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내 친박(親朴.친 박근혜)계의 곽성문 의원이 이회창 무소속 후보에게 '올인'했다. 이명박 한나라당 대선후보 대신 이회창 후보를 선택한 것이다. 이회창 후보에게 자신의 정치적 미래를 건 것으로 이회창 후보의 '매력'이 만만치 않음을 반증하는 것이다.
곽성문 의원은 29일 오후 2시에 기자회견을 열고 한나라당 탈당을 선언, 이회창 후보 캠프에 합류한다. 곽 의원은 현재 "이명박 후보가 대통령이 되서는 안되며, 이회창 후보가 보수세력의 대안이라고 판단한다"고 이번 결단의 배경을 설명하고 있다.
곽 의원은 이날 박근혜 전 대표의 모친인 고 육영수 여사의 탄생행사 참석차 충북 옥천을 찾아 박 전대표를 현지에서 만나 최종 결정을 할 예정이다. 하지만 곽 의원이 이번 결정을 번복할 가능성은 희박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 의원이 박 전 대표를 만나 마음을 바꿀 경우 박 전 대표 측이 '쇼를 한다'는 비난을 피하기 어렵기 때문이다.
박 전 대표 측은 이날 곽 의원의 탈당을 개인적인 탈당으로 국한하는 분위기다. 곽 의원의 탈당이 박 전 대표 측 전체의 분위기가 아니라는 것이다. 이날 박 전 대표 측에선 추가 탈당은 없을 것으로 전망이 흘러나왔다.
하지만 곽 의원의 탈당이 친박 의원들로 하여금 이회창 후보에 대해 관심을 돌리게 할 가능성은 매우 크다. 이회창 후보가 가능성이 있다면 BBK 주가조작 사건 등과 관련한 의혹의 한가운데 있는 이명박 후보 보다는 이왕이면 이회창 후보를 미는 게 정치적으로 이익이라는 생각이 들 게 마련이다.
이회창 후보측 유석춘 정무특보는 이날 "곽성문 의원의 탈당은 한나라당이 전체적으로 이회창 후보를 지지하는 방향으로 옮겨오는 첫 단추가 끼워지고 있는 것으로 굉장히 큰 상징"이라고 주장했다.
한나라당 참정치운동본부장을 역임한 유 특보는 이날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백운기입니다'에 출연해 이 같이 말하면서 "BBK 사건을 둘러싼 이명박 후보의 신뢰성, 불안함 등이 클리어되지 않고 더 강화될 것이라고 본다. 의원들이든 원외에 계신 분들이든 자연스럽게 이회창 후보쪽으로 더 넘어와서 역전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기대했다.
유 특보는 이날 오전 MBC 라디오 '손석희의 시선집중'과의 인터뷰에서도 "사람들이 조금씩 이명박 후보의 해명하는 말들이 바뀌니까 의심스럽다고 한다"며 이명박 후보의 정직성, 신뢰성을 문제 삼았다.
이날 한 정치분석가는 "곽 의원의 탈당을 친박 의원의 탈당으로 보는 것은 너무 국한된 관점"이라면서 "곽 의원의 탈당은 내년 총선에서 '금배지'와 연결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국회의원들은 내년 총선을 위해 전략적으로 행동할 수밖에 없고 곽 의원의 탈당고 같은 맥락"이라고 강조했다.
또다른 정치분석가는 "아직 어느누구도 이명박 후보 '대세론'을 말하는 사람이 없다. 지난 한나라당 경선 당시에도 여론조사 등에서 이명박 후보가 박 전 대표를 앞섰지만 막상 뚜껑을 열어보니 완전히 결과가 달랐다"면서 "이명박 후보와 이회창 후보의 대결도 그런 식으로 갈 수 있다"고 전망했다.
그는 "곽 의원의 탈당은 단순히 한나라당 친박 의원의 탈당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다른 정파들이 이회창 후보 캠프에 합류하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결국, 곽성문 의원의 탈당은 친박 의원의 탈당 차원이 아니라 이회창 후보의 정치적 힘이 강화되고 있음을 보여준다는 지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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