 중앙일보가 왜곡보도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의 27일자 <새누리-언론 ‘KBS 공격’, “정권 홍보방송 만드려는 것”> 제하의 기사에 따르면 KBS의 왜곡보도를 비판한 새누리당 조해진 의원의 인터뷰 기사를 낸 중앙일보에 대해 KBS 김철민 기자협회장은 “사실이 아니다”며 반박했다.

김 협회장은 “KBS 새 사장 선임 국면에서 일부 정치화된 기자들이나 노조가 뉴스를 장악해서 선동한다는 주장은 전혀 근거 없고 사실과 다르다”며 “이런 말들은 청와대 인사검증 실패에 대한 책임과 이에 따른 사회적 여론악화의 책임을 KBS 전가시키려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는 신임 사장에 강성보수인사를 내려 보내 KBS를 또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만들기 위한 의도가 아닌가, 그렇게 보고 있다”며 “‘문창극 후보자 보도가 왜곡’이라는 프레임으로 KBS를 다시 정권의 방송을 만들려는 시도”라고 주장했다.

이 기사에 따르면 KBS 내부 관계자들도 어이없다는 반응을 보였다. KBS본부 측 관계자도 “결국 국무총리 후보 하나 못내는 정권이 되니, 그 책임을 자신의 무능함이 아니라 보도 때문으로 몰고 가려는 행태로 보인다”며 “하지만 노조가 회사를 장악했다는지, 무정부상태라는 취지의 얘기들은 이해하기 어렵고 적극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길환영 사장의 해임은 사장이 해선 안 될 범법행위가 있었다는 지적이 나왔고 이에 대해 사내 모든 직종의 직원들이 문제제기를 했으며 여권추천 이사들도 이에 동의했던 것”이라며 “박근혜 대통령도 승인을 했는데 옳지 못했다면 승인하지 않으면 되는 것 아닌가”라고 반박했다.

KBS노조의 한 관계자도 “KBS가 편향됐다고 할 만한 내용이 뭐가 있었는지 잘 모르겠다”며 “KBS는 구성이 다양하고 각각 생각이 같은 부분도 다른 부분도 있는 다양하고 건전한 조직”이라고 말했다. 이어 “KBS가 한쪽으로 쏠린 조직이 아닌데 그렇게 평가하는 것은 온당치 않은 것 같다”고 비판했다.

미디어오늘의 이 기사에 의하면 KBS가 문창극 전 후보자에 대해 왜곡보도했다는 많은 국민과 새누리당 측의 비판 여론에 대해 “어이없다”고 반응한 KBS 내부 관계자들이란 모두 노조 측 인사들로 보인다.

미디어오늘은 이 같은 노조 측 반응을 전한 뒤 “KBS는 26일 중앙일보의 최근 KBS 보도에 대해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보도했다.

이어 “아울러 보다 적극적으로 대응하는 방안도 논의되는 것으로 알려졌다. 김 협회장은 “기자협회 차원, 보도본부, 회사 차원에서도 대응을 논의하고 있다”며 “향후 옴부즈맨이나 매체비평 프로에서 나름대로 해명을 하고 대응을 할 계획을 가지고 있다”고 말했다”고 덧붙였다.

결국 KBS 1, 2노조 차원이 아닌 KBS 전체 차원에서 ‘문창극 왜곡보도’ 여론에 대응해나설 것이라는 뜻으로 풀이된다. 이는 결국 문 전 총리후보자에 대해 KBS가 공영방송으로서 부적절한 보도를 했다는 다수의 언론학자들과 많은 국민 여론에 반하는 것으로, 대국민선전포고나 다름이 없다는 지적이 나온다.

자유언론인협회 김승근 미디어위원장은 “왜곡보도의 당사자인 KBS가 일간지가 자신들을 왜곡보도했다며 언론중재위원회에 제소한 것이 맞는다면, 정말로 코미디나 다름없는 황당한 얘기”라면서 “많은 국민을 기만하고 무고한 피해자를 낳은 자신들의 왜곡보도, 정략적 보도에 대해 먼저 반성부터 할 것이지, 다른 언론을 상대로 피해를 입었다고 제소한다는 것이 말이나 되나. KBS가 정말로 대국민선전포고라고 할 작정인가. 정말로 어처구니가 없다”고 비판했다.

박한명 기자 hanmyoung@empa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