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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근혜의 손길을 기다리는 보수 후보들"

불안한 1위 후보 李...보수적자 자청 후보 昌, 朴의 선택 기다려


25일,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오는 12월 19일 치러질 대통령 선거에 출마할 한나라당 후보로 중앙선관위에 정식 등록했다. 그리고 이날 한나라당 클린정치위원장인 홍준표 의원은 현재 이명박 후보가 연루의혹을 받고 있는 BBK 주가조작 사건을 김경준 단독 사기사건이라고 일방적으로 주장하며 종결선언했다. 이는 계속 터져나오는 의혹을 변명하면서 해명이 되기는 커녕 의혹만 더 커지고 있으므로 이 사건에서 차라리 발를 빼는 것이 더 타격이 적을 것이라는 판단 때문으로 보인다.

하지만 이명박 후보가 대선후보로 등록한 직후 이 후보는 또다시 부동산에 얽힌 의혹이 터져 나오며 한나라당만이 아니라 지지자들까지 당혹케 했다. 즉 지난 6월 당내 경선 당시 자신이 소유한 부동산 가액을 일부 누락(22억여원)했다고 스스로 밝힌 것이다.

이명박 후보는 이날 353억8030만원의 재산, 총 12억1342만원의 납세액을 신고했다. 이는 경선 당시 당 선관위에 신고한 331억 원보다 5개월여 만에 22억여 원이 늘어난 것이다. 이에 대해 나경원 대변인은 “부부 공동명의인 강남구 논현동 주택을 신고하면서 주택과 대지부분을 합쳐 신고해야 하는데, 후보의 대지 분을 사무착오로 누락해 22억 원이 증가했다”고 해명했다. 그런데 이 해명이 더욱 논란을 부채질하면서 이 후보의 재산 위장만 더 불거지게 만들었다.

이 후보 재산은 논현동 토지(11억5000여만원), 논현동 주택(51억2000여만원), 서초동 영포빌딩(118억8000여만원), 서초동 상가(90억4000여만원), 양재동 영일빌딩(68억9000여만원) 등 대부분 토지·건물 등 부동산이었다. 그리고 특히 LKe뱅크 출자지분 30억원도 신고 대상에 올라 눈길을 끌었다.

하지만 지난 한나라당 경선 후보 등록 시에 신고했던 자택 가격이 무려 22억이나 차이가 난 것에 대한 신당 측의 맹공은 매서웠다. 대통합민주신당 김현미 대변인은 이날 국회에서 브리핑을 통해 이 같은 사실을 지적하면서 "당원과 국민을 속인 위장등록"이라고 비판했다.

김 대변인은 즉 "당내 경선이기 때문에 선거법 적용을 안 받는다고 하지만 엄밀히 말해 이는 재산 축소신고"라며 "50억 원 넘는 집에 살고 있다는 국민들의 눈총을 피하기 위한 위장 술수"라고 덧붙였다. 그리고 또 다른 한 관계자는 이를 "자녀들을 위해서는 위장전입과 위장취업, 자신을 위해서는 위장강의와 위장등록 등을 아무런 죄의식 없이 하는 ‘위장후보’"라는 말로 비난했다.

외부 사정만 이처럼 나쁜 것이 아니다. 비록 현재 지지율에서 큰 차이를 보이고 있기는 하지만 무소속 이회창 후보 쪽으로 급격하게 쏠리는 보수 진영의 낌새도 이 후보와 한나라당에게는 매우 불리하게 작용하고 있다. 25일 하루만 해도 한나라당 경선관리위원을 지낸 유석춘 연세대 교수와 전원책 변호사 등이 이회창 후보 지지를 선언하며 이회창 후보 캠프에 가담했다.

또 보수 원조라고 자타가 인정하는 조갑제 전 월간조선 대표가 연일 이 후보를 향해 맹공을 퍼붓고 있으며 한나라당 김용갑 의원, 이동복 전 의원, 이장춘 전 대사 등이 이 후보를 배척하는 등 보수진영은 지금 급격한 세력재편을 보여주고 있다. 그리고 급기야 지난 경선 시에 박근혜 캠프의 핵심 맴버들로 구성된 ‘파랑새단’ 1,500여 명이 한나라당을 탈당하고 이회창 지지를 선언했다.

이 상황에서 검찰의 BBK 수사 결과가 이 후보에게 조금이라도 불리한 내용으로 발표되면 보수층은 더욱 큰 동요를 보이며 이회창으로 쏠림현상이 가속화 될 것이다. 또 이렇게 되면 한나라당은 내부분열로 무너질 수도 있으며 각종 대형 악재에도 불구하고 여론 지지도 하나로 버티는 이 후보의 대세론은 완벽하게 무너질 것이다. 그리고 이는 25일 발표된 각종 언론의 여론조사 결과로도 나타났다.

이날 발표된 각 여론조사 결과에서 이명박 후보의 지지도는 40%의 벽이 완전히 깨졌으며 35~39%대를 나타냈다. 하지만 지금까지 이 후보의 굳건한 지지기반이었던 수도권, 20~30대 연령층, 화이트칼라계층 등에서 평균 6~8%가 하락한 것이 눈에 뛰었다. 그럼에도 이 후보가 이 정도 지지율을 유지하고 있는 것은 대구경북 지방을 비롯한 영남지방에서 평균 6%이상 상승한 결과임을 보여줬다.

이는 선거일이 다가올수록 영남지방은 한나라당 후보인 이명박 후보 쪽으로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음을 나타낸 것이다. 그리고 이는 박근혜 전 대표의 ‘이회창 출마 정도 아니다’란 발언 이후 그 쏠림현상이 두드러졌다. 이는 또 박 전 대표의 말대로 영남지방 유권자들은 '한나라당으로의 정권교체'를 원하고 있으므로 '한나라당 후보 이명박'으로 쏠림현상이 급하게 이뤄지고 있음도 알 수 있다.

따라서 영남지방의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란 박근혜라는 버팀목이 무너지면 급격하게 빠질 수 있음도 의미한다. 그리고 이는 영남지방만이 아니라 수도권의 영남표, 또 전국의 박정희 향수에 의한 박근혜 지지표까지 일거에 빠질 수 있음도 의미한다. 비록 이명박 후보가 현재까지 지지율 1위를 질주하고 있으나 이처럼 모든 상황은 이 후보에게 유리하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표들이 말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지금 시점에 이명박 후보는 박근혜 전 대표의 힘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그리고 또 반대로 무소속 이회창 후보도 마찬가지다. 하지만 박근혜 전 대표는 상황이 이처럼 복잡하게 꼬이고 있음에도 좀체 움직일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 아니 반대로 그의 고민은 더 깊어지는 모양새다.

24일 박 전 대표 측 의원들은 이규택 의원의 딸 결혼식 축하 자리에 모였다고 한다. 그리고 자연스럽게 최근 정치상황과 관련한 의견을 교환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박 전 대표도 이 결혼식장에 얼굴을 비추었으나 정치 현안에 대한 언급은 없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는 ‘이면계약서’ 공개, 도장 진위 논란 등 이 후보에 대한 BBK 의혹이 갈수록 증폭되고 있는 상황에서 이 후보 대통령 만들기에 박 전 대표가 전면에 나설 수 없다는 뜻을 간접적으로 알려준 뒤 깊게 고민하고 있음도 나타낸 것이다. 이에 대해 한 측근은 “마지막 고민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한나라당과 이 후보 측에서는 선거운동 시작일인 27일 첫 유세 때 박 전 대표와 이 후보 두 사람이 함께 서는 모습을 연출하기 위해 박 전 대표의 참석을 최근 여러 경로로 요청했다고 한다.

그런데 박 전 대표 측은 이에 확답을 주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그리고 박 전 대표와 가까운 또 다른 측근은 지원유세 여부에 대해 “현재 계획된 것은 없다”면서 “박 전 대표가 27일부터 하는 것은 어려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최근의 상황 전개가 그로 하여금 대선 국면에서 이 후보 지원 활동에 나설 수 없도록 만들고 있으며 따라서 “지금은 할 수 없는 상황”이라는 것이다.

심지어 어떤 한나라당 의원은 “당내는 지금 친박 뿐만 아니라 중립, 심지어 친이 위원장들 사이에서도 최근 BBK 관련한 의혹이 다시 나오고, 이 후보 측의 거짓말 논란도 불거지면서 ‘이렇게 해서 어떻게 선거를 하나. 위원장들을 사기꾼으로 만드는 것이냐. 유세차를 타고 앞으로 어떻게 돌아다니느냐’는 등 말이 많다”고 전했다. 이 상황에서 박근혜 전 대표가 이 후보 지지유세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하지만 검찰의 BBK 수사결과 발표는 김경준의 구속만기일인 다음달 5일에는 어떤 식으로든 나올 것이다. 그리고 검찰의 수사결과 발표 내용에 이 후보 의혹이 조금이라도 사실로 드러날 경우 박 전 대표로서는 끝내 이 후보 지원유세를 하지 않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결국 박 전 대표는 이때를 기점으로 자신의 거취를 분명히 하면서 특정 후보의 대통령 만들기에 나설 것으로 보는 쪽이 더 많다. 그리고 만약 여기서 박 전 대표가 이명박, 이회창 후보 중 한쪽 손을 들어줄 경우 대선 판은 급격하게 그 후보 쪽으로 쏠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따라서 이번 대통령 당선의 키는 영남의 확고한 지분을 갖고 있는 박 전 대표가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 것이다. 과연 박근혜 전 대표는 어떤 선택을 할 것인가? 열흘 남짓 남은 그의 선택이 매우 궁금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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