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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의 0.8% 좌절, 희망은 있다

민주화 투쟁의 벽에서 벗어나 화합에 나서라


* 빅뉴스 아젠더 토론 게시판의 훼드라님의 글입니다.

제17대 대통령 선거가 막을 내렸습니다.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가 당선이 확정되었고, 한편 대통합 민주신당 정동영 후보는 낙선함으로써 김대중-노무현으로 이어지는 이른바 ' 민주평화개혁세력 '은 10년만에 정권을 내놓게 되었습니다. 한편 이인제 후보를 대선후보로 내세운 민주당은 0.7퍼센트 정도를 득표하는데 그치고 말았군요.

저는 지난 7년간 인터넷 논객으로 활동하면서 ' 이념의 세대교체론 '을 주장해온 보잘 것 없는 사람입니다. 이념의 세대교체론이란 우리사회 좌우갈등은 그 근본을 따져보면 결국 자본주의 : 공산주의 이념대결 구도에서 파생된것에 불과하니 구세대의 그런 낡은 이념대결 구도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이념을 창조하자는 것 이었습니다.

노무현 정권이 출범하고나서 민주당-열우당 분당사태를 겪고난 뒤, 민주당은 이른바 50년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을 주장하고 나섰습니다. 또한 중도좌파에서 중도우파를 아우르는 국민통합정당을 기치로 내건 것 또한 잘 알고 있습니다. 많은 민주당 지지자들이 말씀하시는 것처럼 정권재창출을 이루고도 오히려 야당이 되는 비운을 겪었던 민주당. 그랬기에 2004년엔 적극적으로 대통령 탄핵을 밀어붙이기도 한. 그런 민주당을 지난 3년간 쭉 관심을 갖고 지켜보기도 했습니다.

우리나라 정치가 정책보담은 인물중심의 정당으로 명멸해왔음은 누구나 다 아는 사실이지요. 하지만 그러면서도 또 한편으로 지나온 현대사를 돌이켜보면 그래도 두 개의 큰 세력으로 양분이 된다는 것을 알 수 있습니다. 그리고 우린 그것을 흔히 ' 산업화 세력 '과 ' 민주화 세력 '이라고 부릅니다.

민주화 세력은 대개 이승만때는 민주당, 박정희때는 신민당을 중심으로 뭉쳤지만 87년 YS,DJ 양김이 분열되면서 YS 세력은 3당합당을 감행한뒤 92년 문민정부를 탄생시켰고 DJ는 97년 DJP 연합으로 정권교체를 이루었습니다. 이와같은 근 20년간의 정파의 이합집산을 생각해보면 현재 민주화 세력은 어느 정당을 중심으로 뭉쳐있다기 보담은 여기저기 흩어져 있다고 보는게 더 사실에 가까울 듯 합니다. 물론 그것은 산업화 세력도 마찬가지입니다.

이 글을 쓰기전에 이른바 국민원로논객을 자처하시는 공희준님이 미디어몹에 올리신 글을 보았었습니다. 거기 이런 내용이 나오더군요. 왜 우리사회에서 보수,진보의 담론은 북한과 미국문제를 넘어서지 못하는가. 저 역시 공희준님의 그와같은 문제제기엔 대체적으로 동의합니다. 개인적으론 탈북자 문제에 관심을 갖고 그와 관련한 단체에서 잠시 활동한적도 있기에 느꼈던건데. 우리사회에서 보수,진보를 구분하는 기준엔 역시 북한문제를 빼놓기가 힘들어지더군요.

군사정권 시절엔 북한문제가 주로 정권연장의 도구로 악용되거나 혹은 반대파를 공격하는데 색깔론이 주무기로 작용된 것은 사실입니다. 그러나 뉴라이트의 전향한 운동권 출신들이 지적하는 바와같이 80년대에 들어서부터는 대학가에 친북기류의 대북관과 통일운동이 기승을 부린 것 또한 부인할수 없을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 우리 국민은 매우 실리적이면서도 또한 관념적인 것 같습니다. 가령 여론조사를 해보면 여전히 박정희 대통령이 경제를 살렸다는 이유라 지지도 1위로 나온다던가, 이명박 후보가 단지 경제를 살릴수 있을것이란 막연한 기대감에 여러 가지 문제점에도 불구하고 지지도 1위를 1년 넘게 줄곧 달려왔다는 점에서 실리적이라고 할 수 있을것입니다. 또 한편으론 386 운동권 출신 정치인들에게 여전히 혹시나 하는 의심의 눈초리로 바라보는 시각이 존재하는 것을 보면 이런점에선 또한 관념적이라 말할수 있을 것입니다.

제가 봤을 때 민주당은 관념적인 면을 주로 내세웠으나 정작 지난 3년간 민주당의 명맥이 이어지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실리적인 면이 주작용을 했습니다. 50년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 혹은 중도좌파에서 중도우파를 아우르는 중도개혁정당을 기치로 내걸었다는 점에선 관념적입니다. 하지만 2004년 총선이후 어제의 대선 이전까지 민주당의 명맥이 이어오는 것이 가능했던 것은 호남정서 덕분이었으니까요. 반노정서와 기존의 호남지지도가 지난 3년 각종 보궐선거와 지방선거에서 민주당이 일정부분 지지기반을 확보할수 있게 해 주었습니다. 허나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을 그토록 주장했지만 과연 이념적인 면에서 열우당 혹은 통합신당과 무슨 차이가 있는지 그 뚜렷한 차별성을 보여주지 못했고. 바로 그런면에서의 국민설득을 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관념적으로 실패했다는 지적을 하고 있는 것입니다.

근본적으로 대한민국의 지난 60년을 산업화와 민주화를 모두 일구어낸 자랑스러운 승리의 역사로 인식하고 있는 저는 그 공로의 40퍼센트 이상은 분명 민주화 세력에게 있다고 봅니다. 극단적 반공이데올로기를 지닌 사람들중엔 아직도 민주화 운동사 전체를 빨갱이들의 난동쯤으로 생각하는 사람이 적지 않으나, 민주화 세력은 분명 군사정권의 횡포에 맞서 저항했고 우리사회의 민주주의를 한단계씩 업그레이드 시켜나가는데 지대한 공헌을 했습니다. 유감스럽게도 민주투사 출신 대통령인 김영삼, 김대중 모두 임기말에는 지지도가 최하로 추락했고, 무엇보다 서민경제를 살리지 못했다는점에서 박정희 향수가 일어나게 하긴 했지만. 그렇다고 해서 민주화 세력의 민주화 투쟁사 그 자체가 폄하되거나 부정되어서는 안된다고 봅니다.

제가 민주당의 몰락의 가장 큰 요인으로 지적하고자 하는 것은 그런면에서 말로는 ' 50년 정통 민주화 세력 '을 주장하면서 정작 그 민주화 운동이 지키고 이어가고자 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지는 제대로 역설하지 못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이념적인 면에선 열우당-통합신당과 그리 큰 차이가 없는데, 대체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을 주장할수 있는 어떤 이념과 정책적 차별성을 보여주었나 그 의문을 제기하고자 하는 것입니다.

단순히 50년간의 정당사 흐름을 보면서 민주화 세력 정통론을 주장할수도 있겠지만, 그런식으로 따지다보면 결국 87년의 YS-DJ 분열때로 이야기가 돌아가게 되기 때문에 그 부분은 생략하겠습니다. 지금 제가 그걸 따지자고 이런 글을 쓰는 것은 아니니까요. 다만 한가지 분명한건 이제 민주화 세력은 민주당에도 한나라당에도 혹은 통합신당에도 심지어 이회창 진영에까지 널리 산재되어 있다는 점입니다. 3당합당에 대한 평가여부와는 별개로 그것은 분명한 사실 아닙니까 ? 물론 뉴라이트나 북한인권운동을 하난 인사들 중에도 80년대엔 전두환 군사정권에 맞서 가열차게 투쟁했던 사람들 수두룩합니다.

따라서 민주당이 이제 진정 살고자 한다면 구호로만의 ' 50년 민주화세력의 정통성 '이 아닌 그 민주화 세력이 지난시절 일구고 지켜가고자 했던 가치가 무엇이었는가에 대한 대 국민 설득이 필요합니다. 국민의 50퍼센트 가까이가 이명박 후보를 선택한 것은 결국 이념의 시대가 가고 실용의 시대가 왔다는 것을 의미하지만, 아어리니컬하게도 지금 오히려 민주당에 절실히 필요한 것은 이념적 무장입니다. 과연 민주화 운동이 이 땅에서 이루고 일구고자 했던 가치는 무엇이었는지 그것을 설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그리고 왜 그 가치를 지켜나가고 있는 정파가 오직 민주당 뿐인지를 납득시킬수도 있어야겠죠 ? 그걸 해내지 못한다면 민주당의 50년 정통 민주화세력 주장은 공허한 메아리로밖에 와닿지 않을 것입니다.

무엇보다 아직은 좌우 갈등의 골이 깊은 우리사회에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손을 잡고 새로운 화합의 열매를 맺게 할 수 있는 그 방안을 제시할수 있어야 합니다. 하지만 이런 원론적인 이야기는 누구나 할 수 있겠죠 ?

일단 두가지 정도의 구체적 내용을 제시해볼까 합니다. 그것은 민주화 세력의 재통합을 민주당이 주도해 이루어 나가는 것입니다. 한나라당에도 통합신당에도 심지어 이회창 진영에까지 존재하는 어제의 민주투사 동지들이 다시 손을 맞잡고 하나될수 있는 그런 제안을 해본다면 어떨까요 ? 물론 그 화해가 말처럼 쉽게 되지는 않을것입니다. 또한 정치가 현실일진데 이미 큰 세력에 몸담고 있는 사람들이 언제 스러질지도 모르는 꼬마정당과 손을 잡을 가능성도 극히 적을것이고요. 그러나 한가지 분명한 것은 민주화 세력의 가치는 군사정권 시절 반독재 민주화 투쟁을 해본 사람만이 역설할수 있다는 점입니다. 따라서 그들이 다시 만나 머리를 맞대고 이야기 하다보면 새로운 화합의 방안이 모색될수 있지 않을까 하는 점에서 드리는 말씀입니다.

두 번째로는 앞서 제가 잠시 언급한 이른바 ' 이념의 세대교체론 '의 연장선상에서 드리는 제안입니다만, 뉴라이트가 ' 세계화, 선진화 '를 기치로 내걸었고 그 뉴라이트가 이번 대선에서 이명박 후보를 지지했습니다. 따라서 민주당은 그에 대한 대립각으로 민족주의 담론을 내세워보는게 어떨까 그 고민을 한번 해 보아달라는 주문을 하고 싶습니다.

민족주의 하면 여러 가지 생각이 들긴 하겠지만, 우선 80년대 운동권이나 지금의 민노당내 NL 계열을 중심으로 이루어지고 있는 ' 우리민족끼리 ' 같은 통일담론이 바로 생각나지 않을까 싶습니다. 허나 제가 말하는 민족주의는 이념의 세대교체기를 맞아 기왕의 우리사회 이념분화 구도가 세계화 : 민족주의로 변화되고 있는 시기에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민족주의 이념은 어떤게 좋을까 고민을 해 보아달라는 것입니다. 외람되게나마 제가 빅뉴스 게시판에 연초에 올렸던 ' 우리사회 민족주의의 현주소 '란 9편에 걸쳐 썼던 글이나 좌우를 뛰어넘는 민족주의를 주장하시는 김기백님 같은분들의 민족주의 같은 주장들도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민족주의 담론을 연구하는데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합니다. 앞서도 말씀드렸듯이 진정 민주당이 민주화 세력의 정통성을 이어가며 기사회생 하기 위해선 새로운 시대에 걸맞는 새로운 가치관으로의 재무장이 필요하다는 생각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우리사회의 좌우갈등 구도는 현존합니다. 하지만 이제 진정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손을 잡고 새로운 시대 대한민국의 미래비전을 제시할 그런 가치관과 이념을 창조해야 할 시기입니다. 대한민국 지난 60년의 현대사를 위대한 승리의 역사로 인식하고 있는 이 부족한 사람은 그런 의미에서 산업화 세력과 민주화 세력이 현대사에 미친 공로를 55:45 정도로 평가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설사 민주당이 정말 다음 총선에서 스러진다 할지라도 민주화세력이 지켜나가고자 했던 가치만은 존중되어야 하기에 이와같은 편지를 쓰게 되었습니다.

만약 민주화 세력의 가치를 폄하하는 사람이나 세력이 있다면 이제부턴 제가 앞장서서 돌을 던지겠습니다. 지난 7년간은 친북좌파를 소탕하기 위해 보낸 시간이었다면, 지금부터는 극단적 반공이데올로기를 지닌 사람과 세력을 박물관 한 구석진곳에 모셔다 놓는데 앞장서려 합니다. 가령 예를들어 여전히 5.18 광주항쟁을 빨갱이의 집단난동쯤으로 폄하하거나 주장하는 그런 사람이나 세력이 있다면 이제 제가 앞장서서 그들을 비판하고 비난하겠습니다. 설사 민주당이 사라진다 할지라도 민주화 세력의 가치만큼은 존중되어야 하기에 드리는 말씀입니다.

행여 저의 부족한 글이 오히려 민주당 지지자분들의 심기를 더 불편하게 해 드렸다면 진심으로 사죄드리겠습니다. 우리사회의 뿌리깊은 좌우갈등이 극복되고 어떻게든 우리사회가 화합해서 새로운 미래로 나아가길 바랬던 한 부족한 사람의 두서없는 글이었습니다.

감사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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