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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광한 MBC 신임 사장에게 거는 기대, 약간의 노파심

눈 뜨고 코 베이는 자리에 오른 안 사장이 명심해야할 것들


[박한명 미디어워치 온라인 편집장, 폴리뷰 편집국장]안광한 MBC 사장이 선임되자마자 모두가 예상하던 대로 앓는 소리들을 내기 시작했다. 언론노조도 야당도 좌익언론과 시민단체들도 깡통을 두들기며 ‘도로 김재철’이니 ‘김재철 2막’이니 온갖 형용사를 덕지덕지 붙이면서 MBC가 곧 죽을 것처럼 시끄럽게 떠들고 있다. 이진숙 워싱턴지사장만 아니라면 안 사장도 괜찮다는 뉘앙스를 풍기던 매체까지 일제히 안 사장 체제의 MBC가 역대 최악이 될 수 있다며 분위기를 잡는다. MBC본부노조는 사장 첫 출근 날에 맞춰 집회 신고부터 한다. “후배들에게 징계를 남발한 인물”이라며 느닷없이 선후배 관계를 끌어들이지만, 그 후배들이란 자신들 선배인 사장을 매장시키려 뒷조사를 하고 새빨간 거짓말까지 유포하는 작자들이다. 안 사장이 그 누구보다 그 ‘후배’의 민낯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정상적 절차에 따라 선임된 사장을 겁부터 주고 윽박지르고 야당과 언론노조 기관지들을 동원해 ‘낙하산’ 낙인을 찍어대며 길들이려는 이런 모습은 새삼스럽지 않다. 이미 김재철 전 사장 시절에도 익히 보아온 모습이다. 김종국 사장 때도 없지 않았다. 그러나 안 사장도 알 것이다. 언론노조세력이 온갖 방법을 다 동원하고 그렇게 극악무도하게 했어도 김재철 전 사장이 왜 살아남을 수 있었는지, 반대로 김종국 사장은 왜 실패했는지 말이다. 공격의 잔인성이나 치밀한 방법 등에서만 보더라도 김재철과 김종국 두 사람이 언론노조에 당한 수위는 비교가 안 된다. 사생활이 파헤쳐지고 인간관계까지 추적당하고 하다못해 점심 값까지 추궁당하며 인간쓰레기 취급당한 김재철에 비해 김종국 전 사장은 말로 표현하지 못할 정도로 우호적인 노조의 ‘협조’ 아래 사장직을 맡았다. 그러나 결과는 정반대로 나타났다.

무책임하고 이기적인 집단에게 휘둘리지 말아야

안 사장이 그 시절을 고스란히 현장에서 목격한 당사자이기 때문에 필자의 이런 얘기들이 노파심이나 잔소리가 될 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자리가 바뀌면 사람도 달라지게 마련이다. 부사장 시절과 MBC본사 대표이사의 위치는 엄연히 다르다. 안 사장의 철학과 의지에 따라 MBC의 운명이 달라지게 된다. 저 정도면 죽지 않겠느냐고 했던 김재철 전 사장이 왜 생생하게 살고 있는지, 별 다른 공격도 받지 않으면서 노조가 사실상 연임무드를 띄워 도왔는데도 김종국 사장은 왜 실패했는지를 안 사장은 본인의 머리와 가슴에 다시 한 번 새겨 넣길 바란다. 언론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는 세상의 선(善)이란 선은 모두 독점한 듯 MBC가 어때야 한다고 떠들어대지만 정작 자기 밥그릇 수호에 위기가 닥치면 JTBC와 같은 타 방송사로 튀는 작자들이다. 그것에 대해 비판 한마디 제대로 못하고 입을 꿰맨 그들의 ‘기득권 지킴이’ 일부 언론의 펌프질에 안 사장이 크게 신경 쓸 필요도 없다.

위기 때 본색이 드러나는 건 만고불변의 진리다. “종편은 악”이라며 대국민 선전전까지 뛰었던 작자들이 MBC에서 입지가 좁아지니 그 종편으로 튀는 낯짝 두껍고 무책임한 작자들의 실체를 안 사장도 잘 알고 있으리라 생각한다. 노조가 자랑이라고 내놓은 면면들이란 게 자신들이 ‘악’이라며 싸웠던 것과도 타협하고 기꺼이 품에 안기는 수준이다. 단언컨대, 그런 이기심과 무책임으로 똘똘 뭉친 노조원에 휘둘리는 사장이라면 어디에도 쓸모가 없는 사람이다. 그런 노조와 기관지들이 “반대세력을 끌어안아야 한다”고 돼먹지 않은 훈계를 늘어놓는 것도 가볍게 무시할 줄 알아야 한다. 세상 어느 나라에서도 ‘반대세력 끌어안기’란 게 한쪽의 일방적 양보와 희생을 의미하진 않는다. 이른바 해직언론인 복직, 단체협약 복구 등을 무조건 수용하라는 요구는 도의적으로 주제 넘는 요구이자 법적으로도 모순이다.

성적표가 증명하는 김재철 체제는 긍정의 대상

편성과 인사 등 회사 고유의 권한을 노조와 나누는 현재의 단체협약은 복구가 아니라 원천 파괴되어야 하고 다시 노동법에 맞게 새롭게 수정되어야 한다. 단협에 있는 공정방송협의회도 다시 살린다면 공신력 있는 언론 전문가 등으로 새롭게 구성해야 한다. 노조는 공정방송에 대해 정의를 내리는 심판의 주체가 아니라 심판의 대상에 불과하다. 1심 법원이 파업 조합원 징계가 무효라는 판결을 냈다지만 그것도 3심까지 가봐야 아는 것이다. 이석기 제명안에 대해서도 3심까지 가봐야 한다는 게 야권의 논리 아니었나. 유리할 땐 1심 판결만으로, 불리할 땐 3심까지 때에 따라 다른 잣대를 사용하는 건 국민 눈에 꼴사납게 비칠 뿐이다.

언론노조와 그들의 기관지들은 김재철 체제가 신뢰도 하락, 시청률 하락, 인재 유출이라는 삼중고를 가져왔다고 떠들고 있다. 그리고는 JTBC 손석희 뉴스 따위와 비교한다. 손석희 뉴스가 출범하고 한 두 달간 뉴스데스크를 제칠 것처럼 떠들었지만, 지금은 시청률 보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는 게 현실이다. 손석희 뉴스가 마니아들에게는 좋게 보일지 몰라도 전문가들은 그 한계가 명백하다는 말을 하고 있다는 것도 사실이다. 김 전 사장 때 매출이나 시청률 성적 등이 좋았다는 것도 사실이다. 그건 실제 성적표가 증명한다. 노조가 일으킨 막장 파업으로 인해 무너졌던 것을 김 전 사장 한 사람에게 돌린다는 게 가당키나 한가.

‘비정상의 정상화’ MBC 병폐 바로 잡아야

자신들이 원하는 대로 마음껏 정치적 방송을 만들 수 없다고, 그것에 제동이 걸렸다고 파업한다는 게 말이나 되는 소린가. 백번 양보한다 해도 파업으로 인해 발생한 온갖 문제와 후유증은 노사 양쪽에 딱 절반씩 돌아가는 것이다. 안 사장은 그 누구보다 이런 MBC 사정과 전후 내막을 잘 알고 있는 당사자다. 김종국 전임 사장은 그 치열한 현장에 없었던 인물이니 그럴 수 있다 쳐도 안 사장에게는 그런 변명이 통하지 않는다. 도로 김재철이니, 김재철 2막이니 하는 따위의 가당찮은 프레임 따위는 가볍게 무시하고 제 할 일만 똑바로 하면 된다는 뜻이다. 제작 자율성이란 빌미로 정치공작 수준의 프로그램이 아무런 검증 없이 제작되고 방송돼 여론을 선동하여 국민과 사회를 혼란케 하는 일이 다시 벌어져서는 안 된다.

PD는 신이 아니다. 시사교양 부분에서 PD만능주의가 판을 치는 것은 사장 개인 독단으로 방송하는 것 그 이상으로 위험하다. 기자와 PD들의 자율성이란 것도 공영방송답게 정치적 중립을 지키는 선에서 국민 다수를 위한 공익보도가 가능한 선에서 지켜져야 한다. 최소한 전 정권에서처럼 “이명박 정권에 대한 하늘을 찌르는 적개심 때문”에 프로그램이 만들어지고 아무런 검증 없이 방송될 수 있는 비정상은 되풀이돼선 안 된다. 그 누구보다 이 사정을 잘 알고 있겠지만, 재차 강조하고 싶다. MBC 대표이사 자리는 노조에 눈뜨고 코를 베일 수 있는 자리이다. 안광한 사장이 정신 똑바로 차려야 한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국장, 미디어워치 온라인편집장 hanmyoung@empa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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