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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당 추락 위기, 박근혜의 결단이 필요하다

클릭.서민 정당 위해서라면 후보사퇴와 정계은퇴 불사해야


이명박 지지율 하락에도 한나라당 지지율은 변동없어

이명박 캠프는 "국정원 TF팀이 이명박 뒷조사를 했다"며 국회의 국정조사와 노대통령의 사과를 요구하고 나섰다. 가뜩이나 주가조작과 부동산투기로 여론의 궁지에 몰려있는 상황에서 마치 오아시스를 만난 것처럼 들떠있는 모습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들은 청와대와 범여권이 국정원을 앞세워 정치공작을 벌이고 있다며 한나라당에 대해서도 ▲국정원장 및 국정원 관계자에 대한 법적조치 ▲국정원과 청와대의 배후설 진상규명 ▲15일 긴급 최고위원회의, 16일 긴급 의원총회 소집 및 관련 상임위원회 개최 ▲당 '공작정치저지범국민투쟁위원회' 산하에 '국정원의 이명박 음해 규명을 위한 특별조사팀' 구성 등 4개항을 요구하고 나섰다.

기본적으로 '정치공작'이 먹히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조건이 성립되어야 한다. 첫째, 정치공작을 감행할 만큼의 압도적인 힘을 정권이 갖고 있어야 하고, 둘째, 위험요인을 감수하면서 정치공작을 할 만큼 그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확신이 있어야 한다. 그러나, 이명박이 한나라당 전면에 등장하기까지 '정치공작'의 가능성은 원천적으로 봉쇄되어 있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盧 재신임 국민투표, 탄핵정국 조성을 통한 여론왜곡, '대연정' 제의 등 그 규모와 레벨에 있어서 이번과는 비교할 수 없을 만큼 강력했던 '정치공작'들에 대해 한나라당은 그 어떠한 동요도 없이 지지율 50% 이상을 기록해왔다. 뿐만 아니라 각족 재보선에서 '불패 신화'를 이어가며 열린우리당을 해체 위기로까지 몰아넣었다.

더욱 흥미로운 것은 이명박 지지율이 50%에서 33%까지 수직 하락하는 동안 한나라당 지지율에는 전혀 변함이 없다는 사실이다. 통상적으로, '정치공작'을 자행하는 목적은 적을 무너뜨리고 자신들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서다. 그렇다면 그들의 목적은 당연히 '이명박 죽이기'가 아닌 '한나라당 죽이기'가 되어야 마땅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나라당 지지율은 이명박 추락과 상관없이 그야말로 미동도 하지 않고 있다. 만일 한나라당 지지율이 앞으로도 계속해서 50%대 고공행진을 계속할 경우 혹 이명박이 낙마한다고 하더라도 한나라당은 박근혜를 통해 정권교체를 무난하게 이룩할 수 있게 된다. 과연 '정치공작'의 목표가 '이명박 대통령'을 저지하고 '박근혜 대통령'을 맞이하는 것일 수 있는 것일까?

그렇다면 이명박 지지율이 계속 추락하고 있음에도 왜 한나라당 지지율은 전혀 움직이지 않는 것일까? 그것은 이번 '검증' 파동을 한나라당이 어떻게 수습할 것인지에 대해 지켜보겠다는 것을 의미한다. 다시말해 이명박과 함께 '차떼기+땅떼기+주식떼기' 오명을 뒤집어쓴 채로 또다시 대선에 패배하여 당 해체수순을 밟아나갈 것인지, 아니면 이명박이라는 암세포를 과감히 도려냄으로써 '클린 정당'으로 다시 태어날 것인지를 지켜보고 있다고 생각하면 된다.

지금 이명박과 강재섭은 '검증론'을 부르짖는 사람들과 박빠들을 전혀 구별하지 못하고 있다. 물론, 표면적으로는 박빠들이 '검증론'에 최전방에 서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것이 갖는 명분과 도덕성은 박근혜라는 정치인을 뛰어넘는 거대한 가치를 갖고 있다. 열린우리당이 몰락할 수 밖에 없었던 이유도 바로 이 명분과 도덕성의 가치에 대해 전혀 의미를 부여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이와 똑같은 전철을 지금 한나라당이 밟아가려고 하고 있다. 국민들은 한나라당을 향해 '클린 정당'과 '서민 정당'을 요구하고 있는데 강재섭과 이명박 머리 속에는 온통 '이명박이냐, 박근혜냐'의 대립구도만 자리잡고 있다. 그러다보니 이명박에게 불리한 것은 무조건 박근혜에게 유리한 것이고, 박근혜에게 불리한 것은 무조건 이명박에게 유리한 것이라는 형태로 모든 문제가 단순화되고 왜곡된다.

열린우리당의 멸망 이유는 명분없는 패싸움

열린우리당의 몰락을 두고 여러가지 평가와 분석이 엇갈리고 있지만 필자는 '실용-개혁 논쟁'이 결정적 요인으로 보고 있다. 국민 입장에서 볼 때 실용이 되었건 개혁이 되었건 그 궁극적 목표는 '깨끗하고 정의로운 사회'와 '서민이 잘 사는 사회'가 되어야 하는데 이들은 그것을 인식하지 못했다. 그러다보니 '실용'이 아닌 사람은 모두 다 '탈레반'으로 낙인을 찍었고, '개혁'이 아닌 사람은 모두 다 '친기득권'으로 낙인을 찍어버렸다. 그러다보니 정당개혁과 민생정치가 실종된 가운데 패싸움으로 시간을 보내게 되고, 그런 가운데 재보선에서 거듭 패배하자 스스로 패배주의에 함몰되어 몰락의 길을 걸을 수 밖에 없게 된 것이다. 이들이 '실용 VS 개혁' 대결구도에서 벗어나 '클린정당'과 '서민정당'으로 큰 합의를 이루어낼 수 있었다면 아마도 2007년 대선정국은 전혀 다른 그림이 될 수 있었을지도 모른다.

그렇다면 왜 이명박 지지율이 15% 이상 추락하는 동안 박근혜 지지율은 도리어 오르고 있는 것일까? 이것은 국민들 중 적지않은 수가 '천막당사'와 '붕대투혼'을 기억하고 있기 때문이다. '천막당사'는 '클린정당'으로 거듭나려는 한나라당의 의지를 상징하는 것이고, '붕대투혼'은 민생 속으로 들어가겠다는 '서민정당'으로 전환하겠다는 한나라당의 이미지 변화를 상징하는 것이다. 그런 인물이 지금 '검증론'을 주장하고 있기 때문에 유권자들이 명분과 도덕성에 대해 일정부분 공감하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다시 말해 박근혜의 '클린 정당' & '서민 정당' 노선과 이명박의 '차떼기+땅떼기+주식떼기 정당' & '부자 정당' 노선의 대결구도에 있어서 누가 최종적으로 승리할 것인지에 대해 손에 땀을 쥐고 관전하고 있으며, 그 결론이 날 때까지는 한나라당을 버리지 않겠다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지금 이명박측이 벌이고 있는 행보는 '클린 정당' & '서민 정당' 노선을 폐기하고 '차떼기+땅떼기+주식떼기 정당' & '부자 정당' 쪽으로 당의 무게중심을 옮기라고 협박하고 있는 것과 마찬가지 형국이다. 부당하고 불법적인 방법으로 부동산투기를 하고, 재산을 차명으로 은닉하고, 외국계 유령회사까지 동원하여 주가조작하는 것보다 그러한 방법으로 부정한 富를 축적한 부자들의 명예와 프라이버시를 보호해주는 쪽으로 당의 노선을 분명하게 천명하라는 것이다. 이와같은 상황에서 강재섭이 이명박 편을 둘어줄 경우 이는 반칙과 심판매수를 일삼는 선수가 매 라운드 다운을 당하면서도 보다 높은 점수 판정을 받는 것과 같은 형국이다. 그러한 상황에서 인내심을 갖고 끝까지 경기 판정 결과를 지켜볼 관객들은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그 기로에 지금 한나라당이 놓여있는 것이다.

열린우리당도 한 때는 대단히 잘 나가던 정당이다. 대한민국 역사상 여야 맞대결 구도에서 정권 재창출에 성공한 사례는 2002년 대통령선거가 유일하다. 뿐만 아니라 대통령선거와 총선에서 동시에 승리하여 명실상부한 과반수 집권여당이 된 것도 19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유일한 기록이다. 그런 그들이 몰락의 길을 걸을 것이라는 것을 2004년 총선 승리 당시만 하더라도 아무도 예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박근혜를 새 대표로 맞이한 한나라당이 끊임없이 '클린 정당'과 '서민 정당'을 외치며 민생 속으로 파고들어가는 상황에서 열린우리당은 '실용 VS 개혁' 헤게모니 싸움으로 이전투구를 벌이기 바빴다. 바로 그 결과가 한나라당 지지율 50%이고, 한나라당 대선후보 합산 지지율 60%이다. 그러나, 한나라당이 국민의 눈에 그것이 어떻게 비취든 개의치않고 '기득권옹호'와 '권력장악'을 향해 '올인'할 경우 국민들은 열린우리당을 버렸듯이 한나라당을 버릴 수 있다. 믿기지 않는다면 진짜 한번 해봐라...

지금 범여권 후보들이 난립하고 있다. 15명이라는 이야기도 있고 25명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이들이 '빅 2' 혹은 '빅 3'에 들어가기 위해 치열한 경합을 벌이면서 '클린 정치'와 '서민 정치'를 상징하는 수많은 정책들이 쏟아져나오게 될 것이다. 뿐만 아니라 도덕성과 개혁성에 대해서도 지금 한나라당 '검증론'과는 비교가 안될 만큼 철저하고 가혹한 검증작업이 이루어질 수 밖에 없는 상황이다. 어차피 정권재창출 가능성이 '제로'라고 생각하고 배수진을 친 사람들에게 두려울 것이 무엇이 있겠는가? 그런 과정을 거쳐서 범여권 1위로 등장하는 후보들에게 과연 '검증론'을 빗겨간 한나라당 후보가 경쟁력과 명분을 가질 수 있을까? 이것은 초딩 수준의 상식만 있어도 전혀 어렵지 않은 분석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명박과 당 지도부는 '검증'을 빗겨갈 궁리에만 몰두하고 있다.

박근혜, 후보사퇴 및 정계은퇴까지 고려해야

어떤 측면에서는 범여권의 한나라당을 향한 일성이 더욱 뼈아프게 느껴진다. "노대통령 지지율 20%, 열린우리당 지지율 10%인 상황에서 공작정치가 가능하다면 정당 지지율 50%, 대권후보 지지율 60%인 한나라당이 정권을 잡았을 때에는 과연 어떠한 일이 벌어지겠는가"라는 것에 대해 상당수 국민들은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결국, '공작정치'를 주장하면 주장할수록 그 타겟은 청와대나 열린우리당이 아닌 한나라당과 대선후보를 향해 날아오게 될 것이라는 점을 왜 모르는가? 그토록 허망하게 '공작정치'에 놀아날 국민도 아니지만 수많은 재보선 참패 치욕을 통해 민심의 무서움을 뼈에 사묻히도록 느꼈을 청와대와 열린우리당이 그토록 무모한 짓을 감행할 수 있을까? '정치공작'이라는 단어를 입에 담으면 담을수록 그 사람에게서 '정치공작'의 냄새가 난다는 것을 왜 모르는가?

박근혜 입장에서도 이제 결단의 시간이 다가오고 있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클린 정당'과 '서민 정당' 노선을 부정당한 상태에서 계속해서 경선까지 간다는 것은 지지자들과 양심세력들에 대한 배신행위가 될 수 있다. 만일 강재섭과 이명박이 끝내 '검증'을 외면하고 파렴치한 기득권 지키기와 대세몰이 쪽으로 한나라당을 끌고간다면 박근혜는 차라리 '후보사퇴' 및 '정계은퇴' 카드를 내놓아야 한다. 자신의 정치적 입지보다는 늘 국가와 한나라당을 먼저 생각해온 박근혜 입장에서 볼 때에 당이 몰락의 길을 걷고, 이로 인해 국가도 몰락의 길을 걷는 상황이 벌어진다면 아무런 거리낌없이 자신의 정치생명을 던져야만 할 것이다. 한나라당이 이명박 한명을 지키기 위해 박근혜도 잃고, 대통령선거도 패배하고, 끝내는 당마저 해체되는 비극적 순간을 맞이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P.S. 그나저나 전여옥의 이명박 캠프行은 그야말로 저질 '블랙코미디'다. 그런 인물이 왔다고 춤추며 기뻐하는 무리들도 한심하지만 그런 인물을 '배신자'라며 이를 갈고있는 사람들도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한나라당이 정상적인 정당이라면 전여옥 같은 인물은 당장 윤리위에 회부되어 징계 수순을 밟아야 한다. 물론, 아직 패소가 최종 확정된 것은 아니지만 1심에서 패소했다는 것만으로도 이미 당의 명예와 이미지를 실추시킨 것은 분명하다. 이명박-전여옥 등 당을 인질삼아 진실을 호도하려는 사람들을 향해 메스를 들이대지는 못할 망정 도리어 이들을 감싸면서 '올곧은 소리'를 하는 사람들을 비판한다면 그것이야말로 한나라당 스스로가 거대한 조폭 양아치 집단임을 자인하는 것과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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