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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 비대위’엔 대선 전략이 숨어 있다?

보수 반발에도 비대위에 힘 싣는 朴, 대선에서 ‘제2 천막당사’ 효과 노리나?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들에 대한 보수진영의 비판이 거세다. 비상한 시기에 전권을 쥔 비대위원들의 면면과 활동이 기대에 못 미치거나 기대와 어긋나는 방향으로 이뤄지고 있기 때문이다.

특히 박근혜 비대위 체제 좌장격인 김종인, 이상돈 위원은 비판의 한 가운데에 서 있다. 각각 ‘뇌물 전과’와 ‘정체성 모호’ ‘변절’ 등의 이유로 선임 직후부터 자질 시비가 끊이지 않고 있다. 친이계를 직접 겨냥한 ‘인적 쇄신론’으로 친이계의 반발을 사고 있는 것도 논란거리 중 하나다.

조갑제닷컴의 조갑제 대표는 이 같은 비대위 구성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朴 위원장은, 콩가루 집안을 만들고 있는 非對委를 새로 짜는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국가관과 도덕성에 치명적 약점을 가진 사람들이 박근혜 위원장이 쥐어준 이른바 쇄신의 칼자루를 휘두른다면 누가 승복하겠는가? 이런 사람들이 공천한 인물들이 2012년 총선에서 몰락한다면 박근혜 위원장의 대통령 꿈도 끝”이라고 단언했다.

보수성향의 언론들도 비대위원들의 실명을 거론하며 정면으로 비판하고 나섰다. 동아일보의 송평인 논설위원은 12월 31일자 ‘‘뼛속까지 親朴’ 지식인 이상돈’ 제목의 칼럼을 통해 최근 몇 년 사이 강성우파에서 극좌파로 논조가 돌변한 이 위원의 행보를 구체적으로 언급하면서 “그가 증오하는 것은 토건 그 자체가 아니라 MB의 토건이다. 반면 그가 사랑하는 것은 박근혜뿐 아니라 그와 관련된 모든 것이다. 그는 박근혜가 대승적으로 MB에 협조하는 것조차 반대했다”며 “자기 울타리에 갇힌 박근혜의 안목이 그를 비대위원으로 골랐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그는 비대위에서 정치 및 공천 개혁을 다루는 분과위원장을 맡았다. 그가 ‘MB 정부 실세 용퇴론’을 주장하고 나서 한나라당이 시끄럽다. 사실 친이계의 실세 의원들을 좋아하는 국민은 별로 없다”며 “그러나 같은 말이라도 그가 ‘물러나라’고 말하면 대의(大義)도 소리(小利)로 들릴 수 있다. 한나라당이 재창당 수준의 쇄신을 친박과 친이의 이전투구로 전락시키지 않으려면 누굴 몰아낼까보다 누굴 모셔올까를 먼저 생각하기 바란다”고 충고했다. 이 비대위원과 동시에 이들을 직접 발탁한 박 위원장을 향한 쓴소리였다. 박 위원장은 비대위 출범 당시 “우리 정치를 변화시킬 수 있는 분들을 어렵게 모셨다”며 자신이 직접 구성한 비대위에 상당한 만족감을 표시한 바 있다.

중앙일보의 김진 논설위원도 2일자 ‘한나라 비대위, 경박한 완장’ 칼럼에서 ‘박근혜 복심’으로 풀이되는 비대위 쌍두마차 김, 이 비대위원들을 향해 직격탄을 날렸다. 김 논설위원은 비대위의 월권행위와 함께 이 위원과 김 위원의 과거 전력을 거론한 뒤 “이런 이상돈(김종인) 위원은 쇄신의 주체인가 대상인가”라고 반문했다. 이어 김 논설위원은 “박근혜 비대위는 그야말로 비상한 요구 속에서 출발했다”면서 “그런 비대위가 도덕과 원칙에서 ‘쇄신 대상’으로 전락하고 있다. 일부 위원이 퇴진을 요구하는 인사들에게는 적어도 그들 같은 이상한 변신이나 부패는 없다. 이런 비대위는 혁신은커녕 오히려 당의 타락에 면죄부를 줄 것”이라고 힐난했다.

현재 각종 언론사 토론게시판과 웹진에서도 보수성향의 네티즌들이 비대위 활동과 관련해 열띤 논쟁과 공방을 벌이고 있는 가운데 일부는 한나라당의 분열 가능성까지 제기하고 있다. 대체적으로 당의 화합과 소통보다는 분열과 해체에 방점을 둔 비대위 구성과 활동 방향이라는 지적이다.

“박근혜, 총선 패배 후 소수당 전략으로 대선에서 잔다르크 이미지로 어필 하려는 것”

하지만 이 같은 보수진영 반발에도 불구하고 박 위원장은 2일 “지금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무엇보다 초심을 잃지 않는 것”이라며 “비대위를 처음 시작하면서 마음속에 품고 계셨던 목표와 초심을 가지고 그대로 노력해 간다면 우리는 반드시 해낼 수 있다고 믿는다. 항상 국민의 눈높이, 국민의 상식이라는 입장에서 앞으로도 쇄신에 박차를 가해 주시길 당부한다”고 말했다. 오히려 비대위에 힘을 실어준 것이다. 이 때문에 비대위원들의 잇단 강경 발언이 박 위원장의 뜻과 무관치 않다는 해석도 나오고 있다.

이날 박 위원장의 발언으로 일부에서 제기한 비대위원 교체론도 사실상 무산된 셈이다.

일각에서는 박 위원장이 보수진영의 반발을 각오하면서까지 선뜻 이해하기 어려운 인물들로 비대위를 꾸린 이유에는 차기 대선 전략이 숨어 있을 수 있다고 분석한다. 사실상 총선을 포기하고 대권을 겨냥한 포석이라는 것이다.

폴리뷰 박한명 편집장은 “전문가들이 분석하듯 반MB 정서가 높은 현 구도에서는 총선에서 대패할 경우 박 위원장의 대권 가능성은 아무래도 희박하다”며 “박근혜 비대위는 그런 상황에서 대권을 노릴 수 있는 하나의 전략적 가능성을 암시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박 편집장은 “여러 변수가 있지만, 현 구도로만 놓고 분석해 보면 다음과 같은 해석이 가능하다. 먼저 박 위원장의 비대위 구성을 보면 과거 ‘천막당사 전략’을 연상케 한다는 것”이라며 “비대위로 MB정권과의 단절을 꾀하면서 4월 총선에서 이기면 좋고 대패할 경우, 소수당 신세로 전락하게 될 경우 거대 야당에 맞서는 소수 여당으로서의 존재감을 갖는 효과를 노릴 수 있다”고 짚었다.

이어 그는 “그런 상황에서 박 위원장은 과거 천막당사 시절처럼 거대 좌파 연합군과 맞싸워 보수를 구할 잔다르크 이미지를 갖게 된다”며 “그런 이미지로 대선에 접근할 경우 야당을 전폭 밀어준 총선과 달리 대선에선 국민의 견제 심리를 자극해 대통령은 박 위원장을 선택할 수도 있다고 본 것이다. 이게 바로 탄핵역풍에 밀렸던 시절 효과를 본 천막당사 전략”라고 분석했다. 즉, 현 박근혜 비대위 체제는 총선이 아닌 대선을 바라본 것이라는 설명이다.

각종 논란에도 현 비대위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박 위원장의 숨은 뜻을 놓고 해석이 분분한 가운데, 과연 박근혜 비대위가 어떤 행보를 보일 지 귀추가 주목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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