판문점이 천박한 정치쇼의 무대로 전락하고 있다. 지난 1953년 7월 27일 휴전협정이 이곳에서 이뤄진 후 이른바 공동경비구역(JSA)으로 불리며, 남북한의 대결과 대화가 교차하면서 우리 역사의 상징적인 장소가 된 이곳이 종북인사들의 단골무대가 돼 버린 것이다.
이적단체인 조국통일범민족연합(범민련) 부의장 노수희가 5일 판문점을 통해 귀환한다고 한다. 범민련은 3일 서울 시내의 한 교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남측 당국이 노 부의장을 구시대적 악법인 국가보안법에 걸어 잡아가둔다면 민족이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오는 5일 평양에서 판문점을 통해 귀환하는 노수희 범민련 남측본부 부의장을 체포하지 말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또 "노 부의장의 평양 방문은 같은 민족으로서 슬픔을 함께 하려는 응당한 예의"라며 "노 부의장의 방북을 종북으로 몰아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지 말라"고도 했다.
2년전 무단방북한 후 판문점을 통해 돌아온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인 한상열과 똑같은 정치쇼를 벌이려는 것이다. 당시 한상열은 한반도기를 들고 북한인사 200여명과 조국통일을 외치는 코미디 쇼를 벌였다. 노수희 역시 똑같은 모습을 연출하며 아무렇지도 않게 다시 남한으로 돌아오려는 것이다.
대한민국 법 무시하고 북한 가서 체제선전 꼭두각시 노릇하다 오는 노수희
노수희가 김정일 사망 100을 추모한다는 명분으로 지난 3월 24일 정부의 허가를 받지 않고 불법으로 북한에 들어가 벌인 행각은 국민적 공분을 샀다. 특히 북한 관영매체가 전하는 노수희의 모습은 북한 체제 선전에 동원된 하나의 완벽한 도구에 불과했다. 김일성 부자가 생전에 사회주의 국가 등지에서 받은 선물을 전시하는 국제친선전람관이 있는 묘향산 지구와, 금강산, 평양의 학생소년궁전 등을 방문할 때마다 북한의 젊고 어린 여자들의 손을 꼭 붙잡고, 팔짱을 끼고 있는 사진들을 보면 솔직히 역겨움을 참을 수가 없다.
불법방북까지 한 목적이 김정일 사망에 대한 추모라고는 믿기 어려운 모습이었고, 젊은 여자들의 환대에 그저 넋이 나가도록 즐거운 노인의 모습 그 자체였다. 가는 곳마다 북한 여인들과 함께 환한 얼굴로 찍힌 사진이 언론을 통해 속속 보도되면서 자칭 통일운동가라는 사람들의 천박한 수준도 보여줬다. 온갖 혜택을 받으며 사는 남한의 법은 우습게 알고 북으로 넘어가서 한 ‘통일운동’이 고작 북한의 꼭두각시 노릇이니 이 모습을 고스란히 지켜본 국민이 어떻게 분통이 터지지 않을 수가 있겠나.
통일운동가라는 사람들이 대한민국의 헌법질서를 지키고 따라야 하는 국민에서 예외 된 사람들이 아니다. 불법으로 북한에 가 북한체제가 제공하는 온갖 향락을 즐기다가 마음대로 판문점에서 북한이 원하는 쇼를 한바탕 해주고 돌아오겠다는 발상은 민주주의와 사상의 자유와도 아무런 상관이 없다. 북한과 남한의 종북단체 범민련 노수희가 벌이는 정치쇼는 이미 오래 전 박물관 한 귀퉁이에나 처박아 두었어야 할 낡고 낡은 흉물에 불과하다.
범민련이 기획한 이와 같은 노수희 판문점쇼에 환호하고 감동할 이들은 남한의 종북세력외에는 아무도 없다. 공산주의가 몰락한지도 수십년이 지난 현재 국민의 민주의식과 시대정신이 어떤지도 모르고 "노 부의장의 방북을 종북으로 몰아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이용하지 말라"는 논평이나 내는 낡은 종북세력의 마비된 현실감각을 보면 우습다 못해 안타까울 지경이다. 그 무딘 감각으로 벌이는 철지난 종북쇼를 보고 어떤 국민이 공감하며 지지를 보낼 수 있겠나. 화석화된 종북세력의 사고체계는 거의 치료를 받아야 할 수준이 아닌가 싶을 정도다.
통진당 종북세력 고발한 유시민 등, 범민련 등 종북단체엔 침묵
한 가지 의문인 것은, 지난 4.11총선전인 3월 13일 야권연대 공동 선언 행사에 노수희와 함께 참석했던 당시 민주통합당 한명숙 대표, 통합진보당 유시민 공동대표, 좌파진영 시민사회의 원로인 백낙청 교수 등이 범민련 등과 같은 이적단체의 종북활동에는 입을 다물고 있다는 점이다.
현재, 민통당과 통진당은 새누리당과 함께 이석기, 김재연 등 주사파세력의 종북성을 문제삼고 있다. 그러나 국회에 종북성향의 의원들이 활동하는 것만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대법원으로부터 이적단체로 규명된 범민련과 같은 종북단체들이 좌파진영 각종 시민사회 내부에 침투해 야권연대의 한 축을 이루고 있는 상황에서, 이들에 침묵하는 것은 논리적으로 말이 안 된다.
게다가 이들은 미국산쇠고기 수입 반대 촛불시위, 한미FTA저지, 맥아더동상철거, 평택미군기지 확장저지, 제주해군기지 반대시위 등 각종 반대시위를 주도하고 있다. 남한의 발전과 미래비전을 위한 각종 정책에는 불법을 동원해 무조건적인 반대를 하면서 북한의 시대착오적인 주체사상과 낡은 세습정치는 무조건 찬성하고 따르며 자발적인 이적활동까지 하고 있는 셈이다. 자신들과 어깨를 걸고 함께 나란히 가는 이런 세력들의 종북성은 문제삼지 않는 다는 건, 현재 민통당과 통진당의 종북문제에 관련한 입장에 진정성이 없다는 의미가 된다.
검찰 등은 노수희가 벌일 싸구려 정치쇼 의식말고 법대로 처리해야
마침 범민련 부의장 노수희가 5일 판문점에서 추한 쇼를 다시 한 번 벌일 예정이라고 하니, 한명숙 전 대표, 유시민 전 공동대표, 백낙청씨 등은 범민련과 노수희의 정치쇼를 직접 비판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 될 것 같다. 현장에 나가, 북한으로부터 극진한 대접을 받고 반들반들한 얼굴로 만세를 부를 노수희를 직접 보고 한마디 해주는 것도 괜찮은 아이디어다.
민통당과 통진당이 이석기, 김재연만 자르면 다 된다는 생각은 일찌감치 집어치우기 바란다. 낡은 수법으로 국내에서 각종 반정부 시위를 통해 국민적 골칫거리로 전락한 종북단체를 정리하지 않고는 진정성을 인정받기 어렵다는 점도 알아야 한다. 기자가 속한 야당의 주요지지세대인 2040 역시 범민련 소속 노수희와 같은 ‘종북노인’들이 설치는 모습을 극도로 혐오한다는 점 잊지 말기 바란다.
검찰 등은 5일 판문점을 통해 돌아올 노수희를 국가보안법 혐의로 긴급 체포할 예정이라고 한다. 한국진보연대 상임고문 한상열과 같은 수준의 처벌이 예상된다. 검찰 등은 판문점에서 벌어질 싸구려 정치쇼를 의식하지 말고 법대로 정확하게 처리하기 바란다. 그게 국민의 일반 상식이다.
마지막으로 한 가지 덧붙이고 싶다. 노수희가 속한 범민련의 기자회견 기사를 쓴 일부 기자들의 몰상식에 관한 점이다. 7월 3일자 뉴시스 ‘범민련 "북서 귀환하는 노수희 부의장 체포말라"’제목의 기사를 쓴 기자는 보도에서 “노 부의장은 지난 3월 24일 방북해 평양에 머물며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서거 100일 중앙추모대회와 6·15남북공동선언 기념대회 등에 참석한 것으로 알려졌다”고 썼다. ‘김정일 전 국방위원장 서거’라고 쓴 기자의 상식이 무척이나 궁금하다. 실수라고 넘기기에도 뒷맛이 개운치 않다. 김정일의 사망을 서거라고 쓰는 기자라면 그냥 다른 직업을 구하는 게 낫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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