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이라크에 미군 2만1천500명을 증파키로 함에 따라 증원군 일부를 주한미군의 추가감축을 통해 충원할 가능성에 시선이 쏠리고 있으나, 주한미군은 이번 결정에 영향받지 않을 것으로 알려졌다.
한국 정부는 외교경로를 통해 미군의 이라크 증파가 주한미군의 차출이나 추가감축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타진했으나 미 정부측은 "주한미군과는 관계없다"고 밝혔다고 한 외교관계자는 말했다.
그는 특히 이라크 증파를 위해 주한미군이 한.미간 이미 합의된 '2008년까지 1만2천500명 감축' 이상으로 추가감축될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강하게 부인하고, 미 정부가 주방위군 소집 등을 통해 증원군을 충당할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미국은 방금 쿠웨이트에 도착한 제82 공수사단의 제2 여단을 오는 15일 이라크에 우선 추가 투입할 예정이며, 이미 이라크에 있는 일부 부대의 순환배치 기간을 늘리고 앞으로 배치할 일부 부대의 배치시기를 앞당기는 방식으로 증파 효과를 얻을 것이라고 미 국방부 관계자들이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미국은 현재 13만2천명인 이라크 주둔 미군을 수개월전 2만명 가까이 더 많은 15만명으로 늘렸을 때도 이러한 순환배치 기간 조정과 쿠웨이트 주둔 1개 여단의 추가 투입을 통해 증원했었다.
그러나 주한미군 3만7천500명의 3분의 1을 2004년 5천명, 2005년 3천명, 2006년 2천명, 2007-2008년 2천500명 등 단계적으로 줄이기로 합의한 감군 일정에 따라 올해와 내년 사이에 철수하게 돼 있는 '마지막' 감축분 2천500명이 이라크 상황에 따라 철수 일정을 앞당길지 주목된다.
또 한.미간 주한미군 감축 합의 당시 기준규모는 3만7천500명이었지만, 2003년 6월엔 최고 4만2천67명으로 증강된 일도 있는 등 시기에 따라 주한미군 실제 규모에 수천명씩의 일시적 증감이 있었던 점을 감안하면, 앞으로도 이라크 상황으로 인한 미군 전체의 운용 여건 때문에 주한미군의 일시적 감축이 있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이와 관련, 이태식 주미대사는 연합뉴스와 신년 인터뷰에서 주한미군의 '일시적 추가 차출이나 2008년 감축 완료 후 추가 감축 가능성'에 대한 질문에 "현재로선 그럴 가능성은 없다고 본다"며 "추가 감축은 한반도의 군사적 균형에 매우 중요한 사안이며 추가 감축은 있어선 안된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한편 조지 부시 미 대통령이 이날 새 이라크 정책의 공식발표에 앞서 노무현(盧武鉉) 대통령에게 전화를 걸어 이뤄진 대화에서 주한미군 변동 가능성이 협의된 것은 아니냐는 질문에 외교관계자는 "전혀 아니다"고 단언하고 부시 대통령의 전화는 "한국이 이라크 파병 연합군의 주요 일원인 만큼 새 정책에 대한 한국의 지지를 얻을 필요성과 상징성을 감안해 이뤄진 것"이라고 말했다.
(워싱턴=연합뉴스) 윤동영 특파원
ydy@yna.co.kr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