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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S·MBC 보도국장 수난시대

노무현 정권 ‘황금기’ 보낸 방송사 언론노조, 보도국장 흔들기 갈수록 거세

공영방송사 보도국장들이 수난의 세월을 보내고 있다. 각 방송사 언론노조 본부의 전면 투쟁 핵심 대상으로 떠올라서다.

과거 김대중 정권에 이어 노무현 정권까지 일종의 ‘황금기’를 보냈던 언론노조는 이명박 정부와 현 박근혜 정부 1년차에 이르기까지 심한 박탈감에 시달리고 있다. 방송통신 정책 및 규제 등을 총괄하는 방송통신위원회를 비롯해 KBS 이사, MBC를 관리·감독하는 방송문화진흥회 이사 등 여당 우위의 공영방송 지배구조 속에서 과거엔 언론노조 입맛에 맞는 시사보도를 큰 문제없이 해올 수 있었지만 더 이상 불가능해졌기 때문이다.

여당의 수적 우위로 돼 있는 현 공영방송 지배구조를 바꾸기 위해 '방송통신위원회의 설치 및 운영에 관한 법률' 개정안을 내는 등 민주당 최민희 의원과 같은 이들이 뛰고 있지만 현재 국회가 여대야소인 이상 현실화 가능성은 매우 떨어진다. 이런 현실은 현장에서 일하는 언론노조 구성원들이 파업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직접 보도투쟁에 나서는 모습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 선상에서 공영방송 보도국장은 언론노조의 제일의 투쟁 대상이 될 수밖에 없다. KBS와 MBC 각각의 보도국장은 뉴스제작과 편집방향 등을 총괄하는 핵심 자리이기 때문에 보도국장을 다양하게 흔드는 방법으로 시사·보도의 방향을 조금이라도 언론노조 측이 원하는 방향으로 이끌어가려는 것이다.

KBS 김시곤 보도국장과 MBC 김장겸 보도국장도 예외는 아니다. KBS 기자협회는 최근 TV조선 채동욱 인용보도와 관련해 김 국장에 대한 신임투표를 결의하고 이런 가운데 언론노조 KBS본부는 “KBS를 도탄으로 몰아가는 미꾸라지 한 마리”라는 자극적 비난도 불사하면서 김 국장 보직 해임을 사측에 요구하며 총파업을 경고하고 나섰다.

김시곤 국장은 1987년 입사해 모스크바 특파원, 경제부 차장, 사회부 데스크 등을 역임하고 지난해 말 보도국장에 오른 인물로, 언론노조 측은 KBS 보도를 문제 삼을 때마다 거의 빠짐없이 김 국장을 거론하고 있다. 김 국장이 KBS 공정보도를 막고 있는 원흉이라는 주장이다.

그러나 김 국장은 적극적으로 언론노조 측 공세에 맞대응하는 모양새다. 그는 사내게시판을 통해 “적반하장도 유분수”라며 직격탄을 날렸다. 또 “종편보도라고 해도 뉴스가치가 있고 시청자가 원하는 정보라고 판단되면 받을 수 있다”면서 “종편보도를 받았다고 문제 삼는 것은 진보매체의 보도는 받아도 되지만 보수우파 매체의 보도는 받아서는 안 된다는 전형적인 정치적 프레임이 작용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자신의 신임투표 문제에 대해서도 “사규 어디에도 평기자들이 보도국장을 평가 하거나 불신임할 수 있다는 조항은 없다”며 “어떠한 근거도 없이 보도국장을 평가함으로써 조직의 근간을 흔든다면 사규에 따라 엄정하게 처리하겠다”고 경고했다.

김장겸 MBC 보도국장에 대한 언론노조 MBC본부의 공세도 이어지고 있다. 이슈가 터질 때마다 MBC 뉴스데스크 보도에 대해 지속적으로 문제를 삼고 퇴진을 요구하는 등 흔들기에 나서고 있다. MBC본부 산하 민주언론실천위원회는 지난달 30일 보고서를 통해 “김장겸 보도국장은 취임 100일 동안 ‘해야 할 뉴스’와 구성원의 목소리를 외면하는 등 조직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며 비난을 퍼부었다.

민실위 측은 “모든 언론이 국정원에 비판의 목소리를 낼 때 이를 외면하고 선정적인 사건·사고로 뉴스를 채우면서 MBC의 영향력과 신뢰성은 사상 최악으로 떨어졌다”며 “이것이 김장겸 보도국장이 이끈 MBC뉴스의 초라한 현실”이라고 비난했다.

김 국장에 대한 민주언론시민연합 등 친언론노조 단체들의 공세도 만만치 않다. 지난 8월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 모 기자가 사전 연락도 취하지 않고 무리한 취재행위를 시도하자 무단 침입으로 형사 고소한 김 국장을 맹비난 하는 등 MBC 보도뿐 아니라 사안마다 비난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이 같은 공세에도 불구하고 김 국장은 흔들리지 않는 듯 보인다. 불법적 사안이라고 판단이 서면 법적 대응을 하고 언론의 일방적 의도가 담긴 인터뷰 요청에는 일체 응하지 않는 것 등으로 맞서는 모습이다.

이런 가운데 KBS·MBC 보도국장이 언론노조 ‘흔들기’에 어떻게 대응하느냐에 따라 공영방송의 중립성과 공정성 문제가 판가름 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자유언론인협회 박한명 사무총장은 “MBC, KBS 보도국장의 역할과 책임의 중요성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언론노조 측이 신임투표, 파업 등 다양한 방법으로 흔들고 있지만 아직까지는 나름대로 잘하고 있는 것 같다”면서 “공영방송의 공정성과 중립성은 반드시 지켜져야 한다. 정권에 아부할 것도 없고, 과거 노무현 정권에서 했듯 현 야권에 유리한 방송을 해서도 안 된다”고 말했다.

박 사무총장은 “민주노총 산하 언론노조는 태생적으로 공정한 보도를 할 수 없고 공정성을 운운할 수 없는 편향된 세력”이라며 “공영방송 보도국장은 이런 언론노조의 견제와 공세에 잘 대처하는 것이 공영방송 보도국장으로서 제일의 의무와 책임”이라고 강조했다.

박주연 기자 phjmy9757@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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