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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과급 50% 추가지급을 요구하며 잔업 및 특근을 거부해온 현대차 노조가 끝내 '파업'이라는 극단적 선택을 결의함에 따라 향후 현대차의 경영도 큰 어려움를 맞게 됐다.

이미 지난달 28일부터 2천억원에 육박하는 생산차질을 빚고 있는 현대차는 1995년 이후 노조의 13년 연속 파업기록으로 직접적인 생산차질은 물론 브랜드 가치 하락, 대외신인도 저하 등 간접 손실도 적지 않을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현대차, '올 것이 왔다' = 노조의 파업소식이 전해진 12일 오후 현대차 양재동 본사 사옥에 근무하는 직원들은 "올것이 왔다"는 분위기와 함께 "노조가 해도 너무한다"는 입장을 나타냈다.

직원들은 오전 노조의 대의원대회가 예상대로 길어지자 "노조내부에서 찬반이 팽팽한 것 아니나"며 투쟁의 강도는 높이되 파업은 자제할 가능성이 있다는 기대섞인 전망이 나오기도 했지만 끝내 노조가 파업을 결의하자 한숨을 쉬었다.

한 직원은 "여론도 너무 안 좋고 명분도 약해 설마 파업을 결의할까 싶었다"며 "이렇게 극한 상황까지 가게 돼 마음이 착찹하다. 더군다나 환율 등으로 경영환경도 어려운데 연초부터 이렇게 차질이 빚어져 올해 사업계획을 잘 달성할 수 있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본부의 임원도 "가뜩이나 국내외적으로 경영환경이 좋지 않은 상황에서 파업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한 노조에게 과연 일말의 애사심이 남아있는지 묻고 싶다"면서 "아무래도 올해는 어느때보다 힘든 한해가 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이날 현대차 경영진은 파업결의와 관련, 별도의 대책회의 등은 갖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노조가 파업지도부인 중앙쟁의대책위원회를 구성, 파업계획을 결정키로 한 만큼 쟁대위의 결정내용을 지켜보며 대응 수위를 결정한다는 입장으로 풀이된다.

◇ 파업시 예상 손실은 = 회사측은 노조가 예정대로 파업에 들어갈 경우 잔업 및 특근 거부로 인한 생산차질액이 크게 늘어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노조는 작년 12월 28일부터 12일까지 잔업 및 특근거부로 회사측이 예상했던 것보다 1만2천798대를 만들지 못했다. 액수로 따지면 1천901억원이다.

하루 1천66대씩, 158억원이 고스란히 손실로 이어진 셈이다.

하지만 여기에 전면파업이라는 카드가 더해지면 회사측 피해는 눈덩이처럼 불어난다.

정상조업시간에서 4시간 파업을 하면 1천400대, 182억원의 손실이, 전면파업에 들어가면 손실은 하루 7천대, 900억원까지 늘어난다.

노조는 이에대해 "이번 파업으로 생산차질이 발생하더라도 파업이 없는 시기에 조업시간을 늘리면 회사측 손실은 충분히 만회할 수 있다"면서 "회사측 논리는 왜곡된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하지만 회사측의 설명은 다르다. 회사 관계자는 "자동차는 생산이 곧 판매로 연결되기 때문에 적기에 차가 생산되지 못하면 고스란히 손실이 된다"며 "특히 파업전후에 나온 차는 불량률이 높아 소비자들도 꺼리기 마련"이라고 설명한다.

현대차는 이같은 직접적인 손실 외에도 이번 파업으로 '13년 연속 강성노조의 파업'이라는 굴레를 쓰게 돼 해외신인도 저하, 브랜드 가치 등 무형적 피해도 심각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 올해 경영목표 달성 물건너가나 = 현대차는 연초 국내외에서 작년보다 23만대 늘어난 273만5천대를 판매해 42조원의 목표를 달성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환율 위험, 내수침체, 세계경제 성장 둔화, 치열한 세계경쟁 등 어려움이 예상되지만 현대차 특유의 '공격경영'을 통해 위기를 타개해 나간다는 전략이었다.

내수 목표는 63만대(작년 58만2천대), 해외수출 108만5천대(103만5천대), 해외생산 102만대(88만4천대)다. 노조파업은 이중 내수와 해외수출쪽에 영향을 미쳐 회사의 경영에 직접적인 타격을 입히게 된다.

정몽구 회장은 시무식에서 올해를 '글로벌 리더 도약의 원년'으로 삼고 "노사간 화합을 통해 국민들에게 신뢰받는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어야 한다. 화합의 정신으로 현대.기아차와 국가 및 사회가 함께 성장해 갈 수 있는 길을 도모하자"고 강조한 바 있다.

하지만 노조의 파업 움직임에 해외 딜러망도 벌써 흔들리고 있다.

현대차 수출팀 관계자는 "아반떼, 겟츠 등 지속적으로 공급이 부족한 차종의 경우 이번 노사갈등으로 납기가 지연될 것이 예상돼 딜러들이 걱정을 많이 하고 있다"고 전했다.

또 "노조에 원칙대로 대응하는 것이 노사관계를 안정시킬 수 있어 장기적으로 봤을 때 더 회사에 이익이라고 딜러들을 안심시키고 있지만 파업으로까지 연결되면 수년간 공들여온 품질 제고노력은 물거품이 되고 대외신인도 저하에 따른 매출 감소가 우려된다"고 덧붙였다.

이미 현대차가 갖고 있는 내수 및 수출부문의 재고도 주.야 2시간의 잔업 및 휴일 특근거부로 급속히 소진돼 적정량을 밑돌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서울=연합뉴스) 유경수기자
yk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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