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파업 중인 YTN노조가 노무현 정권 당시 ‘실세사장’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바 있는 YTN사측이 구체적 증거를 제시하며 노조측의 해명을 재차 압박하고 나섰다.
YTN사측은 13일 보도자료를 내고 이른바 ‘낙하산 사장 퇴진’을 명분으로 파업을 이어가고 있는 노조 파업의 허구성을 적극적으로 비판했다.
YTN사측은 “회사는 지난 9일과 13일 두 차례에 걸쳐 과거 YTN노조가 벌인 ‘사장 영입활동’의 실체를 밝혀 줄 것을 노조에 공개질의 형태 등으로 요구했다”면서 “이에 대해 노조는 처음에는 ‘허위사실’이라고 매도하다가 재차 답변을 요구하는 두 번째 성명이후에는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기에 회사는 과거 YTN노조가 벌인 ‘사장 영입활동’ 등 정치적 활동의 실체를 밝힘으로써 노조의 이른바 ‘낙하산’사장 퇴진 운동이 얼마나 허구에 가득찬 행위인지를 밝히고자 한다”고 주장했다.
YTN사측은 이어 “노조가 낙하산 사장 반대라는 명분 아래 순수한 젊은 기자들을 불법파업의 선봉으로 몰아넣어 회사를 혼란으로 몰아가는 목적이 무엇인지 사원여러분들이 스스로 판단하는 계기가 되기를 바란다”면서 “노조는 그동안 낙하산 사장 퇴진운동이 정치적 중립을 지키기 위한 노력이라고 주장해 왔지만 다수의 해직자가 포함된 과거 노조집행부는 정권 교체기마다 대통령 측근과 청와대 비서관 등을 접촉해 ‘실세 사장’영입에 직접 나서는 이중성을 보였다”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회사가 공개하는 자료는 우장균 노조위원장 당시의 YTN노조가 스스로 노조게시판에 일지 형식으로 공지한 기록이라는 점을 밝힌다”며 YTN노조가 정권 교체기 때마다 사장을 직접 영입하기 위해 정치활동을 벌여온 사실을 공개했다.
YTN사측이 공개한 자료에 따르면 노조가 ‘실세사장’ 영입을 위해 적극적으로 정치에 개입한 대표적 사례는 2003년 노무현 전 대통령 취임직후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직후 벌인 일련의 활동이었다. 이를 근거로 사측은 ‘낙하산 사장 퇴진’을 요구하는 노조의 파업은 명분이 없다는 주장을 펴고 있다.
즉, 노조가 노무현 정권에 이어 이명박 정권에 들어와서도 자신들의 입맛에 맞는 인물을 사장으로 앉히려고 월권행위인 정치활동을 벌여왔으며, 배석규 사장 퇴임 요구도 정권의 ‘낙하산 인물’이기 때문이 아니라 단지 현 사장이 노조의 입맛에 맞는 ‘꼭두각시’형 인물이 아니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사측은 또 노조가 과거 정권을 상대로 정치활동을 벌인 증거 자료를 제시하면서, 총리실 사찰 문건을 빌미로 노조가 ‘정권이 YTN을 장악하려 했다’는 주장을 하고 있는데 대해서도 “자신들이 스스로 남긴 이 기록에 대해서는 어떻게 설명할지 궁금하다”고 꼬집었다.
그러면서 “YTN노조는 이제라도 과거의 이러한 사실을 인정하고 YTN 구성원들에게 사죄해야 한다”며 “특히 과거 노조의 정치적 행위를 모르는 젊은 사원들을 기만해 불법파업에 앞장서게 한 데 대해서 사과해야 하며 이러한 사과와 반성의 토대위에서 노와 사가 힘을 모아 YTN의 미래를 향한 현안 해결에 나서주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다음은 노조의 정치 개입 증거자료로 사측이 제시한 YTN노조 게시판에 올라온 발췌글
■ YTN노조는 정권 교체기 때마다 사장을 직접 영입하기 위해 나섰습니다. 한번은 2003년 노무현 대통령 취임직후이고 또 한 번은 2008년 이명박 대통령 취임직후입니다.
[노조일지 부분 발췌 1]
‘2월 25일 노무현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우리 회사 사장 문제도 수면위로 떠오르기 시작했다. 백인호 사장의 임기가 2년 이상이 남아 있지만 조합원들은 새로운 사장을 원하고 있었다. 조합원들은 새 정부에서 어차피 낙하산으로 사장인선이 이루어지면 권력의 실세나 장관급 이상의 유력인사가 사장으로 오길 원했다. 집행부회의에서도 비슷한 의견이었다. 이제 남은 문제는 조합원들이 원하는 사장을 영입하기 위해 노조가 할 수 있는 일을 모색하는 것이었다.’
■ 노대통령 취임 1주일만인 3월 4일, 노조 위원장이 대통령 측근을 만나 ‘실세 사장’을 보내달라고 요청하면서 임기가 남아 있는 사장 문제는 노조가 해결하겠다고 약속합니다.
[노조일지 부분 발췌 2]
‘조승호 공추위원장 등과 의논해 먼저 참여정부의 실세를 만나보기로 했다. 3월 3일 ㅇㅇ사 노조위원장의 소개로 ㅇ씨를 만났다. 세종문화회관 커피숍에 ㅇ씨는 노 대통령이 쓴 책을 한권 갖고 나왔다. YTN 노조는 지난해 60억 적자를 기록한 회사 경영을 살릴 수 있는 사장을 원한다고 말했다. ㅇ씨는 참여정부는 YTN을 위해 좋은 사장을 보내겠다고 응답했다.
임기가 남아있는 현 사장은 어떻게 되느냐고 물었다. ㅇ씨는 노조가 현 사장 문제를 해결해 주면 YTN에 좋은 사장이 갈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이어 노조 위원장이 임기가 2년이상 남아 있는 당시 사장을 찾아가 사퇴를 종용하고 이에 따라 당시 사장이 사퇴하게 됩니다.
[노조일지 부분 발췌 3]
‘이튿날 3월 4일 사장실로 내려갔다. 백인호 사장은 위원장이 왜 왔는지 마치 아는 듯해 보였다. 정부가 바뀌었다 하더라도 경영을 잘했더라면 조합원들은 백사장의 사퇴를 원하지 않았을 것이다. 노조는 백사장이 30여년의 언론인 생활을 명예롭게 마무리하길 원한다는 뜻을 밝혔다. 백사장은 자신은 국민의 정부 사람이라며 정부가 바뀌었으니 사장자리에서 물러날 용의가 있음을 내비치었다.
■ 곧 이어 노조집행부는 자기들 입맛에 맞는 인사들을 사장 후보로 내세우기 위한 작업에 들어갑니다.
[노조일지 부분발췌 4]
‘노조 전임자 2명과 기술인협회, 기자협회, 촬영 기자협회 대표 등 사원대표가 사장 후보 추천과 관련해 모임을 가졌다. 우선 본인의 의사를 타진하기에 앞서 김중배, 성유보, 황규환 등 언론계 유력인사가 사원추천위를 통한 후임 사장 후보로 거론됐다. 또 백인호, 이동근, 표철수, 윤모씨 등 YTN 사장과 관련해 안팎에서 그동안 거론돼 온 분들은 사원들의 정서 등을 살펴봤을 때 적절하지 않다는데 의견을 모았다.’
■ 어느 정도 사장 영입에 대한 자신을 얻은 노조위원장은 청와대 홍보수석을 접촉하려 했지만 여의치 않자 청와대 홍보비서관을 직접 만나서 자신들이 추천한 후보 명단을 전달합니다.
[노조일지 부분발췌 5]
‘홍보수석에게 전화를 했지만 통화가 안됐다. 춘추관장에게 공식적으로 홍보수석의 면담 등을 요구 했지만 아무런 응답이 없었다. 홍보수석 등이 사내 다른 루트를 통해 노조의 뜻을 알고 고의로 피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다행히 ㄱ선배의 주선으로 청와대 언론분야 ㅈ비서관을 만났다. ㅈ비서관에게 한전KDN 이계순 사장에 전달했던 명단을 전달했다.
■ 그 이후 정식으로 이사회 차원에서 사장추천위원회가 구성되자 노조 집행부는 노조가 영입하려는 후보들을 직접 찾아다니는 등 적극적인 사장 영입활동에 나섭니다.
[노조일지 부분발췌 6]
‘양재동에서 전윤철 부총리집이 있는 방배동으로 갔다. 방배동 신동아아파트에서 경비원에게 전부총리가 퇴근했냐고 물으니 아직 안했다고 답했다. 3월의 쌀쌀한 밤기운이 옷깃을 스며 들어왔다. 조위원장과 함께 마치 수배자를 잡으려는 형사처럼 화장실도 번갈아 가면서 전윤철 부총리가 집으로 오기를 기다렸다. 2시간 가까이 기다렸을까 전윤철부총리의 승용차가 들어왔다. 골프를 치고 오는 길이었다. 부총리에게 인사를 하는 사이 조승호 위원장이 재빠르게 부총리의 골프백을 들고 아파트로 향했다. 부총리가 왜이러냐고 하자 조위원장은 제가 골프는 못 쳐도 골프백은 잘 든다고 말했다.’
부총리 사모님이 반 정도 남은 양주 한 병을 가져왔다. 부총리께 단도직입적으로 YTN 경영을 맡아달아고 부탁했다. 핏대라는 별명을 갖고 있는 전부총리도 잠시 생각하고 난 뒤 화끈하게 화답했다. (중략) 조위원장과 함께 YTN의 경영과 비전 등을 설명해 드렸다. 전 부총리는 한 달에 한 번 제주도에 있는 대학에 석좌 교수로 강의를 나가는데 사장이 된 뒤에도 출강이 가능하겠냐고 물었다. YTN CEO가 석좌교수로 강의하면 YTN 위상강화에 도움이 되지 않겠냐고 답했다.‘
■ 특히 당시 노조집행부가 사장 후보로 최우선적으로 고려한 것이 ‘노무현대통령과의 코드 일치여부’라는 점을 부각시키고 있는 점도 주목할 부분입니다. 그야말로 스스로가 정치적 색채를 드러낸 정치노조라는 점을 자인하고 있습니다.
[노조일지 부분발췌 7]
‘한겨레 정연주 논설실장은 경영능력에 있어 높은 점수를 받지 않았지만 노대통령과 코드가 맞는 언론인이라는 판단에 따라 사원추천위가 후보로 올렸다.’
■ 노조는 또 사장 추천후보 과정에서 직접 혹은 간접적으로 대통령 측근과 청와대 인사와 접촉한 사실도 확인됐습니다.
[노조일지 부분발췌 8]
‘참여정부 실세 ㅇ씨에게 전화를 했다. YTN 사장으로 000씨가 내정됐냐고 물었다. ㅇ씨는 홍보수석에게 전화를 하고 다시 전화를 주겠다고 말했다. ㅇ씨는 홍보수석에게 확인했는데 000씨가 내정되지 않았다고 말했다. (3시간 뒤면 나오는 결과였는데 홍보수석과 ㅇ씨 가운데 한사람은 거짓말을 한 셈이다.) 그러면서 한겨레 논설실장 정연주씨가 YTN 사장으로 어떠냐고 말했다.’
■ 5년 뒤인 2008년초에 정권이 바뀌자 이번에도 당시노조위원장은 나중에 이명박정부에서 청와대특보와 수석을 맡게 되는 박형준씨를 사장으로 영입하기 위해 나섭니다. 이와 관련된 근거도 회사는 가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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