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치권에서는 '노명박'과 '킴노박' 등의 합성어가 매우 광범위하게 회자되고 있다. 전자는 노무현-이명박 연대를 뜻하는 것이며, 후자는 김정일-노무현-박근혜 연대를 뜻하는 것이다. 용어 자체에서 공작정치의 냄새가 물씬 풍겨나며, 그 목적 자체가 '네거티브'를 위한 것임을 한 눈에 알 수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들 용어가 확산될 수 있는 이유는 그만큼 2007년 대권구도가 갖는 불확실성이 크기 때문이다. 그리고, 정치권은 각각 아전인수식으로 이러한 불확실성에 편승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킴노박? 노무현-박근혜와 연대할 만큼 김정일이 바보일까?
'킴노박'의 경우에는 그 발상 자체가 대단히 황당한 것이기 때문에 이를 논리적으로 반박해야 한다는 것 자체에 서글픔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김정일이 바보가 아닌 이상 노무현 대통령과 '코드'를 맞출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노무현-김정일 연대가 성립되기 위해서는 두가지 전제를 필요로 한다. 첫째, 김정일과 노무현간 확고한 신뢰채널이 구축되어 있어야 하고, 둘째, 노무현-김정일간 체결된 합의가 지켜질 것이라는 믿음이 있어야 하고, 셋째, 노무현-김정일간 합의에 대해 미국이 딴지를 걸지 않아야 한다. 이 중 하나라도 어긋날 경우 노무현-김정일 연대는 성립될 수 없을 뿐아니라 도리어 김정일 실각의 빌미가 될 수 밖에 없다. 노무현 또한 소수 좌파세력을 제외하고 이에 대한 지지를 받기 어렵기 때문에 조금이라도 합의가 지켜지지 않는 국면이 조성될 경우 정치적 실각(탄핵 포함)이 불가피하다.
기본적으로, 미국과 중국이 주도하는 국제질서 속에서 노무현-김정일간 합의를 통해 성취할 수 있는 결과물은 대단히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최소한 외교에 있어서는 노무현 대통령보다 한 수 위인 김정일이 막대한 리스크를 안고 제한적인 결과물을 얻는 협상에 나설 가능성은 사실상 제로에 가깝다. 남북정상회담을 통해 극적인 정권 재창출 드라마를 연출할지도 모른다는 상상 또한 한나라당의 '노무현 컴플렉스'라고 밖에는 달리 표현하기 어렵다. 2000년 4월 총선을 몇일 앞두고 발표된 '남북정상회담 합의'로 과연 당시 집권당이었던 국민회의가 총선에서 승리했나? 천만에... 도리어 보수층의 견제심리가 발동되어 패배하는 역설적인 상황이 연출된 바 있다. 한나라당이 그때보다 지금 훨씬 더 막강한 영향력을 갖고있음을 감안할 때 이번에 정상회담을 추진할 경우 그 역풍은 상상을 초월하게 될 것이다.
그렇다면 김대중과 범여권은 왜 틈만 나면 '남북정상회담'을 노래부르고 있는 것일까? 그 이유는 대단히 간단하다. 그것만이 범여권 대통합의 유일한 명분이기 때문이다. 어차피 우파와 좌파가 뒤죽박죽 섞일 수 밖에 없고, 지역적으로도 영남-호남-충청-수도권이 짬뽕이 되는 상황에서 도대체 무엇으로 구심점을 삼을 수 있겠는가? 그것은 바로 한반도평화와 남북통일 밖에는 없다. 그리고, 이와같은 노선이 범여권 대통합의 패러다임이 될 때 비로소 김대중의 정치적 영향력이 극대화된다. 바로 이와같은 이유로 김대중과 범여권은 틈만 나면 '남북정상회담' 유행가를 흥얼거리고 있는 것이다. 그들 역시 이것이 현실적으로 추진되기 어렵다는 것을 너무도 잘 알고 있지만 그것이 이들의 정치적 생존을 담보할 수 있는 유일한 무기이기에 집착할 수 밖에 없는 것이다.
박근혜와의 연대는 그야말로 이명박 캠프의 무책임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 노무현-김정일 간 '코드 맞추기'도 여간 어려운 일이 아닌데 보수색 짙은 박근혜가 어떻게 이들과 연대할 수 있겠는가? 박근혜의 '시멘트 지지층'을 형성하는 두개의 축은 바로 '정통 보수세력'과 '범박사모 세력'이다. 이 중 보수이념과 상관없이 순수한 팬으로 박근혜를 지지하는 사람들의 비율은 20%에도 미치지 못한다. 지금 박근혜 지지율이 20~30%대인데 그 중 20%라면 4~5%에 해당하는데 그 지지율 갖고 과연 박근혜가 어떠한 정치적 그림을 그릴 수 있을까? 어림도 없는 이야기다. 더욱이, 이명박보다 박근혜에 대해 훨씬 더 적대적 스탠스를 갖고 있는 친노 세력들이 박근혜와의 연대를 지지할 가능성도 희박하다.
노명박? 분열주의에 편승한 지도자가 대연합의 중심이 될 수 있을까?
그렇다면 '노명박'의 경우는 어떠할까? 분명 논리적으로나 이미지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 이것이 '킴노박'보다 현실성 있는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이것도 허무맹랑한 상상력에 불과하다. 왜냐하면 이명박이 한나라당 후보가 되기로 마음먹은 순간부터 노무현과의 '윈-윈 시나리오'는 물건너갔기 때문이다.
이명박과 노무현의 '윈-윈 시나리오'를 분석하기 위해서는 먼저 노무현 대통령의 대선 시나리오부터 살펴볼 필요가 있다. 논의를 진행해나가기에 앞서 먼저 전제되어야 할 부분은 바로 노무현의 정치적 스탠스이다. 과연 그는 통합주의자인가? 아니면 분열주의자인가?
기본적으로 정치는 '통합의 예술'이다. '통합'이라는 용광로 속에 이념, 정책, 지역, 세대 등을 명분있게 녹여내는 작업이 바로 정치이다. 정치학에서 내각책임제와 대연합 정치를 21세기 민주정치의 꽃으로 평가하는 것도 그러한 이유에서다. 우리가 '민주주의'를 떠올리면 미국이 먼저 연상되지만 진짜 민주주의의 원조는 프랑스다. 프랑스 시민혁명으로 민주정치 시대가 열렸다는 것을 기억해댜 한다. 전 세계 선진국들 중 대통령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그 수가 매우 적은 반면, 내각책임제를 채택하고 있는 국가는 대단히 많다. 민주정치 모델에 있어서 대통령제보다 내각제가 그만큼 현실성과 역사성이 뛰어나다는 것을 방증한다. 적어도 이 점에 있어서 노무현의 '개헌 철학'은 논리적 오류가 없다.
그러나, 개헌에 있어서의 논리적 완결성과는 판이하게 노무현의 정치행보는 분열주의 그 자체였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노무현이 대중 정치인으로서 처음 강렬하게 각인되었던 사건은 바로 91년 3당 합당 당시의 '이의 있습니다' 항의였다. 그런데 '젊은 피'가 들끓는 청년 입장에서는 멋있는 행동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정치현실에 있어서는 대단히 교조적이고 비타협적이라는 평가를 받을 수 밖에 없다.
한나라당이 군사독재정당이라고 이야기하는 것은 마치 민주당이 미국 남북전쟁의 원흉이고, 영국 보수당이 절대왕정 잔당세력이라고 이야기하는 것과 다름이 없기 때문이다. 시대가 바뀌면 유통기한이 지난 정당들이 몰락할 수 밖에 없고, 그렇게 되면 침몰하는 정당들은 생존을 위한 자구책을 강구할 수 밖에 없게되고 그 과정 속에서 이합집산과 정계개편은 불가피해진다. 그렇게 정당정치는 스스로의 논리에 의해 진화되어 온 것이다. 그 상황에서 몰락하는 정당과 함께 그 정당에 몸담았던 모든 사람들이 죽어야만 한다면 과연 그것이 민주주의라고 할 수 있겠는가?
2003년 민주당 분당 역시 노무현의 분열주의적 스탠스가 만들어낸 필연적 결과에 해당한다. 당시 민주당 분당을 주도했던 세력들은 동교동계와 호남 지역맹주들을 '철밥통'과 '난닝구'로 묘사하면서 이들을 철저하게 구태정치 세력으로 몰아세웠다. 누가 구태이고, 누가 개혁성향인지는 그 정치적 지향점과 구체적 정책으로 평가받아야 마땅한데 이들은 하루라도 빨리 당권을 장악해야 한다는 강박관념 속에 자신의 개혁성향을 부각시키기 위해 상대방에게 '구태정치와 지역분열주의'라는 낙인을 찍는 손쉬운 방법을 선택했다. 그 결과 탄생한 것이 바로 열린우리당이며, 결국 열린우리당은 창당 주도세력의 태생적 분열주의 성향으로 인해 갈등과 분열을 거듭한 끝에 결국 민심으로부터 버림받기에 이르렀다.
그렇다면 과연 이러한 과정을 통해 노무현의 분열주의적 정치성향은 어떻게 바뀌었을까? 대단히 역설적이지만 도리어 더욱 강화되었다고 볼 수 밖에 없다. 현재 범여권의 흐름을 볼 때 노무현은 유시민과 김병준을 통해 '순도 100%'의 영남친노 개혁정당을 꿈꾸고 있다고 보아야 한다. 그렇다면 그 단서는? 범여권 대통합을 추진하는 세력과 청와대-친노세력 간 정치 스케쥴이 일치하지 않는 것에서 상당한 암시를 얻을 수 있다. 현재 통합 추진세력은 8월말까지 신당 창당에 합의해야 한다는 데드라인을 설정해놓고 있다. 그러나, 이것을 반드시 지켜야한다는 의지와 목표의식을 청와대나 친노세력으로부터 찾을 수가 없다. 여전히 대한민국 최대의 권력을 갖고 있는 집단이 통합에 대해 '할테면 하고, 말테면 말아라'는 입장을 견지한다는 것은 상식적으로 납득하기 어렵다.
'노명박' 아닌 '손동태명박'이 맞다...노무현의 목표는 '순도 100%' 노빠정당
노무현의 정치행보는 어떤 면에서는 발해건국의 주역 대조영을 닮았다. 대조영은 검모잠, 안승, 이진충 등을 통해 협력과 배신을 함께 경험하는 가운데 건국의 꿈을 키워나갔다. 노무현 역시 김영삼, 김대중, 한화갑, 정대철 등을 통해 협력과 배신을 함께 경험하면서 대권의 꿈을 키워나갔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두 사람 간에는 근본적인 차이점이 있다. 대조영이 협력과 배신을 통해 '통합론적' 스탠스를 더욱 넓혀간 반면 노무현은 '분열주의적' 성향을 더욱 강화시켜나갔다. 그리고 그러한 차이점은 '컴플렉스를 극복한 사람'과 '컴플렉스에 사로잡힌 사람'이라는 상반된 캐릭터로 인해 필연적으로 생기는 것이다.
그렇다면 한나라당 대통령후보 경선을 지켜보면서 노무현은 어떠한 정치적 계산을 하고 있을까? 대단히 흥미로운 것은 이명박-박근혜 갈등이 분당을 향해 치닫고 있을 때에 맹활약하던 노무현의 입담이 분당 위기가 사실상 소멸된 이후 전무하다 싶을 정도로 사라졌다는 점이다. 정말로 노무현이 특정후보의 승리를 바란다면 후보경선이 가까워지면 가까워질수록 더욱 목소리를 높여야 정상이다. 그런데 어찌된 일인지 요즘은 마치 '꿀먹은 벙어리'처럼 조용하다. 이를 통해 알 수 있는 것은 노무현이 한나라당의 분당을 바랬을 뿐 이명박과 박근혜 그 누구의 승리에 대해서도 관심이 없다는 사실이다.
왜 노무현은 한나라당 분당을 바라는 것일까? 기본적으로 노무현은 '순도 100%' 노빠정당이 영남에 뿌리를 내리는 것을 목표로 삼고 있다. 그런 상황에서 영남 전체에 막강한 영향력을 갖는 한나라당이라는 존재는 반드시 깨져야 할 '공공의 적'이다. 한나라당이 깨지게 되면 결국 '이명박 당'과 '박근혜 당'이 남게 될 것이고, 그렇게되면 필연적으로 TK(박근혜당)와 PK(이명박당)로 지지층이 분열될 수 밖에 없게 된다. 만일 이와같은 한나라당 분당이 현실화된다면 노무현은 PK지역을 중심으로 한 이명박당과 연대함으로써 대권에서 이명박을 밀어주는 대신 총선에서 일정지분을 보장받는 형태로 연합하는 시나리오를 가질 수 있었을 것이다. 그러나, 그 가능성이 희박해졌기에 지금은 이명박 승리도, 이명박 낙마도 별 관심이 없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러울 것이다.
현재의 정치판에서 '이명박 승리'를 바라는 세력은 따로 있다. '손동태'가 바로 그들이다. 노빠들이 손학규-정동영-김근태에서 한글자씩 따서 만든 합성어다. 일부 언론에서는 '손근영'이라고 쓰고 있는데 이는 '국민 여동생' 문근영에 대한 모독이자 배신이다. 기회주의와 보신주의로 물든 이들에게는 '손동태'가 제 격이라고 생각한다. 이들 입장에서 볼 때 '이명박 승리'는 대단히 많은 시나리오가 가능해지는 그야말로 환상적인 결과라고 할 수 있다. 우선 '흠이 많은 후보'라는 점 때문에 본선에서의 승리 가능성을 높일 수 있을 뿐아니라 경선 과정에서 튕겨져나온 박근혜계 세력을 부추겨 이들의 독자 신당화를 이끌어낸 후 '영호남 연대' 카드를 추진하는 전략을 구사할 수 있게 된다. 박근혜의 성향으로 볼 때 패배 후 '백의종군' 할 것이므로 박근혜가 빠진 박근혜계와 연대의 가능성은 그만큼 높아진다.
그러나, 만일 박근혜가 경선에서 승리할 경우 이야기가 매우 복잡해진다. 왜냐하면 박근혜와 달리 이명박은 어떠한 형태로든 대선에 개입하거나 자신이 직접 지분을 요구할 가능성이 높은 만큼 협상을 결코 낙관할 수 없다. 뿐만 아니라 기왕에 한나라당이 박근혜계와 이명박계로 나눠진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 경선 패배후 지지층의 견고함이라는 측면에서 박근혜계와 이명박계는 그 강도가 전혀 다르다. '이명박 승리'시 튕겨져나오는 박근혜계는 이명박계 중심의 한나라당에게 치명적 타격을 줄 수 있을 만큼 막강한 영향력을 갖지만 '박근혜 승리'시 튕겨져나오는 이명박께는 박근혜계 중심의 한나라당에게 그다지 큰 타격을 줄 수 없다는 것을 이들은 이미 꿰뚫어보고 있을 것이다.
범여권의 딜레마...이명박을 어떻게 살려야 하나? 그리고 언제 죽여야 하나?
하지만 범여권도 심각한 딜레마 속에 직면해있다. 경선에서의 이명박 승리를 위해 보이지않게 '이명박 살리기'를 해야 하는데 이명박의 35~40% 지지율이 추락하지 않으면 자신들이 추진중인 범여권 대통합의 밑그립 자체가 그려지지 않는다는데에 심각한 문제가 있다. 한나라당 경선에서 이명박이 승리한다는 것을 전제로 할 때에 최소한 한나라당 경선 직후 15%를 넘는 범여권 후보가 등장해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말처럼 쉽지 않다. 더욱이, 노무현 대통령이 범여권 대통합에 찬성하든 반대하든 그 스탠스를 분명하게 해주어야 대통합 움직임이 탄력을 받을 수 있는데 그러한 기대가 현실화될 가능성도 현재로서는 희박한 상황이다. '김대중-노무현 그랜드 합의'로 세력확산을 꾀하던지 '反노무현' 정서로 지지층 결집을 꾀하던지 둘 중의 하나는 있어야 하는데 그것이 안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벌어지고 있는 열린우리당의 '이명박 폭로전'은 이와같은 범여권의 복잡한 심경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김혁규-박종률-송영길-박영선 등이 일제히 이명박의 부정과 비리를 터뜨리고 나왔지만 몇번의 '쨉'만 있었을 뿐 '카운터 블로우'는 없었다. 한겨레신문과 경향신문이 수집할 수 있는 정보를 이들이 확보 못했을 가능성은 거의 없다. 즉, 결정적인 정보들을 갖고 있음에도 아직까지 이를 활용하지 않고 있다고 보는 것이 자연스럽다. 결국, 이들의 목표는 이명박 지지율을 지금보다 조금 추락시켜 박근혜와 오차범위 내에서 경합시킴으로써 두 사람간 갈등의 골을 더욱 깊게 만드는 가운데 범여권 단일후보가 확보해야 할 15~20%의 지지율 '룸'을 확보하는 것에 있음을 알 수 있다.
그러나, 이들의 바램대로 한나라당 경선 시나리오가 흘러갈 수 있을지도 여전히 미지수다. 왜냐하면 현재의 '땅떼기'와 '검증' 국면이 계속 이어질 경우 끝내 이명박이 중도에 낙마하거나 박근혜가 경선에서 뒤집기 한판승을 거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범여권과 이명박 캠프 측에서는 박근혜가 한나라당 후보로 선출될 경우 '민주 VS 반민주' 구도가 형성되어 도리어 범여권의 승리 가능성이 높아진다고 주장하고 있는데 천만의 말씀이다.
50대 이상 유권자 중 약 70%는 도리어 '박정희 향수'를 갖고 있는 사람들이고, 20대~30대 중반까지의 '포스트 민주화' 세대들은 박정희와 유신독재에 대한 기억 자체가 거의 없다. 그런 상황에서 과연 이들의 희망대로 '민주 VS 반민주' 구도가 현실화될 수 있을까? 30대 후반 ~ 40대 중반이라는 제한적 연령대의 유권자만으로 이와같은 희망사항을 실현한다는 것은 물리적으로 불가능하다. 운동권 세대들이 핵심을 차지하고 있는 범여권과 이명박 캠프가 이를 모를 리가 없다. 이것은 도리어 그들의 두려움을 감추기 위한 정치적 프로파간다에 불과하다.
결론적으로, 한나라당은 지금 쓸데 없는 고민 때문에 날 밤 세우면서 정작 해야 할 일은 하나도 하지 않고 있다고 볼 수 있다. 이번 대통령선거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것은 '남북정상회담'도 아니요, '민주 VS 반민주' 구도는 더더욱 아니다. 한나라당 경선 과정에서 치열한 경합을 벌임으로써 경쟁력있고 깨끗한 후보를 선출하면 된다. 그렇게되면 한나라당 지지자들 모두가 그 결과에 승복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토대로 선출된 한나라당 후보는 한나라당 고정 지지층 30%에 10~15%에 달하는 자신의 고정 지지층을 합하여 자연스럽게 40%대 지지율을 넘어서게 될 것이다. 그렇게되면 범여권 대통합은 사실상 동력을 잃게 될 것이며, 노무현과 김대중은 어떠한 형태로든 한나라당 후보와 정치적 합의를 이룩할 수 밖에 없는 처지에 몰리게 된다. 그 합의를 받을 것인지 말 것인지는 그 때 가서 고민하면 된다. 이렇게 쉬운 길이 있는데 이들은 여전히 그것을 보지 못하고 있다. '노명박'이건 '킴노박'이건 다 집어치워라.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