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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대선 끝났다? 힐러리는 죽지 않았다

대의원수로 대선후보 지명...힐러리, 100명 이상 앞서


아이오와주 코커스의 최종결과는 오바마 35%, 힐러리 33%, 에드워즈 31%?

아이오와주에서 버락 오바마 상원의원(일리노이)이 존 에드워즈 전 상원의원(노스캐롤라이나)과 힐러리 클린턴 상원의원(뉴욕)을 누르고 1위를 차지한 것을 두고 '오바마 돌풍'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자타가 공인하는 선두주자 힐러리를 3위로 끌어내리며 거둔 역전승이기에 분명 드라마적 요소는 크다고 할 수 있다. 일부 언론에서는 "뉴햄프셔에서도 오바마가 승리를 거둘 경우 힐러리의 중도사퇴 가능성이 높아져 사실상 대선경쟁이 끝날 수도 있을 것"이라는 성급한 분석까지 내놓고 있다.

그러나, 미국 양대정당의 대선후보 지명이 득표율이 아닌 전당대회 대의원수로 결정된다는 사실을 감안할 때 이같은 분석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대선경쟁의 실질적 변수인 대의원수를 놓고 아이오와주 코커스 및 오늘 밤 치러질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 대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리 언론을 통해 일제히 보도된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는 오바마 940표(38%), 에드워즈 744표(30%), 클린턴 737표(29%)였다. 그러나 선거구별 득표율에 따라 각 후보가 확보한 대의원수는 이와 사뭇 다르게 나온다. 오바마는 아이오와 코커스에 할당된 총 45명의 대의원 중 35%에 해당하는 16명을 차지했고, 그 뒤를 힐러리가 15명(33%)으로 따랐고, 득표율에서 2위를 기록한 에드워즈는 14명(31%)으로 3위로 내려앉았다.

이에 따라 아이오와주에 배정된 '슈퍼 델리게이트'(당연직 대의원) 6명(에드워즈 3, 오바마 2, 힐러리 1)까지 합한 총 51명의 대의원은 오바마 18명(35%), 에드워즈 17명(33%), 힐러리 16명(31%)으로 집계되었다. 결국 오바마는 선출직 대의원 경쟁에서는 힐러리에게 불과 1명 앞선 것이며, '슈퍼 델리게이트'까지 포함한 전체 대의원수에서도 겨우 2명 앞선 것에 불과하다. 따라서 보다 객관적으로 아이오와 코커스 결과에 대해 전한다면 '3자 황금분할'이라는 표현이 보다 진실에 부합된다고 할 수 있다.

뉴햄프셔 프라이머리에서도 오바마가 이기면 민주당 대권경쟁은 사실상 끝난다고?

공화당과 민정당은 각각 8월말(덴버, 콜로라도)과 9월초(미니어폴리스, 미네소타)에 대통령후보 지명 전당대회를 열어 당의 대선후보를 공식 지명하도록 되어 있다. 민주당은 총 4,049명의 대의원을 놓고 각 후보가 프라이머리 혹은 코커스를 통해 대의원 확보 경쟁을 벌이도록 되어 있으며, 공화당 또한 총 2,380명의 대의원을 놓고 각 후보간 치열한 경합이 벌어질 수 밖에 없게 되어 있다. 따라서 오바마가 확보한 18명의 대의원이라는 것은 후보 지명을 위해 필요한 2,025명의 1%에도 미치지 못하는 미미한 수치이며 그나마도 에드워즈 및 힐러리와 1~2명 밖에 차이가 나지 않는 상황이다.

오늘 밤 치러지는 뉴햄프셔 프라이머리는 아이오와(45명)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는 총 22명의 대의원을 놓고 후보들간 경쟁이 벌어지게 된다. 일부 여론조사와 같이 오바마 38%, 힐러리 28%, 에드워즈 20%라는 결과가 나올 경우 대의원은 오바마 10, 힐러리 7, 에드워즈 5 혹은 오바마 9, 힐러리 8, 에드워즈 5로 나오게 된다. 따라서 현재의 여론조사 추세를 그대로 반영한 결과가 나온다고 하더라도 오바마는 힐러리에게 대의원 1~2명 앞서는 것에 불과하게 된다. 그리고 이같은 결과를 아이오와주 집계와 합산하면 오바마 25~26명, 힐러리 22~23명, 에드워즈 19명이 된다. 결국 아이오와와 뉴햄프셔에서 오바마가 잇따라 기세를 올렸음에도 불구하고 대의원 2~3명 앞선다는 것으로 정리된다.

물론, 선거에서 추세의 중요성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 지난 2002년 노무현 후보는 제주에서 한화갑 후보에 이어 2위를 차지한 후 울산에서 1위를 차지하여 전체 1위로 올라서면서 결국 호남과 수도권으로 바람을 이어갔고 끝내 대선후보의 자리를 차지할 수 있었다. 마찬가지로 지난 2004년 미국 대선에서 존 케리와 존 에드워즈는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에서 돌풍을 일으킴으로써 선두주자였던 하워드 딘과 조셉 리버만을 제치고 일약 선두권으로 치고 올라왔고 결국 전당대회에서 정·부통령 후보로 지명받았다. 초반전의 이변과 기세가 대역전극을 이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야말로 선거라는 '정치적 이벤트'가 갖는 묘미라고 할 수 있으며 이는 전 세계에서 벌어지는 각종 선거를 통해 수도 없이 입증된 바 있다.

그러나 그 반대의 경우도 있다. 지난 1984년 민주당의 월터 먼데일은 뉴햄프셔에서 게리 하트에게 1위를 내주었지만 아이오와에서 다시 선두권에 진입함으로써 '하트 돌풍'을 잠재우고 다시 '대세론'을 이어갈 수 있었다. 또한 1992년 빌 클린턴은 뉴햄프셔와 아이오와에서 선두권에 진입하지 못했지만 '슈퍼 화요일'을 통해 남부 민주당 강세지역을 휩쓸면서 본격적으로 '대세론'을 점화시킨 바 있다.

결국 관건은 초반전에서 기선을 제압당한 선두주자가 계속해서 전투의지를 불태우며 설욕의 순간을 기다릴 것이냐 아니면 충격과 허탈감 속에서 헤어나지 못함으로써 자멸의 길을 걸을 것이냐에 따라 결정된다고 볼 수 있다. 2004년의 하워드 딘은 '전의 상실'로 인해 자멸의 길을 걸었고, 1992년의 빌 클린턴은 '와신상담'을 통해 최종 승리를 거뒀다.

여전히 압도적 선두를 유지하고 있는 힐러리, 문제는 전투의지와 자신감이다

비록 힐러리가 아이오와에서 오바마에게 불의의 일격을 당했고, 뉴햄프셔마저 승리를 빼앗길 절체절명의 위기에 처하기는 했지만 아직은 낙관적 전망을 가져도 될만한 상황이다. 왜냐하면 '슈퍼 델리게이트'를 포함한 전체 대의원 확보 경쟁에서는 여전히 힐러리가 압도적 1위를 차지하고 있으며, 패배한 아이오와주와 뉴햄프셔주가 다행스럽게도(?) 대의원수가 상대적으로 적은 지역인 만큼 아픔이 그리 크지 않기 때문이다.

'슈퍼 델리게이트' 257명을 포함한 전체 대의원수에 있어서 힐러리는 현재 169명(56%)을 확보, 66명(22%) 확보에 그친 오바마를 제치고 압도적 1위를 달리고 있다. 그 뒤를 에드워즈 47명(16%), 빌 리처드슨(6%)이 잇고 있다. '슈퍼 델리게이트'는 당연직 대의원으로 예비선거 이전에 '지지 선언'을 할 수 있으며, 이들이 전통 민주당 지지층을 대변하는 만큼 이들의 압도적 지지를 힐러리가 받고 있다는 것은 아직까지 민주당의 '당심'이 힐러리에게 머물러있다는 것으로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후보 지명을 위해 필요한 2,025명을 기준으로 볼 때에 힐러리는 8.3%의 목표 달성률을 기록하고 있는 반면 오바마는 3.2%에 머물고 있다. 한마디로 아직 갈 길이 대단히 멀다는 이야기다.

따라서 총 24개주에서 1,100여명의 대의원을 선출하는 '슈퍼 화요일'(2월 5일)까지 힐러리 측이 선거전략을 수정하고 보완하여 '도전자'의 입장에서 전투에 임한다면 '대세론'의 불을 다시 지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실제로 힐러리는 일각에서 제기되는 '중도하차설'에 대해 "나는 슈퍼 화요일까지 모든 것을 걸고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굳은 의지를 나타내고 있다. 특히, 남편인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이 뉴햄프셔와 아이오와에서의 패배를 딛고 '슈퍼 화요일'을 통해 '히어로'로 등장한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는 힐러리이기에 이 때까지 모든 것을 쏟아부으며 최선을 다할 것으로 보인다.

오바마에게도 큰 고민이 있다. 초반전에 기선을 제압한 것은 분명 좋은 일이지만 민주당은 물론, 공화당 후보들까지 '오바마 돌풍'을 잠재우기 위해 일제히 비난전에 나설 수밖에 없기 때문에 이를 얼마만큼 선방할 것이냐가 관건이 될 수밖에 없다. 그 뿐만이 아니다. 갈수록 거세질 '인종대결' 국면에서 흑인들 표를 결집시키면서도 백인들로부터 외면받지 않을 묘책을 제시해야만 하는 절박한 과제를 떠안고 있다.

실제로, 오바마가 민주당 후보지명 경쟁의 선두주자로 부상하자 공화당 내에서 중도 및 진보 성향으로 평가받던 루디 줄리아니 전 뉴욕시장과 미트 롬니 전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추락하고 '보수 기독교성향 백인'을 대표하는 마이크 허커비 전 아칸소 주지사와 존 매케인 상원의원(아리조나)가 급부상하고 있다. 워싱턴 정가에서는 이들간 비난전이 극으로 치달을 경우 이들 모두가 유권자로부터 외면을 받는 가운데 다시 힐러리, 에드워즈, 줄리아니, 롬니 등이 선두권에 진입할 것이라는 분석도 내놓고 있다.

결국, '오바마 돌풍'이 메가톤급 쓰나미로 발전할 것이냐 아니면 '찻잔 속 태풍'에 그치고 말 것이냐는 오는 2월 5일로 예정되어 있는 '슈퍼 화요일'까지 가봐야 알 수 있다.

미국 선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힐러리는 아직 죽지 않았다.

ⓒ 네이션코리아(http://www.nakorea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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