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주통합당 서울 노원갑 김용민 후보가 과거 인터넷 방송에서 한 “라이스(전 미국 국무장관)를 XX(성폭행)해서 죽이자” 등의 막말·성폭력 발언 파문이 인터넷을 강타한 가운데 대다수 친노좌파 매체들이 이번 사건을 보도하지 않고 있다. 4.11총선 최대 악재로 떠오르고 있는 김 후보 발언 사태의 후폭풍을 최대한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대표적 포털 사이트 네이버에 ‘김용민’으로 검색해보면 각종 언론이 김 후보 발언 파문을 전하고 있지만 유독 친노좌파 매체들만 이번 이슈를 전혀 기사화하지 않고 있는 현상이 발견된다. 다만 경향신문과 친야 성향의 폴리뉴스만이 기사화 한 점이 눈에 띈다.
실제로 인터넷 한겨레신문을 접속해보면, 민간 사찰 관련 김제동 기사를 메인 상단에 띄우는 등 정부여당을 공격하는 기사로 가득 채웠다. 오마이뉴스도 마찬가지였다. ‘이명박 대통령 이래도 노무현 탓?’ ‘충격증언 김미화, 나도 김제동처럼...’ 등의 민간사찰 파문 관련 기사로 총공세에 나선 모습이다. 프레시안은 나꼼수의 천안함 관련 또 다른 음모론 기사를 전면에 띄웠다. 또 오마이뉴스와 마찬가지로 김제동 관련 기사로 새누리당을 정조준하는 모습이었다.
언론노조 기관지 미디어오늘은 김제동, 김미화 사찰 의혹 관련 기사로 도배를 하는 수준이었다. ‘김미화 "VIP가 날 못마땅해 한다고 했다"’ ‘김제동 “국정원이 노무현 추모식 사회 맡지 말라했다”’ “조사관 한 명의 자료가 이 정도, 밝혀진 건 빙산의 일각” 등 각종 사찰 관련 기사로 정부여당을 맹폭했다.
이 같은 친노좌파 매체들의 무언의 협력(?)으로 인해 현재 네이버 뉴스캐스트는 친노좌파 언론매체들이 올리는 사찰 문건 관련 기사가 부지런히 오르고 있는 반면 김 후보의 막말·성폭력 발언은 데일리안 등만이 내보내고 있는 실정이다. 김 후보의 이름이 네이버 검색 상위권을 휩쓸고 있는 데도 언론들이 의도적으로 이슈화를 막고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이 같은 친노좌파 언론들의 김용민 엄호에도 불구하고 김 후보 막말·성폭력 발언 파문은 갈수록 커지고 있다. 당장 친노좌파 진영 내에서도 비판이 터져 나오고 있다.
한겨레신문에 칼럼을 기고하고 있는 고은태 중부대 교수는 3일 자신의 트위터에 김 후보 사태 파문에 대해 “김용민씨 발언에 하도 말들이 많아서 이제야 찾아봤는데 헐. 강용석은 도덕군자일세. 이런 발언을 했다는 것보다(걍 잠시 미쳤다고 치면 되니까) 그런 발언을 할수도 있다고 보는 게 더 무섭다”며 김 후보 발언과 이를 지지, 옹호하는 네티즌들 모습에 대해 개탄했다.
고 교수는 또 “진버(진보의 오타)라는 단어 독점하지 말라고 핏대 올리던 분들께 한마디 하자면, 이건 헤게모니의 문제가 아니라 옳고 그름의 문제다. 저런 발언을 옹호할 수 있다면 그건 세상이 뒤집어져도 진보가 아닌거다”라며 “물론 이번 총선 한 석이 아깝다. 그러나 바로 그렇기 때문에 그냥 갈수 없는거다. 새누리당 한 석 덜 주려면 완주하고 당선즉시 사퇴하는 꼼수도 있겠지만 그러다 열석 날라간다”고 사실상 김용민 후보의 사퇴를 주장했다.
고 교수는 비난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김 후보에 대해서도 “저런 발언을 기록으로 남겨놓고도 출마를 결심하다니, 용기 하나는 나같은 찌질이가 세 번 죽었다 깨어나도 범접하지 못할 크기임을 확실히 인정한다”며 혀를 내두르면서 “근데 강용석 성희롱 사건 때 어떤 기분을 바라봤을까?”라고 적었다.
폴리뷰 박한명 편집장도 이날 자신의 트위터에 “나꼼수의 시사돼지 김용민. 정치는 상식을 넘어서면 공포가 되고 희화화 되는 것이다. 연기라고 발뺌하지 말고 사퇴만이 해결책”이라면서 “나꼼수는 스스로 투표근 단련하라고 하지 않았나? 그것도 연기인가? 공천장은 덜컥 덜컥 줘서도 받아서도 안되는 것”이라고 김 후보가 후보에서 사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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