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간 미디어워치 2013년 신년호 발행인 칼럼 ‘주간 미디어워치'에서 '월간 리더스 시대로’에서, 주간 미디어워치 발행을 중단할 것을 시사한 바 있다. 이유는 다음과 같았다.
“이번 대선을 전후로 언론과 콘텐츠 시장에선 큰 변화가 예상되고 있다. 박근혜 당선자가, 한광옥, 한화갑, 김경재 등 정통민주계 인사들과, 김지하, 김중태 등 진짜 민주화 투사들의 지지를 끌어내면서, 이명박 정권 내내 굳게 닫혀있던 좌우의 벽이 허물어질 기반이 조성된 것이다. 특히 민주당의 경우 친노종북 세력이 똘똘 뭉쳤지만, 100만표차로 참패한 뒤, 새로운 대안세력이 수면 위로 급부상할 가능성이 높다. 더 이상 상대편을 음해하여 증오심으로 국민의 눈을 멀게 하는 방식으론 집권이 어렵다는 현실적 자각 때문이다. 민주당도 10년 집권세력 답게 10년뒤 비전을 제시하며 국민들로부터 수권세력으로의 신뢰성을 회복해야 하는 것이다.
이른바 매체비평은 잘못된 보도를 바로잡아주는 것이 주기능이다. 나꼼수, MBC, 친노포털 다음 등등의 거짓선동을 바로잡는 작업이다. 그러나 매체비평이 의미가 있으려면, 해당 언론사 기자 스스로 최소한의 양심과 윤리의식이 있어야 한다. 왜곡된 기사가 적발되었으면, 스스로 부끄러워하고 정정할 수 있어야하는 것이다. 노무현 정권 때까지는 양 진영 모두 이 정도의 윤리의식은 갖고 있었다. 그러나 이명박 정권 들어서는 전혀 상황이 달라진다“
즉 양 진영 모두 증오심이 아닌 생산적 대안을 제시하며 상호 경쟁하는 시대에 접어들었다는 판단과, 이미 왜곡된 보도에 대한 비판을 기자들이 부끄러워하지 않는다는 두 가지 이유로 미디어워치의 시대를 접겠다는 결정을 내렸던 것이다.
결론적으로 이 판단은 잘못되었다. 양대 정치세력 이전에 양진영의 언론사들은 스스로 국정 아젠더를 제시하며 생산적 대안 경쟁을 할 아무런 준비도 갖추지 못했다. 오히려 그보다는 구태의연한 정권 물어뜯기식 비판 경쟁에 몰두하고 있다. 특히 종편이라는 짐을 지고 있는 보수 메이저 언론사들의 행보가 눈에 띈다.
MBN의 김경재 보복, 조선일보의 김지하 뒤통수 치기
MBN의 경우 대선 당일날 문재인 대통령 만들기 위한 정치공작 수준의 개표방송을 내보낸 뒤, 윤창중 대변인 죽이기, 김경재 대통합위 수석 부위원장 보복형 기사로 화끈하게 신년을 시작했다. 조선일보는 이제껏 자신들의 언론사에 특종을 제공해온 김지하 시인을 짓밟으며 “우리는 보수우파가 아니다”라는 점을 입증하고자 했다. 중앙일보는 예의 기회주의적 처신으로 변화무쌍한 논조를 선보이고 있다. 물론 한겨레, 오마이뉴스, 경향신문, 미디어오늘 등 친노종북 언론들도 그 어떤 반성과 성찰도 없이, 과거 10년과 똑같이 하이에나식 물어뜯기로 일관한다.
이명박 정권에서는 단지 친노종북 언론의 거짓선동만 잡아내면 되었다. 그러나 박근혜 정권의 경우 기존의 친노종북 언론은 물론, 새 시대에 적응하지 못하고 보수 메이저 언론사의 공격에도 그대로 노출되어있다. 더구나 이들 언론사 위에는 호시탐탐 정권 전복의 기회만 엿보는 친노포털 미디어다음이 그대로 살아있다. 박근혜 정권의 경우 최소한 언론 환경만 보면 한발만 빗나가도 위기에 닥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국익을 위한 정당한 정권에 대한 비판이라면 전혀 문제가 안 된다. 그 예로 필자가 직접 동아일보 1월 1일자에 기고한 ‘청년들 응석받아주는 정책은 필요없다’는 칼럼을 들겠다. 이 칼럼은 ‘청년에 의한’ 청년위가 되어야 함에도 ‘청년을 위한’ 퍼주기식 이벤트 기구로 전락한 청년위를 비판한 것이다. 박근혜 정권으로선 야심차게 출범시킨 청년위에 찬물을 끼얹는 비판이었으나, 지금 잘못된 걸 바로잡지 않으면 청년위가 시작부터 좌초하게 될 게 뻔하다고 판단했기에 칼럼을 기고한 것이다. 특히 청년위의 경우는 필자가 오랫동안 연구하고 제안해온 국정과제였다.
윤창중 죽이기는 친노포털 다음이 주도, 젊은 기자들 따라가
반면 각종 종편과, 친노종북 매체의 윤창중 대변인에 대한 비판은 언론 비판의 도를 넘어섰다. 과거에 강한 표현의 칼럼을 쓴 것에 대한 비판은 대변인 임명날 하루면 족하다. 그러나 벌써 약 한달 간 윤창중 대변인에 대해 공격을 퍼붓지 않은 날이 없었다. 특히 친노포털 다음은 매일 같이 윤창중 대변인에 대해 모독하고 조롱하는 기사를 볼드체로 메인에 편집해놓았다. 윤창중 죽이기 기사는 무조건 포털 메인에 올라가니 젊은 기자들이 너도 나도 달려드는 것이다. 실제로 아이뉴스24는 윤창중 대변인이 26살때부터 기자를 했다는 소회까지도 비꼬며 비판했고, 친노포털 다음은 어김없이 이를 메인에 올렸다.
MBN은 김경재 수석 부위원장이 대선 당일날 개표방송에 대한 불만을 표시하자 2박 3일 내내 매일경제와 함께 보복성 보도를 내보냈다. 이런 보복성 보도 역시 친노포털 다음은 당연하다는 듯 메인에 편집해놓았다.
조선일보는 ‘죽음의 굿판’ 과 같은 막말 같은 칼럼 왜 실었는가
이에 질세라 조선일보는 최보식 칼럼을 통해 김지하 시인에게 “막말을 멈추라"라는 막말을 퍼부었다. 김지하 시인의 ‘죽음의 굿판을 걷어치워라’라는 1991년 5월 5일자 조선일보 기고 칼럼을 보자. 김지하 시인은 죽음을 파는 운동권 세력에게 다음과 같은 막말을 퍼부었다.
“지금 당신들 주변에는 검은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그 유령의 이름을 분명히 말한다. 네크로필리아 시체선호증이다. 싹쓸이 충동, 자살특공대, 테러리즘과 파시즘의 시작이다.
이미 당신들의 화염병은 방어용 몰로토프 칵테일 수준을 넘어서고 있었다. 파괴력에서가 아니라 상황과의 관계상실과 거기에 실린 당신들의 거의 장난기에 가까운 생명말살충동에서다. 당신들의 그 숱한 죽음을 찬미하는 국적불명의 괴기한 노래들, 당신들이 즐기는 군화와 군복, 집회와 시위 때마다 노출되는 군사적 편제선호 속에 그 유령이 이미 잠복해 있었던 것이다. 당신들은 맥도날드 햄버거를 즐기며 반미를 외치고 전사를 자처하면서 반파쇼를 역설했다. 당신들의 구호와 몸짓은 이미 순발적 정열을 이탈하여 의식화되었다“
김지하 시인은 이런 조선일보 칼럼 이전에 그의 대표작 ‘오적’이란 산문시 전체가 막말이었다. 시인의 감성으로 삶의 진실을 직관하여 직설적 언어로 풀어내기 때문이다. 김 시인은 그 이후에도 조선일보에 정운찬 비판, 백낙청 비판 등 막말 칼럼을 써왔고, 조선일보는 이를 팔아왔다. 그래놓고서, 이제 조선일보가 김시인에게 “막말을 중단하라”고 점잖게 훈계하는 것이다. 아무리 필자를 쓰고 버리는 게 언론의 생리라 해도, 상도의 기본은 갖춰야 하지 않는가.
대한민국 언론이 점차 상실한 것은 대안 설정 능력이다. 특히 노무현 정권, 이명박 정권 10년 동안 좌우로 치고 받는데 급급하면서, 10년 뒤 대한민국의 미래를 고민하는 언론인을 찾아보기 어렵다. 고민을 하지 않으니, 기사와 칼럼은 단타에 그친다.
바로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주간 미디어워치를 월간 리더스로 개편하겠다고 지난 호에서 선언한 것이다. 그러나 국익은 안중에도 없고, 조건반사식의 물어뜯기로 일관하는 언론을 그대로 방치하고, ‘월간 리더스’ 같은 중장기적 비전의 매체를 시작할 여유가 없다는 판단이 들었다. 반성과 성찰의 바이러스가 거세된 채, 죽을 때까지 우파 정권만 물어뜯을 친노종북 매체의 거짓선동, 천박한 상업주의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보수 메이저 언론사의 역습 등은 주간 미디어워치 없이 대체 누가 막아내겠냐는 것이다.
뉴데일리, 조갑제닷컴, 올인코리아 등 인미협 회원사들 적극 대응 나서
실제로, MBN, 조선일보 등에 대해서 뉴데일리, 조갑제닷컴, 올인코리아 등 한국인터넷미디어협회 소속사들이 적극적으로 대응에 나섰다. 빅뉴스까지 포함하여 소수의 인터넷 매체의 언론비판 콘텐츠를 한데 모아 서비스해야할 필요성을 더 크게 느끼게 된 것이다. 이에 ‘월간 리더스’ 창간을 뒤로 미루고, ‘주간 미디어워치’를 보다 더 체계적으로 발전시켜 나가겠다는 새로운 계획을 세우게 되었다.
첫째, 기존의 주간 미디어워치가 단순히 한겨레, 미디어오늘, MBC 등 친노종북 매체의 거짓선동만 잡아내는데 주력했다면, 박근혜 정권 시대의 주간 미디어워치는 조선일보, 중앙일보, 매일경제 등 보수 메이저 신문사에 대한 철저한 감시를 강화하겠다.
둘째, 24시간 내내 정치 프로만 가동하며, 작은 건 하나라도 걸리면 4개사가 하루종일 회를 쳐대는 종편사에 대한 감시 및 비판도 강화하겠다. 박근혜 정권 입장에선 종편사가 대선의 일등공신이라면, 이제부터는 종편사가 가장 위협적인 언론이 될 것이다. 정권 운영에 대해서라면 우파 논객들 역시 객관적인 발언만 할 수밖에 없는 반면, 친노종북 논객들은 개패듯이 패버릴 수 있고, 지금도 실시간 내내 이런 현상이 반복되고 있다.
셋째, 네이버의 신문가판대 전환, 네이트의 엄정중립, 야후의 퇴출로 인해 고립된 친노포털 다음의 마지막 선동을 막아내겠다. 친노포털 다음에 대해서는 예산이 갖춰지는 대로, 데일리 모니터단을 꾸려, 정치는 물론, 경제, 연예계에서의 선동도 철저히 감시하여 최종적으로는 네이버와 같이 언론권력에서 완전히 손을 떼도록 제어하겠다.
넷째, KBS와 MBC 등 공영방송에 대해, 단순히 친노종북 노조의 도발을 막는 차원을 넘어 공영방송에 걸맞는 국익적 프로를 대폭 강화하도록 컨설팅 하겠다. 민간 언론사들이 국익적 가치를 상실하고 대안을 만들어낼 여력이 안 된다면 공영방송이 이에 앞장서야 한다.
매체 비판하며 ‘월간 리더스’ 방향성 잡을 것
다섯째, 이런 주간 미디어워치 본연의 기능을 충실히 하면서, 직접 언론의 대안을 제시하기 위해 ‘월간 리더스’ 창간 준비도 병행하겠다. 지난호에 소개한 월간 리더스 창간의 목적도 다음과 같았다.
“각 매체의 발전을 위해서, 매체비평이 아니라 매체에 원소스를 제공하는 고급잡지가 필요하다. 언론인은 물론 정치인, 기업인, 행정관료, 문화인 등등 대한민국의 리더들이라면, 필수적으로 고민해야할, 정치, 경제, 문화, 국제, 통일, 과학기술 이슈를 매달 정리해주는 이슈메이커형 매체 말이다.
이미 오래전부터 대한민국의 리더, 혹은 리더가 될 의지가 있는 2030세대 청년들을 대상으로 ‘월간 리더스’란 매체를 머리 속으로 구상해왔다. 이는 청년기업가들의 모임인 실크로드CEO포럼을 조직하고, 각 매체의 젊은 언론인들, 청년 정치인들과의 대화를 하면서 점점 더 그 필요성을 절감하게 되었다. 언론인, 기업인, 정치인은 리더가 되고자 하는 인물들이다. 대한민국의 리더로서 가지 전문분야 이외에 최소한의 필수 지식은 있어야 되는 게 아니겠냐는 말이다.
대한민국의 리더라면, 분야에 관계없이 미국, 일본, 중국, 그리고 북한의 움직임에 대해서는 최소한의 깊이있는 지식은 축적해놓아야 한다. 또한 대기업은 물론 벤처 및 창업기업의 성장 , 대중문화와 한류의 흐름, 구체적인 정치개혁담론, 청와대의 방향 등등에 대해서도 지식은 물론 사안을 판단할 수 있는 관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즉 ‘주간 미디어워치’에서 ‘월간 리더스’로 바로 뛰어넘으려다, ‘주간 미디어워치’를 통해 각 언론사들을 비판적 접근하면서, 차분히 ‘월간 리더스’를 만들어내겠다는 전략으로 수정한 것이다.
과거 20년 간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한 곳은 바로 언론계
정권도 그렇고 기업도 그렇고, 자신들이 미처 발견하지 못한 점을 찾아 언론이 비판하여 바로잡아주면, 나쁜 마음을 갖고 있지 않는 한 고마워하기 마련이다. 이런 유형의 생산적 비판을 하며, 더 나아가 대안도 제시해줘야지, 일상적인 비판도 받아들여질 수가 있다. 물론 비판받는 당사자가 비판을 수용해야만 좋은 비판이라 볼 수는 없다. 그러나 과거 10년, 더 나아가 문민정부, 국민의 정부까지 포함하여 20년 간, 정권을 바꿔가며 양 진영의 언론사들이 정권을 마음껏 두들겨 패왔다면, 무언가 다른 비판의 길을 모색해볼 필요가 있지 않냐는 것이다.
그 20년 동안 산업계에서 가장 심각한 수준으로 추락한 곳은 바로 언론계이기 때문이다. 정권을 위해서도 기업을 위해서도 아니고 언론계 스스로 살아남기 위해서 변해야 하는 시대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