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론개혁시민연대 등 단체들이 지난 16일 KBS본관 시청자광장에서 갑작스런 수신료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연 것에 대해 KBS가 공식 입장을 발표했다.
KBS는 지난 16일 홈페이지를 통해 ‘KBS 시청자광장 시민단체 기자회견 관련 입장’을 내고 “ 오늘 낮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일부 언론 관련 시민단체 관계자들이 갑작스럽게 시위를 벌이면서, 안전관리요원들이 이를 제지하는 일이 발생했다”고 밝혔다.
이어 “KBS 본관 로비에 마련된 ‘시청자광장’은 그 이름처럼 KBS를 방문하는 시청자들이 휴식을 취하기 위해 잠시 머무르거나, 출연자와 방청객들이 수시로 왕래하는 곳이며, 전시를 원하는 시청자께 장소를 제공하는 공간”이라며 “시청자를 위해 개방돼 있지만, 엄밀히 말하자면 KBS 본관 청사 내부”라고 지적했다.
KBS는 “그동안 외부 단체의 기자회견이 KBS 청사 인근에서 이뤄졌지만 오늘처럼 청사 내부에서, 그것도 기습적으로 이뤄진 적은 없었다”며 “이는 KBS 내부 시설이 국가 기간방송으로서의 보안시설일 뿐 아니라 시청자광장이 다중이용시설이라는 점을 많은 분들이 인정해왔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KBS가 아닌 어떤 기관이라도 외부 단체가, 그것도 사전 예고 없이 기습적으로 공적 시설인 청사 안에서 기자회견을 여는 것을 용납하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때문에 오늘 KBS 안전관리요원들은 시청자광장에서의 기자회견을 제지하고 청사 밖으로 유도하고자 했지만, 참가자들이 이를 거부했고 이 과정에서 양측의 고성이 오가기도 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KBS는 외부로부터의 다양한 의견에 귀 기울일 준비가 돼 있다”면서도 “하지만 그 의견을 표현하는 방식에도 절차와 형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이와 함께 “KBS는 합법적이고 합당한 요구는 존중하고 경청할 것”이라며 “그러나 공공시설의 안녕과 질서를 해치는 불법행동에 대해서는 차후에도 관련 법규에 따라 엄정하게 대처할 수밖에 없다는 사실을 분명히 밝혀두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앞서 언론·시청자단체 여성 네트워크(언론개혁시민연대·민주언론시민연합·매체비평우리스스로·한국여성민우회 미디어운동본부·언론인권센터·언론소비자주권모임)는 이날 KBS 본관 시청자광장에서 수신료 인상 반대 기자회견을 열었다. 이 과정에서 KBS 청경들로부터 제지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민주언론시민연합 등은 “대다수 국민들이 반대하는 수신료 인상을 날치기 처리한 것도 모자라 이를 비판하는 국민과 시청자들의 목소리를 폭력적으로 짓밟은 KBS의 민낯을 똑똑히 보았다”며 “오늘의 폭력사태는 도저히 묵과할 수 없는 일로 KBS에게 엄중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비난했다.
민언련은 “분노한 시민들은 수신료 납부 거부 운동도 불사하겠다는 움직임마저 보이고 있다”며 “민주적인 절차 무시, 명분 없는 수신료 인상 추진에 이어 야만적인 행동과 폭력행사는 오히려 국민의 분노만 자극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심민희 기자 smh177500@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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