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대선주자인 박근혜(朴槿惠) 전 대표측은 10일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을 상대로 최근 제기되고 있는 각종 의혹에 대한 해명을 거듭 요구했다.

특히 다수의 소액주주들로부터 거액의 소송을 당한 투자운용회사 BBK와 관련, 여러 언론에서 이 전 시장과의 관련성을 제기하는 의혹이 잇따라 보도되고 있는 만큼 이 전 시장측이 하루 빨리 진실을 밝히라고 촉구했다.

그러면서 이 전 시장측이 박 전 대표가 `네거티브'에 대해 직접 해명하라고 촉구한 데 대해서는 `박 전 대표를 끌어들여 거액재산 차명보유 및 BBK 관련 의혹의 곤경에서 벗어나려는 본질 흐리기용'이라고 비판했다.

박 전 대표의 한 측근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박 전 대표에 대한 이 전 시장측의 네거티브 해명 요구에 대해 "대꾸할 가치를 못느낀다"면서 "문제는 국민이 관심을 갖고 있는 의혹에 대한 진상규명이고 이제 당 검증위를 통해서 그것들이 하나씩 밝혀질 것인 만큼 기다리는 인내심도 있어야 할 것"이라고 비꼬았다.

이정현 공보특보는 "달을 보지 않고 달을 가리키는 손가락만 바라보고 있으니 말이 통하지 않는다"면서 "우리의 주장은 지금껏 제기된 의혹들이 국가 지도자로서 도덕성에 결정적 흠이 되느냐 안되느냐를 알기 위해서 사실 여부를 밝히자는 것인데 저 쪽은 왜 당내에서 시끄럽게 검증을 하자고 하느냐는 비판만 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여러 언론에서 굉장히 구체적 증거와 자료들을 인용하면서 이와 관련된 각종 의혹을 잇따라 보도하고 있는 만큼 이제는 저쪽에서 스스로 진실을 밝히는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

구상찬 공보특보는 논평을 통해 "이 전 시장 캠프는 `노무현 정권의 정권연장 기도에 편승하여 아군에게 칼을 들이대는 우', `제2의 김대업', `본질을 호도하는 것이 박근혜식 원칙'과 같은 형언할 수 없는 막말 논평을 쏟아내고 있다"며 "이 내용은 이 전 시장측이 무차별적으로 쏟아낸 아름다운 경선을 해치는 아름답지 못한 일들"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사필귀정이고 거짓은 드러나기 마련"이라며 "누구든 혹독하고 가혹한 여권의 검증에 살아 남을 자신이 없으면 애초 심사숙고해야 한다. 이 전 시장 캠프에 정중하게 자제를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런 가운데 이 전 시장이 지난 7일 기자회견에서 "직.간접적으로 관련이 없고, 주식 한 주도 가진 게 없다"고 해명한 BBK 문제와 관련, 관련성을 입증할 수 있는 영상 자료를 제보받았다고 박 전 대표 캠프 관계자가 주장했다.

이 자료는 지난 2000년 12월 한 방송사가 이 전 시장과 인터뷰한 내용으로 DVD와 방송용 테이프 형태로 캠프에 전해진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MBC 기자 출신인 열린우리당 박영선 의원은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2000년 12월 경제부 기자로서 서울시청 부근 삼성생명 빌딩에 있던 이명박(李明博) 전 서울시장의 LK-eBank 사무실을 취재했었는데, 그때 이 전시장이 나에게 (BBK 사건의 주역인) 김경준씨를 소개한 적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문제의 방송 테이프에 대해서는 "박 전 대표 캠프가 김경준씨측으로부터 입수한 것이 아닌가 생각된다"며 "이 동영상 자료에 대해 이 전 시장측이 미국법원에 `증거배제 신청'을 했었다"고 덧붙였다.

캠프 관계자는 "제보된 방송화면에는 이 전 시장이 이 여기자 및 김경준씨와 함께 찍은 사진이 자료 화면으로 나오고 이 전 시장이 이 여기자를 사무실로 안내하는 장면에서는 BBK라고 적힌 문패가 보이는 장면도 들어있다"면서 "그러나 이 자료가 사실인지 여부에 대해서는 캠프가 아직 확인한 바가 없다"고 말했다.

(서울=연합뉴스) south@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