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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오늘, MBC기자 가슴 모자이크 처리 파문

비키니 인증샷 모자이크 처리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이보경 기자 순수 의도 훼손

미디어오늘이 인터넷 팟캐스트 방송 ‘나는 꼼수다’(이하 ‘나꼼수’)의 ‘나와라 정봉주’ 비키니 인증 샷 논란과 관련, ‘비키니녀’와 동일한 포즈로 인증 샷을 올린 MBC 여기자의 가슴 부위를 모자이크 처리해 논란이 일고 있다. 또한 동일 보도에 대해 여타 언론들 역시 인증 샷을 그대로 올리지 않고 가지각색 모자이크 처리를 한 후 보도해 향후 비키니 사진 보도 수위와 관련 대대적인 논쟁을 예고했다.

미디어오늘은 3일 ‘MBC 중견 여기자 ‘나와라 정봉주’ 동조 비키니 시위’라는 제목의 기사에서 화제를 모은 이보경 MBC 기자 인터뷰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는 “최근 구설수에 오르고 있는 나꼼수의 비키니녀 사진 논란과 관련해 현직 MBC 중견 여기자가 문제가 됐던 ‘비키니녀’와 동일한 포즈로 가슴에 문구를 새긴 비키니 사진을 트위터에 공개해 파장을 몰고 올 전망”이라며 “MBC 부장급 여기자로 <뉴스데스크> 팩트체커를 맡고 있는 이보경 MBC 기자는 3일 오후 자신의 트위터에 비키니녀와 동일한 포즈의 사진을 올렸다”고 전했다.

기사는 이어 “이 기자는 사진 설명으로 “저도 나와라 정봉주 하고 있습니다”라며 “마침 직장이 파업 중이라 한가해졌어요. 그래서 노구를 이끌고서리ㅋㅋ”라고 설명했다”고 보도했다. “가슴에 새긴 문구도 비키니녀와 같고 다만 ‘가슴이 터지도록’ 대신 ‘가슴이 쪼그라지도록’이라고만 바꿨다”면서 “이 기자는 3일 미디어오늘과 인터뷰에서 이런 이색시위를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비키니녀가 너무 매도당하는 모습이 과하다고 판단해 그가 했던 것과 똑같은 방식으로 문제제기하기 위함이었다. 실제로 ‘정봉주 힘내라’ 비키니녀는 일종의 ‘찧고 까부는’ 수준인데 너무 과도하게 비난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밝혔다”고 전했다.

텍스트는 가슴사진 지지인데, 관련사진에선 가슴 부위 모자이크?

기사 자체로만 보면 ‘나꼼수’ 비키니녀 논란을 일거에 잠재울 수 있을 만한 선언으로도 볼 만 했다. 특히 미디어오늘과의 인터뷰 내용 중 “‘정봉주 힘내라’가 쓰인 자신의 비키니 사진을 올린 한 재기발랄한 여자를 여론에서 너무 매도했다. 그래서 내가 따라해봤다.”면서 “그동안 나꼼수에 고마웠는데, 오해를 살 수 있는 ‘찧고 까부는’ 수준의 작은 에피소드 때문에 한 젊은 여성이 너무 매도됐을 뿐 아니라 마치 ‘성의 도구화’ 대상으로까지 흘러가는 것 같아 내가 이런 식으로라도 빚을 갚겠다는 뜻에서 시도해본 것”이라는 내용은 비판 뭇매를 맞고 있는 ‘나꼼수’ 측에 더없이 큰 응원이 될 수도 있었다.

그러나 문제는 정작 이보경 기자 인터뷰를 실은 미디어오늘 측 편집태도였다. 미디어오늘은 하필 이 기사에서 이 기자의 비키니 인증 샷을 실으며 가슴 부위를 모자이크해 내보내는 기이한 행태를 보였다. 이는 자신은 물론 여타 여성들의 비키니 인증 샷에 아무런 문제를 느끼지 못하는 이 기자의 태도와도 상충될뿐더러, 현재 일어나고 있는 논란에서 명백히 ‘비키니 인증 샷은 성 상품화’라는 입장에 손을 들어준 것이나 마찬가지로 볼 수 있다.

나아가 이 기자를 지지하는 방향의 텍스트를 내보내면서 정작 자료사진으로는 이 기자의 행위에 대해 ‘당당하지 못한 행위’ 혹은 ‘수치스러운 행위’ ‘선정적 행위’ 등 부정적 인식을 심어주기 충분하다고까지 여겨질 만하다.

그러다보니 미디어오늘의 해당기사 댓글란엔 아귀가 맞지 않는 댓글도 등장하게 됐다. 한 독자는 댓글을 통해 “내 보기엔 언론에서 말하듯 ‘나꼼수 패널들의 부적절한 발언’이 논란의 시작이 아니라 비키니 인증샷(그것도 여성이 자발적으로 올린, 발언 자체가 불순함이 느껴졌다면 여성들이 스스로 비키니 사진을 올렸겠는가)을 대대적으로 보도한 그 언론들이 논란의 시작 같다”며 “최대한 원색적으로 보이게 전혀 불필요한 모자이크까지 해가며 여성의 진심을 일개 가십거리로 만들어버린 그 언론들이 성희롱의 가해자 같다”고 지적했다.

물론 이 독자는 ‘나꼼수’ 측을 비판하기 위해 우파언론이 비키니녀 사진을 모자이크하며 논란을 확산시킨 점을 지적한 것으로 보이지만, 문제는 이 같은 지적이 미디어오늘에게도 고스란히 적용된다는데 있다. 결국 제 얼굴에 침 뱉기가 돼버린 것이다.

조선-눈 모자이크, 중앙-눈·가슴 삭제, 동아-가슴 삭제

정작 ‘나꼼수’ 측 지지 인터뷰기사를 내보낸 미디어오늘도 이 모양인데, 여타 언론들은 더 말할 것도 없다. 한 마디로, 기준이 일치되질 않고 있다.

조선일보는 이보경 기자와 비키니녀의 인증샷 사진을 나란히 올리면서 눈 주위를 중심으로 모자이크 처리해 기사를 내보냈다. 중앙일보는 모자이크 처리를 하지 않는 대신 아예 눈 부위와 가슴 부분은 자르고 입 주위와 쇄골만 나오도록 해 보도했다. 동아일보는 논란 부위인 가슴 비키니 부분은 자르고 얼굴과 쇄골 ‘가슴이 쪼그라들도록 나와라 정봉주’ 글자만 나오도록 했다.

이처럼 우파언론도 가지각색이지만 좌파언론도 우왕좌왕하긴 마찬가지다. 경향신문은 얼굴만 나오도록 인증 샷을 편집해 기사화 했고, 한겨레는 동아일보와 같은 방법으로 사진을 편집해 보도했다. 전체적으로 논란이 되는 부분을 집중적으로 감춘 편집이다.

미디어평론가 오창석은 “언론의 사진보도 역사상 이번처럼 우스꽝스런 편집태도는 아마도 처음일 것”이라며 “자신이 얼굴을 공개해 내보낸 사진을 놓고 인권보호해주겠다고 눈을 가린 조선일보와 중앙일보, 한겨레는 대체 무슨 생각으로 그런 건지도 잘 모르겠고, 이미 1980년대부터 온 가족이 함께 보는 방송뉴스와 드라마에서도 용인된 여성의 비키니 차림을 놓고 가슴 부위를 자르거나 모자이크해 보도한 동아일보와 경향신문, 그리고 미디어오늘의 태도도 상식적으로 도저히 이해하기 힘들다”고 지적했다.

박한명 폴리뷰 편집장은 “‘나꼼수’의 비키니 인증 샷 논란에서 2차적 논란이 될 소재는 바로 이 같은 언론들의 태도”라며 “한 마디로 공지영과 진중권, 몇몇 좌익여성단체들이 비난했다고 바로 어제까지만 해도 아무렇지 않게 내보내던 사진을 자르고 이어붙이고 모자이크시켜 내보냈다는 얘기인데, 이는 그 자체로 우리사회의 성 담론 수준이 얼마나 경박스러운지 그 현실을 드러내주고 있다”고 비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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