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한민국을 자유민주주의와 공산주의의 기로에 서게 했던 6.25전쟁의 불리한 전세를 역전시킨 역사적 사건이 인천상륙작전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국군과 유엔군이 초기의 수세를 벗어나 반격을 시작하게 된 결정적 계기가 됐던, 우리 국민에게는 잊을 수 없는 사건이었다. 당시 유엔군 사령관이었던 더글러스 맥아더 장군은 적의 허를 찌르는 상황 판단력과 탁월한 결단력으로 상륙작전을 감행함으로써, 낙동강까지 거침없이 밀고 내려온 북한군의 배후 병참선을 끊어 불리한 전세를 단숨에 역전시키고 한반도 적화위기를 극복하게 했다.
1950년 9월 15일 오전 6시, 맥아더 장군은 200여 척의 함정과 7만여 명의 병력을 이끌고 상륙작전을 전격 감행하여 2시 간 만에 월미도를 점령했고, 이어 한미 해병대가 인천 전역과 김포비행장을 탈환했으며, 한강을 건너 서울로 진격을 계속해 9월 26일 정오에는 우리 해병대가 서울 중앙청에 태극기를 게양함으로써 작전이 종료됐다.
세계 전사(戰史)에서도 보기 드문 성공적인 작전으로 평가되고 있는 인천상륙작전이 순탄하게만 진행된 것은 아니었다. 작전을 펼친 인천은 조수, 간만, 지형 등 자연조건이 불리한 지역으로 상륙을 반대하는 이들도 많았다. 그러나 맥아더는 바로 이 점 때문에 공산주의자들도 이 지역을 소홀히 할 것으로 보고, 그 허점을 찔러 기습할 수 있다는 판단을 내리고 인천상륙에 대한 집념을 버리지 않았다.
미합동참모본부의 수뇌부들의 우려와 반대 속에서 일궈낸 값진 성공이었다. 특히 뛰어난 군인임이 틀림없었지만 한편으론 오판과 실수도 했던 맥아더 장군이 당시 보여준 놀라운 판단력과 능력에서 비롯된 작전 성공은 우리에게는 천운이었다고 밖에 설명이 되지 않는다. 역사에 가정은 없다지만, 만일 그 작전이 실패로 돌아갔다면 지금 우리의 모습은 없었을지도 모를 일이다.
대선 앞두고 또 시작된 반미·종북세력의 맥아더 동상 파괴 시도
인천상륙작전이 올해로 62주년(9월 15일)을 맞았다. 매년 월미도 근해에서 당시 상황을 재연하는 ‘인천상륙작전 전승기념행사’가 올해도 어김없이 열렸다. 당시 작전을 수행한 군 관계자와 인천상륙작전 참전용사 중앙회, 미군참전 용사 등 국내외 참전용사와 송영길 인천시장 및 황우여 대표, 인천시민 등이 참석한 가운데 뜻 깊게 진행됐다.
재연행사에 앞서선 맥아더 장군 동상이 있는 자유공원에서 최윤희 해군참모총장, 송영길 시장 등 20여명의 맥아더 장군 동상 헌화 행사도 있었다. 지난 달 종북단체의 맥아더 동상 철거 시도 사건이 있었지만 이날 행사는 무사히 진행된 것으로 알려졌다. 맥아더 동상은 1957년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7주년을 기념해 시민들의 성금으로 세워진 것으로, 인천을 상징하는 또 하나의 명물로 알려져 있다.
그런 맥아더 동상을 놓고 반미단체, 종북단체의 시대착오적 시위가 반복되고 있지만 올해는 대선을 앞둔 상황에서 특히 6년 만에 재개됐다고 한다. '맥아더동상타도특위' 소속 회원 10여명이 맥아더 장군의 동상 앞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맥아더 장군은 한국 전쟁 당시 수백만의 무고한 양민 학살을 명령한 장본인이므로 동상을 철거해 잘못된 역사를 바로 세워야 한다"면서 관련 유인물을 뿌리며 "이제 민중이 정의행동으로 침략과 학살의 원흉 맥아더 동상을 타도하고 민중이 주인되는 새 세상을 건설해야 한다"는 어처구니 주장도 덧붙였다고 한다.
한반도의 운명을 가른 인천상륙작전을 성공시킨 맥아더 장군을 ‘학살의 원흉’으로 부르는 세력은 종북주의자들 외엔 상상하기 힘들다. 맥아더 장군에 대한 호불호나 역사적 해석에 있어선 이념에 따라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 있겠지만, 분명한 것은 맥아더의 당시 판단은 대한민국의 적화를 막았다는 것이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일부 오류와 현상을 가지고 맥아더를 학살자로 모는 것은 한반도가 공산화 됐었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것과 다르지 않다.
맥아더에 대한 일부세력의 척박한 역사인식 되풀이될수록 오히려 맥아더 가치 되살아날 것
공산주의의 몰락과 사회주의의 오류를 목격하고도 그런 황당한 주장을 되풀이하는 것은 무지에서 비롯됐다기보다는 철저히 북한의 사상을 추종하고 따르는 종북세력임을 증명하는 것과 같다. 이들의 반복된 맥아더 동상 철거 시도가 공감은커녕 매번 국민의 반감을 부르는 이유도 거기에 있다. 대선을 앞두고 반미감정을 고취해 최소한 종북세력에 유화적인 정권이 탄생하는 데 일조하겠다는 의도가 엿보이지만 이런 시대착오적 행위들은 정치에 영향을 끼치기는커녕 국민적 혐오감을 일으킬 뿐이라는 사실도 종북세력의 도태된 현실감각만을 알려줄 뿐이다.
맥아더 장군을 평가하는 일부 인사들의 협소한 역사 인식도 국민적 공감대와 동떨어져 있다. 맥아더 장군이 애초부터 한국은 안중에도 없었고, 일본의 안전만 신경쓴 인물이라는 것이다. 한국민이 맥아더를 존경하고 아끼는 이유는 그가 한국인을 지극히 사랑해서가 아니다. 공산주의 반대라는 확고한 신념에서 비롯된 당시 판단과 군인으로서 보여준 출중한 능력 때문이다. 그런 부분이 없었다면 그가 한국을 무시했던 일본의 안전만을 신경썼던 간에 그토록 대담한 작전을 펼쳐 승리로 이끌 수 없었기 때문이다. 그런 본질을 간과한 채 맥아더의 한국에 대한 진정성 운운하는 것은 역사를 감정에 치우쳐 피상적으로 바라보게 하는 오류를 낳게 할 뿐이다.
더더군다나 그런 맥아더에 대한 한국민의 평가와 존경심을 ‘맥아더에 대한 맹종’이니 하는 따위로 폄훼하는 것은 옳지 못하다. 맥아더에 대한 재평가를 시도하는 사람들을 빨갱이라고 매도한다고 주장하는 것도 일방적 주장에 불과하다. 맥아더에 대한 재평가 시도에서 그가 우리 역사에 끼친 결정적 역할을 지나치게 과소평가하거나 심지어 폄하하는 일에 대한 비판을 ‘빨갱이도 매도한다’고 주장하는 것은 오히려 교활한 정치공세에 불과하다고 본다. 맥아더가 왜 영웅이냐고 불만을 토로하는 일부 인사들 역시 국민이 맥아더를 왜 영웅으로 보는지에 대한 최소한의 이해와 문제의식이 없는 척박한 역사인식을 스스로 고백하는 것이라고 본다.
최근 인천 중구청이 국고보조금 등 예산 6000만 원을 들여 9월 15일 인천상륙작전 기념일을 앞두고 동상 보수를 개시한다고 밝힌 후 일부 좌파세력이 문제를 삼은 바 있다. 맥아더를 더 이상 한미동맹의 우호적 인물로 봐서는 안 된다는 단체와 학계의 주장이 있고, 시 재정이 어려운 상황에서 예산 6000만 원을 들여 보수한다는 자체가 혈세 낭비라는 지적도 있다는 주장을 곁들이기까지 했다. 역사에 대한 일부 세력의 천박한 태도가 드러난 사례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맥아더 동상을 세우기 위해 시민들이 한 푼 두 푼 모금에 나섰던 그 정신과 평가는 사라지지 않았다. 반미,종북세력의 시대착오적 행태가 되풀이 될수록 맥아더에 대한 우리 국민의 긍정적 평가가 더 되살아날 수밖에 없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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