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서울대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의 대변인격인 유민영 전 청와대 춘추관장이 19일 "근래 민주당 일부 인사의 발언은 안 교수에 대한 상처 내기"라며 발끈하고 나섰다. 이날 언론에 배포한 '민주당 일부 인사들의 발언에 대한 입장'이라는 제목의 이메일을 통해서다.
최근 민주통합당 인사들이 대선 출마를 선언 하면서 잇달아 안 원장에 대한 비판 수위를 높이고 있고, 이해찬 대표 등도 안 원장 압박에 나서자 대응차원에 나선 것이다.
유 전 관장은 "민주당 주요 인사들이 한 발언의 진의가 어디에 있는지 알기 어렵다"면서도 "누구에게 도움이 되는 것인지 생각하기 바란다"고 불쾌한 기색을 드러냈다. 또 "서로에 대한 존중이 신뢰를 만든다"고도 했다. 대선에서 연대를 원한다면 자중하라는 무언의 압박까지 담은 셈이다.
앞서 문재인 상임고문은 "수백만 명이 참여하는 완전국민경선제를 하면 (안 교수에게) 불리할 게 없다"며 "저는 (민주당이) 질 수 없다. 제가 비교우위에 있는 부분은 민주적 정당, 전통적 지지기반을 갖고 있다는 것"이라고 자신감을 피력했다. 안 원장과의 ‘공동정부론’을 주장했던 기존 입장과는 달라진 기조다.
손학규 상임고문 역시 "한국정치에 안철수라는 백신이 나타났는데 그 백신을 어떻게 효과적으로 쓸지는 두고 볼 일"이라며 "국민은 민주당에 기대를 하는데 '안철수와 손잡을게요. 안철수와 손잡으면 지지해주세요'라고 한다"고 지적했다.
또 한 명의 대권 기대주인 김두관 경남도지사는 “무소속 후보가 국정을 맡는 것은 굉장히 위험하다”고까지 했다.
이해찬 대표는 “안 교수 측과 접촉을 했는데 태도 결정이 돼 있지 않다”며 “안 교수 대선 출마는 지금도 늦은 셈이다. 7월 중순까지는 입장을 밝혀야 한다”며 직접 안 원장을 압박하기도 했다.
민통당이 예전과 달리 비판과 압박 수위를 높이고 공세적으로 나오는 데에 안 원장측이 정면 맞대응으로 나선 것은 강한 자신감에서 비롯된 것으로 보인다.
야권이 최소한 안 원장의 지지를 얻지 않고서는 정권창출이 불가능하다는 판단 때문이다. 또한 최근까지 여론 조사상 새누리당 박근혜 전 비상대책위원장과의 양자대결에서 오차범위 내 접전을 벌이는 인물은 안 원장이 유일하다는 점도 민통당의 전방위적 압박에 느긋할 수 있는 하나의 이유가 될 수 있다.
폴리뷰 박한명 편집장은 “민통당 입장에선 안 원장이 대선에 나올 것인지 아닌지 불분명한 것 자체가 잠재적 폭탄이 될 수 있다. 이 구도로 간다고 가정할 때, 최종 단일화 단계에서 그가 대선 불참이나 중립 선언이라도 한다면, 야권이 결정적인 타격을 받게 되는 것”이라며 “가장 안전한 것은 당으로 끌어들여 경선하는 것이고, 그렇지 못하더라도 확실한 지지선언을 얻어내야 하기 때문에 안 원장에 대해 민통당은 끌려 다닐 수밖에 없는 구도다. 최근 안원장 때리기와 경선 참여 압박도 그런 초조함의 발로로 봐야 할 것”이라고 분석했다.
박 편집장은 그러면서 “안 원장의 입장에선 야권의 대선 승리의 키를 자신이 쥐고 있는 이상, 민통당 눈치를 보고 민통당 대선스케줄대로 따라갈 이유가 없다”며 “초조한 민통당과 다른 대선주자들 비판에 크게 신경 쓰지 않고 적절한 수위를 지키며 자신의 존재감을 더 키우고 부각시키는 데 현 구도를 최대한 활용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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