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사측의 원칙대응으로 벼랑 끝에 몰린 MBC노조가 여야정치권을 끌어들이며 파업사태를 키우고 있는 가운데 MBC관리감독 책임이 있는 방송문화진흥회의 김영 감사가 노조의 행태를 강하게 비판했다. 지난 26일 개최된 ‘공영방송 독립을 위한 제도개선 세미나’를 통해서다.

이날 세미나에 토론자로 참석한 김 감사는 방문진 감사 자격이 아닌 개인 자격으로 참석했다는 점을 언급하면서도 그간 노조의 행태에 대해 할 말이 많은 듯 거침없는 비판을 쏟아냈다.

김 감사는 노조의 요청으로 야당 정치인들이 MBC사태에 개입해 김재철 사장 퇴진 등을 요구한데 대해 “민의의 대표들이 사장 물러가라고 피케팅을 하고 있다”며 “특정 방송 사장 내쫓는 일이 그분들이 할 일인가?”라며 “그래서 공영방송은 동네북, 축구공 소리를 듣는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김 감사는 이어 “방송 현장에서 방송의 기본 원칙과 방송윤리가 사라졌다”며 사례를 제시했다. 그는 “기자와 PD는 자기 쓴 기사나 프로그램이 무조건 나가야 된다고 잘못 생각하고 있다. 기자가 기사를 쓰면 공정한가, 사실에 입각한 것인가, 진실을 파헤친 것인가 이런 검증이 이뤄져야 한다. 그래서 데스크가 있다. 비일비재하게 있다”면서 “PD가 프로그램을 만들면 무조건 나가야 되나?”라고 반문한 뒤 “그 프로그램이 공정한가, 사실에 입각한 것인가, 돈 받고 만든 프로는 아닌가 등 이런 것들을 검증할 수 있는 제도가 필요하고, 그 시스템이 바로 경영권에 해당된다. (그런데 노조는)이것을 거부하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보충취재해라, 홀딩해라 이렇게 얘기하면 탄압, 압력이라고 얘기한다”면서 “(기사와 프로그램이)여과 없이 방송되는 나라는 이 지구상에서 없다. 그런 것을 대한민국 공영방송 종사자들이 강요하고 있는 것이다. 검증을 거부하고 있는 것”이라고 힐난했다.

“임원급 대우받는 방송출연 연예인 종신으로 해먹어야 탄압이 아니란 말인가”

김 감사는 공영방송에 출연했다가 하차한 이후 탄압설이 나왔던 일부 방송인의 사례도 들었다. 그는 “기자, 피디, 아나운서, 고정출연하는 MC, 패널, 연예인등이 있다. 이 사람들이 또 잘못 생각하고 있다. 어떤 프로그램에 나가면 죽을 때까지 종신으로 해야 한다는 잘못된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방송 출연자 수명은 길게 잡아 6개월이다. 춘하추동 프로그램 개편하면서 반응에 따라 계속 쓸 것인가 아닌가를 판단한다. 7년하고도 탄압받아 짤렸다 주장하는 개그우먼도 있었다. 죽을 때까지 그 프로를 해야만 하나? 잘못된 인식”이라고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그는 “정치지향적, 권력지향적인 이런 사람들이 아부해 국회의원에 출마하고, 방송을 사유화한다”며 “공영방송인데 왜 개인의 입신영달을 위해 전파를 악용하나? 이유 없이 무조건 커트를 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러면서 “(이들은)MBC 임원급 대우를 받는다”며 “본부장, 사장은 아웃되는데 왜 그 사람들은 몇 년간 해먹어야하나? 얼마나 잘못되고 있나. 이런 잘못된 걸 (국민이)알아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봉8천 MBC노조 파업은 막장에서 일하는 배고픈 근로자들의 울부짖는 파업이 아냐”

노조에 대한 직설적 비판도 이어갔다. 그는 “노조가 공정방송을 위해 파업을 한다는데, 법원에서 ‘공정방송은 근로조건의 개선과는 관계가 없다’는 판결이 나왔다. 그래서 불법정치파업이다라고 했다”면서 “MBC노조의 파업은 배가 고파서, 막장에서 일하는 근로자들이 배가 고파 울부짖는 그런 민생파업이 아니다. MBC 구성원의 연봉이 약8천만원으로 어지간한 중소기업 사장급 월급이다. 장발장이 배가 고파 빵을 훔친 건 도와야지만, 고도의 목적을 둔 불법파업에 무슨 동정을, 동조를 하나?”라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러면서 그는 “MBC, KBS 사규에도 기자와 PD등은 정치활동을 못하게 돼 있다. 그런데 꼼수를 둬, 방송사 직원으로는 정치활동을 못하지만 노조원으로선 정치활동 할 수 있다는 점을 이용한다. MBC, KBS가 이런 이유로 민주노총에 가입돼 있다”면서 “언론노조를 장악하고 있기 때문에 자체 홍보수단을 가지고 있다. 스스로 기사를 쓴다. (공영방송 독립을 위한 제도개선 세미나) 이런 행사는 기사를 안 써준다. 이런 꼼수의 노조가 정치활동을 하는 한 공정방송은 어렵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MBC노조원들이 방문진에 난입해서 내가 ‘노조가 불한당처럼 회의장에 난입해도 되느냐?’고 야단을 친 적이 있다”면서 “파업 문제는 정치권이 개입하면 할수록 꼬이게 돼 있다. 공정방송 부르짖는데 왜 정치인이 끼어드나? 왜 파업현장에 국회의원, 장관들이 와서 선동하나? 공정방송 하려면 정치세력, 노동세력, 시민운동권력으로부터 독립이 보장되지 않고선 공정방송 기대하기 어렵다”고 재차 강조하면서 “대한민국 공영방송 현장은 방송기본원칙과 방송윤리가 무너지고 사라졌다는 걸 분명히 말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MBC는 과거 민영방송일 때 활발했다, 지금은 매너리즘에 빠져 있어”

김영 감사는 MBC민영화 문제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MBC가 민영방송일 때 얼마나 활발했나? 지금의 공영방송은 매너리즘에 빠져있다. 노조가 있으니 내 신분 못 건드린다는 것”이라며 “민영방송 때도 열심히 일하면 쫓겨나간 사실이 없다. 사측이 함부로 경영하지 않는다. 기사 쓰고 돈 받아먹고, 성추행하고 나쁜 짓하면 쫓겨났지만 정상적으로는 절대 쫓겨나지 않는다”고 말했다. MBC민영화로 인한 억울한 해고는 없다는 것이다.

김 감사는 “민주화세력이 5공 청산을 부르짖었다. 사람청산하면서 제도청산은 하지 않았다”면서 “군사정권이 만든 제도라도 우리에게 유리하면 그냥 둔다? 국민을 속인 것”이라고 비판했다.

또 “노무현 정권 때 방문진이 평양에 나무심기에 10억원을 냈다. 방송문화창달과 도대체 무슨 상관인가?”라면서 “그걸 사회공헌사업이라고 명분을 가져다 붙였다. 그러지 말고 이 시대의 청춘들이 고통 받고 있으니 대학생에 장학금을 주자고 했다. MBC민영화 문제는 난제중 난제”라고 답답함을 토로했다.

그는 “구조를 개편하려면 국회에서 법을 고쳐줘야 한다. 그러지 않고선 힘들다”며 “MBC는 방문진 이사회가 따로 있고, 그에 따라 사장을 임명한다. 그 사장이 임원을 임명하게 돼 있어, 방문진이 경영에 직접 개입하지 못하게 돼 있다”고 설명한 뒤 “방문진 명분은 관리감독이라지만 사장이 방문진 이사의 말 듣지 않는다. 이렇게 공영방송이지만 상법에 의해 경영되는 이원적 구조는 기형이다. 정상적인 공영방송이 아니다”고 지적했다.

김영 감사는 김재철 사장 낙하산 논란에 대해서도 노조의 주장을 적극 반박했다. 그는 “김재철 사장은 MBC말단사원부터 시작해서 지역사장을 하고, 현재까지 온 MBC에서 잔뼈가 굵은 사람”이라며 “사장 선임에 정치개입이 있었는지 어떤지는 모른다. 하지만 노무현 정부 때 방송도 모르는 사람을 공영방송 사장에 앉히고, 부장대우 하던 이를 MBC사장을 만든 그 사람들로부터 낙하산 소리를 듣는 건 매우 억울한 일”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