좌파진영 매체비평 웹진 미디어스가 MBC가 김재철 전 사장이 최근 펴낸 책을 회삿돈으로 구매했다며 트집을 잡고 나섰다.
그러나 MBC는 그동안 전·현직 임직원들이 펴낸 출판물을 관행적으로 구매해온 터라 김재철 전 사장의 경우만 유독 비난을 퍼붓는 것은 사천시장 출마에 나선 김 전 사장에게 타격을 주기 위한 공연한 흠집내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미디어스는 27일 ‘MBC, 회삿돈으로 김재철 전 사장 책 대량구매’ 제하의 기사를 통해 “사천시장 출마를 선언하고 새누리당에 입당한 김재철 전 MBC 사장이 낸 책을 MBC가 대량 구매해 준 사실이 드러났다”고 문제 삼았다.
김 전 사장이 MBC 재직 시절에 대한 소회를 밝힌 <바람아 또 오데가노? 김재철 사장이 말하는 '나와 MBC'>라는 신간을 말한다.
미디어스는 “MBC가 밝히진 않았으나, 전국언론노동조합 MBC본부(본부장 이성주)는 MBC가 회삿돈으로 김 사장의 책을 100권 가량 구매했다고 파악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실제로 이 본부장은 “MBC를 말아먹고 MBC의 공정성과 신뢰도를 꼴등으로 만든 장본인인 김재철 전 사장이 새누리당에 입당해 이번 지방선거에 나온다고 한다”면서 “책을 냈다는 광고를 보고 알아보니 MBC에서 100권을 샀다고 한다”고 밝혔다.
이 본부장은 그러면서 “당연히 회삿돈일 것”이라며 “이게 가능한 일인가. 회사 망쳐놓고 배임, 횡령 혐의를 받고 있는데 그 사람의 책을 왜 MBC가 사줘야 하냐”고 비난했다.
그러나 이와 관련해 MBC 총무부의 한 관계자는 기자와의 통화에서 “김재철 전 사장의 책은 권수는 정확히 알 수 없지만 금액으로 150만원 상당의 양을 구입했다”며 “이는 김 전 사장만 특별히 구입해 준 것이 아니라 그동안 MBC 전·현직 임직원이나 사장이 책을 출판할 경우 관행적으로 이루어 진 일”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예전에 김중배 전 사장이 출판기념회를 했을 때에도(2009년 '대기자 김중배') 100여만 원 상당의 책을 구입했으며 이밖에도 책을 구매해 준 전례가 많이 있다”면서 “3월 1일 출판기념회를 열 계획인 최문순 전 사장(현 강원지사)의 책('감자의 꿈')도 150여만원 정도의 수준에서 구입할 예정에 있다”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또 MBC가 책을 구매해주는 기준은 “전·현직 임직원의 경우 50~100만 원선, 사장의 경우 100~200만 원선"이라고 덧붙였다.
이어 이 관계자는 MBC가 김재철 전 사장의 책을 대량 구매했다는 미디어스의 보도에 대해 “도대체 대량구매의 기준이 뭔지 모르겠다. 책을 천권 만권 구매해준 것도 아니고 100여권, 금액으로 150만 원 정도 수준의 책 구매는 항상 해 왔던 일”이라고 황당해하며 특히 ‘대량구매’라는 표현으로 보도한 데 대해 “아주 잘못된 보도”라고 반박했다.
또 다른 MBC의 한 관계자도 “150만 원 정도의 책 구매가 어떻게 대량구매에 해당되는지 모르겠다.”며 어이없다는 듯 실소를 터뜨렸다.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언론노조 측 매체들은 김재철 전 사장과 관련된 일이라면 깜도 안 되는 것이라도 일단 무조건 비판부터 해야 한다는 강박증이라도 앓고 있는 것 같다.”면서 “전후사정 따지지 않고 무조건 선동부터 하고 보자는 식의 기사는 언론으로서 매우 적절치 못한 악의적 보도”라고 꼬집었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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