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데스크> 권재홍 앵커 교체를 시작으로 MBC의 대대적 물갈이 전망이 나오고 있는 가운데 이 같은 조치가 내년 연임을 노리는 김종국 사장의 ‘김재철 흔적 지우기’ 시도가 아니냐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김 전 사장이 언론노조 가운데 강성으로 꼽히는 MBC본부의 과도한 영향력과 간섭을 견제하려 애쓴 결과가 현재 MBC 뉴스데스크의 모습이라는 게 대체적인 평가라는 점에서, MBC 개혁의 산물인 권재홍-배현진 앵커 교체는 총파업 실패 후 주춤했던 언론노조 MBC본부의 입김과 영향력이 다시 과거처럼 막강해질 수 있다는 점을 의미한다.
최근 김종국 사장은 뉴스데스크 시청률 부진 등의 이유로 권재홍 앵커를 교체한다는 방침을 굳혔다. 통상 남자 앵커가 교체되면서 여자 앵커도 교체됐던 점을 볼 때 배현진 아나운서 역시 교체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김종국 사장 행보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는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 역시 이 점을 주목하고 MBC 뉴스데스크를 이끌던 ‘권재홍-배현진’ 앵커 교체를 둘러싼 분석 기사를 내놨다.
미디어오늘은
특히 언론노조 MBC본부가 박근혜 정부에 대해 비판보도를 하지 않는다며 비난해오던 김장겸 보도국장 교체까지 거론하고 있어, 김 사장이 과연 뉴스데스크 보도 실무책임자인 김장겸 국장까지 경질할 것인지 여부도 관심사다.
권재홍 보도본부장을 비롯해 김장겸 보도국장, 배현진 앵커 등 이들이 결과적으로 김재철 전 사장 MBC 개혁의 상징적 인물이 된 상황에서 이들의 전면교체가 연임을 위한 김 사장의 언론노조와의 야합으로 받아들여질 가능성도 있는 이상 향후 MBC보도국 개편 결과 등에 따라 MBC 개혁을 바라는 시민사회의 반발로 이어질 수도 있다.
방문진 ‘여당 내 야당’ 김용철·김충일 의식한 김종국 사장의 MBC 보도본부 해체작업?
한편, 이러한 김 사장의 최근 행보에 대해 MBC의 한 관계자는 7일 기자와의 통화에서 “내년 연임을 위해 김 사장이 언론노조와도 친하게 지내려고 하는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이 관계자는 “‘뉴스데스크 시청률이 SBS에 밀린다, 이건 보도본부장과 보도국장의 문제다’라고 해서 명분을 쥔 것이다. ‘권재홍이건 배현진이건 다 마음에 안 든다 물갈이하자’ 이렇게 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현실은 언론노조가 80~90%를 장악하고 있고, 자신은 내년 연임이 중요하니까 김 사장이 알아서 판단한 것이 아니겠나. 김 사장이 MBC의 오너도 아니고 열심히 일한다는 면보다는 자리보존이 문제이니까, 권재홍, 김장겸... 다 그런 차원에서 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김 사장은 현재 비정상적인 방문진 이사의 구조를 알고 야당 측 인사들의 지지도 노리는 것 같다”며 “여당 추천 이사지만 사실상 야당 측 이사로 봐도 무방한 김용철, 김충일 이사에게 어필해서 ‘나는 양쪽에 균형을 맞춘 사람’ ‘김재철과는 판이하게 다른 사람’ 김재철과 연관된 사람은 다 쳐내겠다 이런 것 아니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옛말에 사람이 화장실 들어갈 때랑 나올 때랑 다르다고, 모두가 제대로 황당한 상황이 된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 관계자는 특히 배현진 앵커에 대해 걱정했다. “배현진 앵커는 작년 파업 사태 때 동료와 선후배 모두에게 인격적 공격과 왕따를 당하는데도 용기를 내 파업을 거부하지 않았느냐”며 “그걸 알기 때문에 배현진 앵커만은 보호해달라고 했는데 김 사장이 교체 의지를 굽히지 않았다고 한다. 어제, 오늘 아나운서 오디션이 있었는데 알다시피 아나운서가 강성이다. 강성인 친구들이 얼씨구나 모두 지원했다고 한다”고 안타까움을 감추지 못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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