겨울방학 이사철에도 불구하고 서울 및 수도권의 대규모 입주 단지를 중심으로 매매, 전세 매물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따라 입주가 가까워 올수록 전셋값이 하락세를 보이는 것은 물론 일부 단지는 거래가 가능한 분양권 매매 값까지 꺾였다.
물량이 한꺼번에 쏟아진데다 지난해 11.15대책 이후 주택 수요가 자취를 감춰 일시적인 수급불균형이 일어난 탓이다.
2일 부동산 업계에 따르면 화성 동탄신도시의 경우 이달 하순부터 입주가 시작되는 시범단지 아이파크, 포스코, 롯데.대동 등 30평형대 전셋값이 9천만-1억원 선으로 지난해 가을에 비해 1천만원 정도 하락했다.
태안읍 부동산랜드 김종수 사장은 "양도세 부담 때문에 팔지 않고 전세를 주겠다는 사람이 많지만 들어오겠다는 사람이 없다"며 "시범단지를 제외한 나머지는 아직도 공사가 한창이고, 편의시설도 부족한 때문인 것 같다"고 말했다.
지난해 9-10월 7천만-1억원씩 단기 급등했던 분양권 시세도 현재 평형별로 5천만원 이상 떨어졌지만 거래가 되지 않는다.
계약자의 지방 이전 등으로 합법적인 전매가 가능한 32-33평형(전용 25.7평) 분양권의 경우 프리미엄이 지난 가을 2억7천만-2억8천만원에서 현재 2억2천만원으로 5천만-6천만원 하락했다.
화성 메타폴리스공인 김동훈 사장은 "11.15대책 발표와 반값아파트, 분양가 상한제 시행을 앞두고 매수 심리가 크게 위축됐다"고 전했다.
지난 달 20일부터 입주가 시작된 화성 봉담읍 와우리 쌍용스윗닷홈(767가구)은 32평형 전셋값이 7천만원 선으로 지난 가을에 비해 1천만원 내리면서 24평형 전셋값(7천만-8천만원)보다 싼 역전현상이 벌어지고 있다.
이달부터 2천800여가구의 집들이가 시작되는 인천 마전지구도 입주 열기는 커녕 찬바람이 불고 있다. 이 지역 32평형 전셋값이 지난해 가을 9천만-1억원에서 12월 이후 7천만-8천만원으로 2천만원 가량 곤두박질쳤다.
인천 마전동 굿모닝공인 조옥순 사장은 "수요에 비해 한꺼번에 많은 아파트에서 임대물량이 쏟아지고 있어 당분간 전셋값이 추가 하락할 가능성도 있다"며 "초기 자금이 부족한 신혼부부 등이 적극 노려볼 만하다"고 말했다.
서울 송파구 잠실도 지난 달 말 2천678가구에 이르는 주공4단지 레이크팰리스 입주가 시작되며 전셋값이 약세를 보이고 있다.
전셋값이 25평형의 경우 2억5천만-2억7천만원, 33평형은 3억3천만-3억5천만원으로 지난해 가을 대비 2천만-3천만원 정도 하락했고, 43평형 4억1천-4억5천만원 정도로 4천만원 내렸다. 50평형도 전세가 6억5천만원을 호가했지만 지금은 1억원 내린 5억-6억원에도 잘 빠지지 않는다.
유진공인 이형민 사장은 "종합부동산세 등 보유세 부담 때문에 임대 물건의 70-80%는 보증부 월세를 원하지만 월세는 물론 전세도 찾는 사람이 없다"며 "다만 레이크팰리스 매매값은 지난 가을의 오름세는 멈췄지만 떨어지진 않고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아직 공사가 한창인 다른 주공1-2단지와 시영 아파트는 분양권 값도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한 번 전매가 가능한 34평형 조합원분 분양권의 경우 지난 가을 11억원을 호가하던 것이 현재 7천만원 떨어진 10억3천만원에 매물이 나오고 있다.
(서울=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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