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2년 MBC 파업 이후 입사한 40명 안팎의 경력직 기자와 피디들 중 대다수가 언론노조와 MBC본부(MBC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이들은 노조의 파업으로 뉴스와 프로그램 제작에 차질을 빚던 상황에서 김재철 전 사장과 임원진이 공들여 채용했던 인력으로 이들 중 대다수가 언론노조와 MBC 노조에 가입한 것으로 전해져 충격을 주고 있다.
MBC 내부 사정에 밝은 한 관계자에 따르면, 김 전 사장 재임 시 노조에 가입하지 않고 관망하던 이들 경력직 사원들은 김 전 사장이 갑작스럽게 사퇴하고 김종국 사장이 오면서 분위기가 달라졌다고 한다.
이 관계자는 “김재철 전 사장과 당시 임원진은 입사한 경력직 사원들을 무척 격려하고 해외 연수도 보내주면서 공을 들였다”면서 “그런데 갑자기 김종국 사장으로 바뀌고, 김 사장이 노조에 유화적 제스추어를 보이고 분위기가 달라지니 그때까지 관망하던 사람들이 하나둘씩 언론노조에 가입한 것이다. 이들도 회사 주인이 노조라는 사실을 알고 살기 위해 가입한 게 아니겠느냐”라고 말했다.
이어 “MBC 정서상 김재철 사장이 어떻게 보면 특이한 케이스다. 자신이 주인도 아닌데 굳이 후배들한테 욕을 먹으면서까지 일하려고 했다. 대부분의 사장은 그렇게 일하려는 사람이 없다. 물에 술탄 듯, 술에 물탄 듯하고 끝난다”면서 “그래도 김 사장이 회사를 살려보겠다고 한 건데, 그 다음 사장은 그 체제로만 갔었어도 됐다. 그런데 김종국 사장이 모두 도로아미타불로 만들어 MBC를 다시 노조가 주인인 회사로 돌려놨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또 다른 관계자 역시 실력 등 기본적인 검증 과정을 거친 경력직 사원들이 최근 대거 MBC 노조에 가입한 것을 두고 “MBC가 노조 회사라는 것을 안 것”이라며 “노조에 가입하지 않으면 자기가 죽는다는 것을 안 것이다. 김종국 사장이나 임원진 등 간부들이 제 갈 길을 못가고 든든하게 받쳐주지 못하니 자기들 생존을 위해 노조에 가입한 것”이라고 잘라 말했다.
한편, 김재철 전 사장 재임시 채용된 경력직 사원들이 대거 MBC 노조에 가입하면서 MBC 노조와 이들의 태도도 논란이 되고 있다.
애초에 MBC 노조는 파업을 계기로 입사한 경력직 사원들에 대해 ‘자질미달’ ‘영혼없는 PD’ 등으로 폄훼하고 깎아내리기 바빴다. 그런데 그런 형편없는 실력의 ‘영혼 없는’ 기자와 피디들을 노조가 받아들인 것. 결국 김재철 전 사장의 판단이 옳았다는 것을 노조 스스로가 인정한 꼴이다.
경력직 사원들의 태도 역시 문제가 있다는 지적이다. MBC의 한 관계자는 “노조가 스스로 영혼 없는 기자들이라고 해놓고 받아들인 것이나, 그런 취급을 당하고 강성노조에 들어간 것도 이상하다”고 말했다.
이처럼 2012년 MBC 파업 후 채용된 경력직 기자와 피디들이 김종국 사장 체제 하에서 대거 언론노조에 가입함으로써 MBC는 사실상 파업 전으로 돌아갔다는 지적이 나온다.
MBC의 다른 한 관계자는 “MBC 노조가 경력직 사원들을 대거 조직으로 흡수하면서 본래의 모습으로 돌아갔다”며 “노조가 힘을 되찾았다는 것은 언제든 다시 전과 같은 파업을 벌일 수 있다는 것이고, 박근혜 정권에 큰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의미”라고 꼬집었다.
[기사 추가]
한편, MBC측은 이 같은 본 매체의 보도에 대해 "사실과 다르다"며 "언론노조 가입자는 10여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반박했다. 또한 언론노조 MBC본부 측은 본 매체의 사실 확인 요청에 대해 "개인정보유출에 해당하기 때문에 알려줄 수 없다"고 밝혔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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