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홍준표 의원이 박근혜 후보 쪽으로 기울었는가?"
30일 한나라당 대통령 경선후보 인천 합동연설회장에서 홍 후보가 던진 발언들과 관련한 정치권 일각의 반응이다.
홍 후보는 이날 연설 서두에서 이명박 후보의 필승론과 박근혜 후보의 필패론을 싸잡아 비판했다. 그러나 그 강도면에선 큰 차이가 있었다는 지적이다.
홍 후보는 먼저 "(박 후보의) 30년전 어렸을 적 일이 국정운영에 장애가 된다고 지금 (이 후보측이) 비방한다"면서 "그러면 왜 지난 탄핵사태 때는 그 사람(박 후보)에게 전부 매달렸는가. 유신 때문에 안된다고 했어야지"라고 이 후보측을 질타했다.
홍 후보는 곧이어 "(탄핵사태 직후 총선 때는) 자기 지역에 와서 도와달라고 했는데 이제는 아침마다 (공격 논평) 내는 나쁜놈들이 있다"고 원색적으로 비난했다.
홍 후보는 물론 박 후보측을 겨냥해서도 "확정되지도 않은 부동산 가지고 필패론을 제기한다. 왜 자기 것도 아닌데 사돈 8촌의 재산까지 거론하는가. 돈 많은 게 비난 대상이면 서울시장 때 해야지 왜 이제와서 우리끼리 내부에서 그러는가"하고 나무랐다.
하지만 이 후보측을 향해서 던진 '나쁜놈'과 같은 수위의 단어는 사용하지 않았다. 그저 '당 내부에서 후보들끼리 싸우면 안된다'는 원론적인 지적에 그치는 느낌이다.
홍 후보는 또 "지난 1997년과 2002년 선거에서 60% 지지대의 후보로도 졌다"고 강조하면서 "나는 정치공작할 것도 없고 할 대상도 안된다. 내가 나가면 천하무적이다. 그런데 왜 줄을 서는가. 윤건영 의원 부끄럽지 않는가"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겉으론 홍 후보가 자신의 '비교우위'를 주장한 것이지만 '60% 대의 지지율로도 실패했다'는 지적을 음미할 때 이는 박 후보측이 주장하는 '필패론'에 더 근접한 모양새다. 또 홍 후보가 이 후보측의 정책본부장인 윤건영 의원을 직접 거명한 점도 눈에 띄는 부분이다.
홍 후보는 이날 지난날 자신의 당에 대한 헌신을 내세우면서 당원들이 이를 인정해주지 않는 점에 대해 섭섭함을 표출하기도 했다.
그는 "총풍.안풍.병풍 때 주저없이 앞장섰으며 DJ 저격수도 했다. 2004년 대선자금 수사 때 앞장서서 싸웠고 미행을 당하기도 했다"며 "(하지만) 오늘 아침 언론을 보니 당원 지지율이 1% 내외로 나왔다 . 한나라당을 위해 12년 노력한게 이것밖에 안되는가"하고 흥분했다.
홍 후보는 아울러 "내가 공천을 준 사람이 32명이다. 32명 국회의원 만들어 줬는데 이게 뭐냐"고 따지면서 "박근혜 후보가 당을 구한 것은 맞는 말이다. 하지만 그 전에는 홍준표가 했다"고 역설했다.
홍 후보의 이 발언을 가만히 살펴보면 박 후보가 자신의 대표 시절 40:0이라는 선거 승리 신화를 만들었음에도 이를 당원들이 잘 기억못하는 데 대해 아쉬움을 느끼는 것과 비슷한 맥락으로 다가온다.
특히 홍 후보가 박 후보와 자신이 당을 구한 장본인이라고 하나로 묶은 대목에선 마치 이명박 후보에 맞서는 공동전선을 형성한 듯한 느낌마저 준다.
이날 홍 후보는 연설 말미에 "(이번 경선의) 흥행사가 되라면 그렇게 하겠다. 다음에 (대통령) 하라고 하면 그대로 따르겠다"고 말했다.
무엇보다 당의 공식 연설회에서 자칫 경선을 포기할 수 있는 것으로 비쳐질 수 있는 이런 발언을 홍 후보가 왜 했는지 사뭇 궁금해진다.
출처: 네이션코리아, http://nakorea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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