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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향신문, 경기동부 관련 분열증적 편집, 같은 날 정반대 논조 기사 함께 내보내

‘야권연대’ 압력에 대한 굴종과 북한 3대세습 논쟁 당시 피해의식 공존하는 듯

경향신문이 경기동부연합(이하 경기동부) 파문과 관련, 전혀 상반된 논조의 기사와 칼럼을 같은 날 내보내 구설에 올랐다.

경향신문은 26일자 기사 ‘‘경기동부연합’ 실체 논란’에서 “통합진보당 내 계파인 경기동부연합이 논쟁의 중심에 오르고 있다”며, 경기동부가 1991년 창립된 민주주의민족통일전국연합(전국연합)의 지역조직 중 하나란 점, 민주노동당 창당의 한 축을 이뤘단 점, 민주노동당 내 자주파(NL)와 평등파(PD)가 주도권 다툼을 하는 과정에서 광주·전남연합 출신들과 함께 당 전면에 부상하게 됐다는 점 등을 상세히 설명했다.

계속해서 “그 힘은 국민참여당·진보신당 탈당파가 합쳐진 통합진보당에서도 여전하다는 게 진보진영 내 대체적인 평가”라며 “2008년 초 평등파가 민주노동당에서 갈라져 나오면서 ‘자주파의 패권주의적 당 운영’을 문제 삼았다”고 전했다.

“당 주류로서 패권적·배타적 행태” vs. “근거 없는 색깔론이 또다시 기승”

이어 “경기동부연합 출신들이 주요 지역구·비례대표 총선 후보가 되면서 이 조직이 부각됐다. 경기 성남 중원의 야권 단일후보였다가 성추문으로 중도 사퇴한 윤원석 전 ‘민중의 소리’ 대표와 그 후임인 김미희 전 최고위원, 비례대표 후보 2번인 이석기 사회동향연구소 대표와 3번 김재연 전 반값등록금국민본부 공동집행위원장 등이 대표적 인사로 거론된다”면서 “서울 관악을 부정경선 논란에 휩싸인 이정희 공동대표의 후보 사퇴가 늦어진 배경에도 경기동부연합이 있었던 것 아니냐는 주장도 나왔다. 당 주류로서의 패권적·배타적 행태는 야권연대 과정에서 보수진영의 통합진보당 공격을 불러온 면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영 내 패권행태를 주로 지적했다는 점에서 여론의 질타 초점과는 어긋나지만, 온건하게나마 경기동부를 비판한 것이다.

게다가 기사는 경기동부 실체를 부정한 이정희 통합진보당 공동대표 발언을 소개한 뒤 “진보진영의 한 인사는 ‘경기동부연합이라는 조직이 지금 실재하지 않는다 해도 다른 정당에서 계파를 나누듯, 경기동부를 계파의 하나로 보는 것이 맞다’고 말했다”면서 경기동부 실체를 인정하지 않는 통합진보당을 우회적으로 비판하기까지 했다.

그러나 경향신문은 같은 날 ‘또 도진 새누리당의 ‘선거용 색깔론’’란 제목의 기사에선 정반대 시각을 제시했다. 기사는 “새누리당이 다시 색깔론을 꺼내들고 있다. 4월 총선 초반부터 ‘종북세력 집권론’의 이념 공세를 벌이고 있다”면서 “보수표를 결집하고, 야권연대의 틈을 벌리려는 책략으로 보인다”고 비난했다.

이어 기사는 “새누리당의 색깔 공세는 보수진영이 바람을 잡으면, 당이 이를 받아 진보진영을 공격하는 식으로 진행되고 있다”며 “보수언론은 지난 24~26일 통합진보당 내 한 세력인 ‘경기동부연합’을 종북으로 몰아가는 보도를 쏟아냈다. 새누리당은 반사적으로 반응하고 있다”고 비난했다.

또 “합리적 사고와 논쟁을 마비시키는 색깔론은 새누리당 전신인 한나라당의 전매특허였다”면서 “새누리당 색깔론의 타깃은 야권연대다. 야권연대에 종북의 낙인을 찍어 파괴력을 줄여보려는 것”이라고 주장했다.

경향신문은 같은 날 사설 ‘또 부는 색깔론, 역풍으로 심판당한다’에서도 “이정희 통합진보당 대표가 총선 출마를 포기하고 그 자리에 이상규 전 민주노동당 서울시당 위원장이 후보등록을 한 것을 계기로 근거없는 색깔론이 또다시 기승을 부리기 시작했다”면서 여러 언론들의 경기동부 관련 글들을 소개한 뒤 “이런 글을 접하면 한국 정치 깊숙이 무슨 ‘제5열’ 같은 것이 암약하면서 엄청난 음모를 꾸미고 있다는 착각도 든다”고 주장했다. 전반적으로 NL계 주사파가 주축인 경기동부 실체를 인정해야한다는 취지의 앞선 기사와는 완전히 딴판인 입장과 논조다.

아무리 ‘반항’해도 결국은 종북주의로 귀결될 운명

경향신문의 이 같은 분열증적 논조를 이해하려면 종북주의와 관련된 경향신문의 과거 전력을 돌아볼 필요가 있다.

경향신문 지난 2010년 10월 북한의 3대세습 논쟁이 불거질 당시 “민주노동당은 북한의 3대 세습이라는 명명백백하고 중요한 사안을 두고는 비판할 수 없다는 입장을 정하고 말았다”면서 “북한은 무조건 감싸주어야 한다는 생각이라면 그것이야말로 냉전적 사고의 잔재”라며 애초 비판적 견지를 취했다. 그러나 이에 민주노동당과 미디어오늘 등 친북성향 언론들이 맹반발하자 입장을 정반대로 바꾼 바 있다.

특히 이대근 경향신문 논설위원은 칼럼에서 ‘왜 북한의 3대 세습을 적극적으로 비판하지 않느냐’며 민주노동당 측을 비판하고, 미디어오늘에 대해서도 “미디어 과거인지, 미디어 김정일인지”라며 비꼬았다가, 절독선언 등 친북세력의 압박과 비난을 못 이기고 급기야는 ‘김정은을 우습게 보지 마라’는 황당한 찬양 칼럼으로 무릎을 꿇기도 했다. 현재 그는 경향신문 편집국장으로 재직 중이다.

이런 점에서 이번 경향신문의 분열증적 논조는 소위 ‘야권연대’ 무드를 깨면 안 된다는 진영논리의 압박과 과거 종북주의 논쟁에서 받은 피해의식이 동시에 발현된 것이라는 해석이 가능해진다. 즉 비록 친북세력 압력 탓에 패퇴하고 친북선언을 한 바는 있지만, 아직 편집국 내에선 완벽히 NL 수준 전향이 이뤄지진 않은 상태라는 것이다. 그러다보니 ‘소신’과 ‘눈치보기’가 공존하는 기괴한 형태의 편집이 이뤄진 것이리란 분석이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장은 “이번 난센스 편집으로 미뤄봤을 때 상황 상 종북주의 관련 경향신문의 논조 혼란은 한동안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그러나 지금 상황은 어찌 보면 ‘떼쓰기’ 정도의 유치한 반발에 불과하며, 결국 대선에 가까워질수록 야권연대 핵심 축으로 자리 잡은 종북주의로 귀결될 운명”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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