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상과 영화평론
영화평론을 위하여 영상신호의 전문가가 되어야하는 것은 아니다.
그러나 영화 ‘디워’에서 CG에 대한 논란이 가열화 되면서 일부 평론가는 영화에서의 CG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CG개발 프로그램이나 개발 툴(TOOL)에 대하여 언급하고 있다. 이는 CG를 평가 할 능력이 없기 때문에 영화평론가로서 언급할 필요가 없는 부분을 언급하고 있는 것이다.
영화에서 영상의 중요성
전 세계에서 흥행에 성공한 영화를 보면 영상의 중요성이 강조되어진다.
1위는 타이타닉(Titanic) 2위는 반지의 제왕(The Lord of Rings:The Return of the King) 3위는 캐리비안의 해적(Pirates of the Caribbean: Dead Man's Chest) 4위는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Harry Potter and the Sorcerer's Stone)이고 10위 까지를 보면 반지의 제왕이 2편,캐리비안의 해적이 2편, 해리포터 시리즈가 2편 , 스타워스가 1편, 쉬랙 2 그리고 쥬라기 공원이다. 흥행 1위인 타이타닉에서 필자의 소감으로는 남녀주인공이 사랑을 하게되는 흐름이 자연스럽지는 않았지만 배의 난간에서 보여준 여자주인공이 팔을 펼쳐든 그 장면만은 아직도 눈에 선하다. 영상의 아름다움이 강하게 각인된 영화가 타이타닉이라고 생각한다. 영화에서 나타나는 정보는 영상,음악, 말 그리고 글자이다. 그중에서도 영상의 정보가 가장중요하다고 생각한다. 흥행 10위안에 SF영화가 많은 것 또한 영상의 중요성을 보여주는 한 예로 생각한다. 미국에서 인플레이를 고려한다면 1939년 작품의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Gone with the Wind)’가 흥행 1위이다. 흥미로운 것은 ‘바람과함께 사라지다’는 영상미를 향상하기 위하여 가로수등을 대형 그림을 그려서 촬영한 것이다. 70년 전이 아니고 현시대에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란 영화를 제작한다면 대형 그림대신에 CG를 사용하였을 것이다.
CG의 평가
CG가 영화에 도입된 것은 화면에서 특수효과를 표현하기 위하여 컴퓨터 그래픽으로 영상신호를 만들어서 고해상도 모니터에 영상으로 재현하고 이것을 필름으로 작업을 하는 것이다. 이러한 작업의 결과로 영화의 화면에 나타난 것을 우리는 통칭 CG라고 한다. 그러므로 영화의 평론에서 CG의 TOOL인 프로그램이나 컴퓨터 운영체제를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생각한다. 이는 로댕의 조각품인 ‘생각하는 사람’을 보면서 로댕이 어떤 끌과 망치를 사용하였는가를 논의하는 것과 같다. 한마디로 CG를 평가할 능력이 없다보니 엉뚱한 것을 갖고서 비판을 한다. CG의 평가는 영상신호의 평가기술을 기본으로 하고 그 외에 영화의 CG에서 추가적인 사항을 고려하여 평가를 하여야 한다.
해상도 및 노이즈
1993년 제작된 쥬라기 공원의 CG를 보면 해상도의 다소 부족과 화면상에서 NOISE가 눈에 약간 보이는 문제가 있었다. 해상도를 평가하기 위하여서는 정지 화면에서 보는 것이 좋다. 그리고 섬세한 선 즉 공룡의 주름등에서 해상도의 수준을 판단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해상도가 높다는 것은 미세한 선이 잘 표현되는 것이다. 또한 해상도는 이동하는(공룡이 달리는 장면) 장면에서는 판별하기가 어려우며 어두운 화면에서도 판별하기가 어렵다. 그리고 화면의 노이즈도 역시 밝은 화면에서 잘 나타난다. 노이즈는 신호를 증폭하면 노이즈도 함께 증폭되는 성향이 있다. 영상신호 자체가 밝은 부분에서 신호 레벨이 높다. 밝은 부분에서 노이즈가 잘 보인다. 그러므로 어두운 부분에서는 노이즈, 해상도,색재현성등의 특성이 잘 나타나지 않는다. 그래서 대부분의 CG가 어두운 화면으로 나타나는 경향이 있다.
색재현성
현재까지의 영화에서는 색 재현성이 중요하게 언급되지 않았다. 반지의 제왕에서도 CG처리된 부분이 괴물이다보니 색 재현성의 평가가 중요한 항목으로 되지 않는다. 그런데 사람을 CG로 처리한다면 색재현성이 매우 중요하게 된다. 영화에서는 사람을 CG로 처리 한 부분을 보지 못하였는데 컴퓨터 게임기에서는 사람을 CG로 처리한다.(물론 사람을 촬영한 후 동물이나 다른 것으로 바꾸는 것은 오래전부터 하여 온 작업이고 여기서 사람을 표현한다는 것은 CG로 만든 사람이 연기를 하는 수준을 말하는 것임) 일부 컴퓨터 게임기를 보면 색재현성을 어느 정도는 살렸지만 거의 완백한 색재현성의 CG는 보지를 못하였다. 가장 눈에 띄는 결점은 선정된 캐랙터의 얼굴이나 팔 다리등의 색깔이 화면에 따라서 변화가 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즉 빛에도 색온도가 있다. 백열전등은 약 3000도 정도의 색온도를 갖고 있고 태양광은 약 5000도 정도의 색온도를 갖고 있다. 색온도가 낮으면 붉은 색의 비율이 증가하고 색온도가 높으면 파란색계통의 비율이 증가한다. 컴퓨터 게임의 영상을 보면 사람으로 선정된 캐랙터가 항상 동일한 얼굴색을 유지하므로 어떤 장면에서는 얼굴색(또는 살색)의 표현이 매우 잘 되었다는 느낌을 받고 어떤 장면에서는 어색하다는 느낌을 받는다.
그리고 영화 ‘디워’에서 CG 평가의 새로운 항목을 추가하여야 하는 내용을 보았는데 그것은 표정의 연기이다. ‘디워’ 이전의 CG에서는 괴물들이 무표정한 얼굴의 연기를 하였는데 디워에서는 이무기 또는 용이 화를 내는 표정과 슬퍼하는 표정을 나타내었다. 만약 CG가 사람을 표현한다면 가장 어려운 것이 얼굴의 표정과 살색의 재현이다. ‘디워’의 CG를 보면 얼굴표정을 CG로 나타낼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디워’에서 CG의 평가
'디워‘의 CG가 나쁘다고 평가하는 일부 국내외의 평론가들의 영화평론을 보면 기술적인 접근 없이 무조건 ’디워‘의 CG가 나쁘다고 말하는 수준이다. ’디워‘의 CG가 기술적으로 좋다고 보는 것은 다른 영화들의 CG가 어두운 화면에서 괴물이 등장하는 것이다. 아직도 기술적인 문제로 화질의 평가요소인 해상도,노이즈,선명도등에서 부족하여서 이것을 감추기 위하여 어두운 장면에서의 CG처리가 대부분이다. 저의 논리에 대하여 이렇게 반박하는 분이 분명히 있을 것이다. ’영화의 설정 상 괴물은 밤에 나와야 한다’ 고 말 할 것이다. 그런데 밝은 화면의 CG가 어두운 화면의 CG보다 화려한 것은 사실이다. 일본의 한 평론에서 “디워’가 트랜스포머보다 CG가 화려하다.” 고 말 한 것은 적절하다고 생각한다. 틀린 말은 아니지만 밝은 화면일수록 CG의 기술차이가 현저하게 나타나므로 CG의 평가시 어두운 화면에서의 CG를 밝은 화면에서의 CG와 동일한 선상에서 평가는 곤란하다는 주장이다.
‘디워’의 CG는 밝은 화면에서 제작되어서 분명 다른 CG보다 화려한 것이다. 또한 ‘디워’의 CG에서는 그늘까지 섬세하게 나타낸 것으로서 분명 CG에서는 ‘디워’가 세계의 일류라고 하여도 틀린 말은 아니다. 얼마전의 뉴스에서 ‘할리우드 영화 CG 한국에서 만든다’는 기사를 보았다. CG 업체를 한국으로 정하기 위하여 중천을 보고 결정하였다고 하였지만 우리 CG의 기술력을 할리우드에 알린 것은 ‘디워’의 공이 크다.
우리나라의 영화평론가로 활동하는 진중권씨는 “디워’의 CG가 호환성이 없어서 가치가 없다고 주장하였다.” CG자체로 보면 호환성을 논하는 것은 무지하다는 것으로 보인다.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그림으로 그린 작업을 현재는 CG로 하고 있다고 보면 된다. 즉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에서 사용한 그림을 ‘디워’에 사용하고져 하는 것처럼 아둔한 이야기가 된다. 만약 영구아트에서 CG개발용 TOOL을 개발하였다면 이것은 범용성이 있다. 어떤 경우든 CG의 범용성을 논의하는 것은 CG에 대한 이해도가 낮다고 본다.
‘디워’의 CG가 기술적으로 높다고 판단되는 것은 밝은 화면에서의 CG 구현과 이무기와 용의 얼굴표정을 묘사한 부분 그리고 그림자를 표현한 부분등에서 높은 CG의 기술을 보여주고 있다.(저의 평가는 기술적인 측면을 중심으로 언급하였고 예술적인 측면은 생략하였습니다. 예술적인 부분은 너무나도 주관적이어서 논란의 여지가 많습니다.)
영화평론에서의 CG의 의미
‘영화는 영화다’란 영화평론서에서 “관객이 영화에서 발견하는 중요한 정보중 하나인 사진(영상)에 대하여 영화평론에서 간과하는 것이 영화평론의 오류이다”고 말하고 있다. 영화의 평론에서 특히 SF 영화와 같이 CG의 비중이 높은 영화에서 CG를 제대로 평가하지 못하면 영화평론이 편협하게 된다.
진중권의 디워에 대한 영화평가는 영상에 대한 적절한 평가가 없고 오직 아리스토텔레스만 찾고 있다. 아래는 인터넷 토론에서 진중권의 영상에 대한 무지함이 보이는 부분이다.
진중권 ▶ CG 얘기를 해 봅시다.
진중권 ▶ 사실 부라퀴의 CG와 괴물의 CG를 비교해 보세요.
진중권 ▶ 두 캐릭터의 미학성을 보는 겁니다.
진중권 ▶ 부라퀴는 개성이 없지만, 괴물은 매우 인상적입니다.
진중권 ▶ 수천 장의 밑그림 중에서 미적으로 선별된 캐릭터일 테니까요. 당연한 일이죠.
진중권 ▶ 게다가 CG 밑에 깔린 기술적 텍스트는 어떤가요?
진중권 ▶ 솔직히 한국에서는 꽤 괜찮은 수준이지만, 미국에서는 명함 내밀기 힘들 거든요.
진중권 ▶ 그런데 대중들은 이를 못 읽더라구요.
진중권 ▶ 도대체 그 CG에 어떤 소프트웨어가 사용됐으며, 그 소프트웨어는 기술적으로 어느 수준인지....
진중권 ▶ 이런 거 우리 사회는 아직 평가해내지 못합니다.
진중권 ▶ 한 마디로 영상맹의 수준이지요.
완쵸페 ▶ 진/ 선생님 근데 대중으로서 그런 코드를 읽어낼 이유가 없을거 같습니다
진중권 ▶ 완/ 대중들은 그런 거 읽어냅니다.
완쵸페 ▶ 진/ 솔직히 극장가서 돈내고 2시간을 즐길려고 가는 사람이 대부분 영상밑에 텍스트를 읽어낼 필요가 있나요? (jw84100님의 naver 토론장 NO12557 “ 중권과의 대담(인터넷에 있길래 퍼왔습니다. 그냥 보고 생각하는 자리가 되었으면 하네요)자료중에서 일부 참고”
위에서 진중권은 괴물영화의 ‘괴물’의 CG가 미학성이 좋다고 한다. 그런데 우리의 용은 수 천년동안 다듬어진 캐릭터이다. 어떻게 괴물의 CG가 미적으로 우리의 용보다 좋다고 주장할 수 있을까?. 괴물의 캐릭터가 미적으로 선발된 우수한 미적 구조를 갖고 있다면 괴물의 그림을 액자에 넣어서 보관하는 사람이 많을 것이다. 그런데 현실적으로는 가능성이 없는 이야기이다. 그리고 “CG에서 어떤 소프트웨어가 사용되었으며, 그 소프트웨어는 기술적으로 어느 수준인지... 이런 거 우리사회는 아직 평가해내지 못합니다.” 이 또한 무슨 엉뚱한 주장인가? ‘완쵸페’님의 말이 백번 옳은 것이다. 대중으로서 그런 코드를 읽어낼 이유가 없고 사실 쉬운 것도 아니다. 외국의 경우 CG를 제작한 업체에서 자신의 CG제작 툴을 공개한 적은 있지만 만약 제작사가 공개하지 않거나 기본툴에서 일부를 개조하여 사용한다면 그 누가 화면만 보고 CG의 제작툴을 알 수 있을까?. 또한 CG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의미가 있어도 CG의 제작툴을 맞추는 것은 영화평론가나 관객에게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진중권은 “영상밑에 텍스트를 읽어내어야 한다”고 하는데 영상은 그자체로서 충분한 정보이다. 굳이 분석이 필요하다면 영화제작자의 의도를 알아내는 것인데 진중권의 “디워”비판은 제작자의 의도를 전혀 이해하지 못한 것이다.
ⓒ 미디어워치 & mediawatch.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