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엔이 최근 한국군의 레바논 평화유지군(UNIFIL) 파병계획을 공식 수락함에 따라 정부의 레바논 파병 움직임이 가시화되고 있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이달 초 유엔 사무국으로부터 한국의 파병을 접수하겠다는 공식 서한을 받았다"며 "파병 시기는 조만간 정부 시찰단이 다녀온 다음 결정할 것이며 목표는 3~4월로 잡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병력은 유엔 측과 합의된데로 350명 안팎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한국군이 파병될 지역은 레바논 남서부에 있는 해양도시인 티레(Tyre)가 유력시되며 그 외 접경지역의 일부 도시가 후보지로 거론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티레는 레바논에서 4번째로 큰 도시로 수도 베이루트에서 남쪽으로 약 83㎞ 떨어져 있고 치안도 비교적 안정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지역은 해양도시로 한국군이 현지에서 사용할 장비와 물자를 선박으로 이동하기가 용이해 최종 파병지로 확정될 가능성이 크다.
지난 2004년 8월 이라크 북부 아르빌로 자이툰부대가 전개됐을 때는 해상으로 군수물자를 운반한 뒤 육로로 이라크를 관통하는 방법을 이용해 상대적으로 적대세력의 공격 가능성이 높았다. 하지만 지중해 연안 도시인 티레로 파병지를 최종 선택할 경우 해상으로 군수물자를 수송할 수 있기 때문에 무장단체의 공격 위험성이 덜할 것으로 군당국은 분석하고 있다.
정부는 합동참모본부 주도로 국정원과 외교통상부 관계자 등으로 구성된 정부 실사단을 보내 치안상태, 주둔 여건, UNIFIL 사령부와 업무협조체계 등을 점검한 뒤 파병 지역을 최종 수락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어 한국과 유엔 사무국간에 파병 장소와 규모, 임무 등을 담은 파병 양해각서를 체결하는 수순을 밟을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레바논 파병부대의 임무는 ▲레바논 무장단체인 헤즈볼라와 이스라엘간 적대행위 감시 및 중지 ▲레바논 남부지역에 레바논 정부군 전개시 지원 ▲필요시 국경 및 검문소 무기.물품 검문 검색 ▲레바논 남부 현지 민간인 보호 등이 될 것으로 알려졌다.
육군은 레바논 파병을 위해 지난 11일 파병 지원자 접수를 완료했고 오는 19일까지 파병부대의 주력부대(모체부대)가 될 특전부대원 선발을 완료할 것으로 전해졌다. 최종 선발자는 다음달 5일 발표될 예정이다.
육군은 또 이라크에 파병된 `자이툰부대'와 마찬가지로 군 장병들을 대상으로 레바논에 파병될 부대의 명칭 공모에 들어갔다. 레바논 및 이스라엘간 평화 지원을 상징하고 아랍권 지역과의 친밀감 등을 표현할 수 있는 명칭을 일종의 공모 가이드라인으로 제시해 놓고 있다.
합참은 보병, 공병, 의무 등 350명 규모의 병력을 보낼 계획이며 6∼8주 정도의 파병교육 기간 등을 감안하면 오는 3∼4월께 레바논으로 출발할 가능성이 큰 것으로 보인다. 군 관계자는 "정부 실사단의 분석에 따라 병력을 증파할 것인지를 최종 결정할 것"이라며 "일단 350여 명을 파병한다는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유엔은 지난해 중순 이스라엘과 헤즈볼라 간 휴전 감시, 레바논군의 비무장 완충지대 설치, 민간인 귀환과 관련한 인도적 구호지원 등을 목적으로 한국에 평화유지군 파병을 요청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정부는 1년간 350명을 파병키로 결정한데 이어 지난 해 말 국회 동의를 받았다.
지난해 11월말 기준으로 UNIFIL 파병을 약속한 나라는 프랑스(2천명), 독일 (1천500명), 인도(850명), 중국(335명) 등 총 27개국 1만3천여 명이며 21개국에서 1만 명이 파병을 마쳤다.
(서울=연합뉴스) 조준형 이귀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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