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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TV 시장을 놓고 한국과 일본 업체들이 싸우겠지만 결국은 우리가 이길 겁니다"

멕시코만에 인접한 멕시코 동북부의 레이노사. 이 곳에 위치한 LG전자의 생산공장에서 세계 TV업계 최대 격전지 미국시장 석권에 대한 LG전자의 꿈이 여물고 있다.

레이노사 생산공장을 책임지고 있는 성보경 법인장은 최근 공장을 찾아간 기자들에게 "미국시장에서 1등을 못하면 진정한 1등이 아니다"면서 "앞으로 2-3년이 고비가 되겠지만 지금 전략으로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한다"며 자신감을 나타냈다.

성 법인장은 10년 전 미국시장에서 철수했다 3년 전부터 다시 미국시장 공략에 나서고 있어 어려움이 있긴 하지만 지금 전략으로 가면 충분히 승산이 있다고 판단하고 있다면서 인지도와 신뢰를 확보하면 2-3년 후에 미국 TV시장을 석권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성 법인장은 미국 TV시장을 석권하기 위해서는 일본업체를 제압해야 하는데 가전과 전자, 통신 제품을 모두 생산하는 `종합전자기업(토털솔루션)'은 한국 업체들 밖에 없기 때문에 결국은 우리 기업들이 승리할 것이라고 자신했다.

◇ LG전자 북미전진기지 = LG전자가 제니스 공장을 인수해 만든 레이노사 공장은 멕시코와 미국 간 국경지대의 보세구역(구 마킬라도라)에 있다.

레이노사 공장엔 북미대륙 유일의 플라스마 TV 모듈 생산라인이 있으며, 총 4개의 생산라인에서 2천200명의 현지 근로자들이 일하고 있다.

레이노사 공장은 미국 최대 인구밀집지역인 동부지역에 인접한 지리적 특성을 활용, 시장의 요구에 능동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최적의 생산기지로 LG전자의 북미 전진기지 역할을 하고 있다.

그러나 레이노사 공장이 북미 전진기지 역할을 하기까지에는 적지 않은 어려움이 따랐다는 것이 성 법인장의 설명이다.

가장 문제가 됐던 것은 멕시코 직원들의 낙천적인 생활태도. 공장 설립 초기 시간당 완제품 수는 국내 공장의 4분의 1에도 못 미치는 수준인 50대에 불과했다.

LG전자는 이 문제를 채찍과 당근을 통해 해결했다. 공장 내에 설립한 혁신학교에 입사 지원자들을 보내 LG맨이 될 수 있는 자질을 검증한 뒤 신입사원을 채용하는 한편 각종 인센티브제도를 도입해 경쟁을 유도했다.

그 결과 10%를 넘었던 이직률은 레이노사 공단 내 최저수준인 3.4%로 감소했으며 시간 당 완제품 수도 2000개 수준으로 올라갔다.

레이노사에서 자동차로 2시간여 거리인 몬터레이에 있는 LG전자의 냉장고 공장도 사정은 마찬가지였지만 역시 LG전자만의 독특한 기업문화 접목을 통해 문제를 해결하고 있다.

2천200여명의 직원이 하루 2교대로 근무할 정도로 바쁘게 돌아가고 있는 몬터레이 냉장고 공장은 한때 월 이직률이 30%에 달하기도 했지만 현재는 5% 정도로 지역 내 최저 이직률을 자랑하고 있다.

◇ 물류혁신 = LG전자는 지난 2003년 11월 멕시코 대통령으로부터 물류상을 수상했다. 멕시코 정부는 LG전자가 추진한 물류혁신프로젝트가 한 회사의 물류비 절감에 그치지 않고 멕시코의 국가경쟁력 향상에 기여하고 있다는 판단을 내렸기 때문이다.

LG전자의 물류혁신프로젝트는 미국 서부의 롱비치항과 미 내륙도로를 이용하는 물류 루트 대신 멕시코 서부 만사니오와 몬터레이, 레이노사를 연결하는 내륙의 물류 루트를 개발, 최악의 물류환경을 최고의 시스템으로 탈바꿈시키면서 물류비 30% 절감 효과를 가져왔다.

몬터레이에 있는 LG전자 냉장고 공장은 물류혁신프로젝트를 통해 철도망을 공장까지 연결, 제품을 2시간만에 미국으로 보낼 수 있어 미국 내에 있는 공장과 거의 다름없는 물류 시스템을 갖추고 있다.

엔리케 카스트로 레이노사 상공회의소장은 LG전자가 개척한 멕시코 내륙 물류 루트가 주목받고 있다면서 이미 이 루트를 이용하는 기업들도 많이 생겼을 정도라고 말했다.

◇ 자유무역이 가져온 경제발전 = 리오그란데강을 사이에 두고 미국의 국경도시 맥알렌과 마주보고 있는 레이노사는 멕시코의 값싼 노동력과 미국의 자본과 기술이 결합된 전형적인 생산기지로 150여개의 공장이 밀집해 있다.

지난 1970년대까지만 해도 작은 국경마을에 불과했지만 마킬라도라(수출자유지역)으로 지정된 이후 급성장을 하고 있는 산업도시로 멕시코 내에서 가장 빠르게 성장하는 도시 가운데 하나로 꼽히고 있다.

카스트로 상공회의소장은 유리한 지리적 조건에 자유무역이 가능해지면서 레이노사에 큰 변화가 나타났다면서 지난 10년간 일자리가 100% 늘어났으며 수입이 늘면서 주택건설붐까지 일고 있다고 말했다.

LG전자의 몬테레이 공장이 있는 인근 누에보레온주도 자유무역협정의 수혜지역이다. 외국계 기업들이 몰려들고 있는 누에보레온주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달러로 멕시코 전체의 7천달러보다 월등히 높다. LG전자 냉장고 공장이 위치한 멕시코 최대의 몬터레이 산업공단이 있는 몬터레이의 1인당 국민소득은 1만2천달러에 이른다.

그러나 자유무역의 어두운 면도 있다. 레이노사 경제는 급격하게 발전하고 있지만 노동자들의 실질임금은 10년째 제자리에 머물고 있으며 빈부 격차도 더욱 확대되고 있다는 것이 현지 경제단체 관계자들의 고백이다.

◇ 이달고 국경검문소 = 레이노사가 발전하면서 가장 바빠진 곳 가운데 한 곳이 바로 이달고 국경검문소이다. 맥알렌과 레이노소 중간에 위치한 이달고 검문소에는 매일 7-8천명의 도보로 국경을 넘고 있으며 차량이동량도 하루 2만대에 이르고 있다.

이달고 검문소는 레이노사의 발전과 상대적으로 밀입국이 힘든 지형구조로 인해 밀입국자가 많지는 않지만 늘어난 물동량으로 인해 하루 평균 2천개의 컨테이너를 처리, 직원들이 항상 바쁜 일상을 보내야하는 곳이다.

관세 감독관으로 있는 펠릭스 가르시아는 30여년 전 마킬라도라가 생긴 이후 레이노사가 비약적으로 발전했다면서 경제가 발전하면서 하루 2만여대의 차량이 검문소를 통과하고 있을 정도로 경제적 교류가 활발해졌다고 말했다.

이달고 검문소는 방사능 탐지 장치 등 9.11 테러 이후 새로 설치된 첨단장비와 23마리의 탐색견을 동원해 국경통과자와 물품에 대한 검색을 대폭 강화했지만 멕시코인들에게 풍요로 가는 출입구이기도 하다.

맥알렌은 인구 20만의 소도시이지만 몰려드는 멕시코인들의 쇼핑욕구로 인해 인구 10만명 도시에나 걸맞을 쇼핑센터들이 자리 잡고 있다.

검문소에서 만난 마리아 루시아(55.레이노사 거주)는 미국에 살고 싶은 생각은 없지만 보름에 한번씩은 맥알렌으로 건너가 쇼핑을 한다고 말했다.



(레이노사(멕시코)=연합뉴스) kp@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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