통합민주당의 이인제 의원이 출마선언한 첫날부터 한나라당과 난타전을 벌였다. 선제 공격은 한나라당 측에서 가했다. 한나라당 대변인실은 “시간적으로는 15, 16, 17대 대선 도전이니까 3수생이고 횟수로 보면 신한국당 이회창 후보와의 경선, 국민신당 후보로 본선, 민주당 노무현 후보와의 경선에 이어 4수생이다”라며 포문을 열고는 이의원의 당적 변경사를 열거했다.
“당적 변경을 보면 통일민주당->민주자유당->신한국당->국민신당->새정치국민회의->새천년민주당->자유민주연합->국민중심당->통합민주당 까지 9번이고, 이 의원 주장대로 자연히 당명이 바뀐 것을 빼도 5번은 된다.
대선의 계절만 되면 찾아오는 '정치철새'라고 하기에는 이 의원의 경력이 너무 화려하다. 그래서 요즘 시중에선 이 의원을 '한바꾸'라고 부른다고 한다.
열린우리당만 제외하곤 대한민국 주요 정당을 '한바꾸' 돌았다는 얘기이다“
그러면서 이인제 의원의 경선불복을 상기시키며, “다행히 이 의원이 오늘 출마 기자회견에서 과거 행적에 대해 자책과 사죄를 밝힌 것은 평가한다.
그러나 대선의 계절이 돌아오자 또다시 대권병으로 출마한 이인제 의원이 다시 한 번 또 이런 불복과 탈당 이런 것이나 반복하지 않을까 우려된다“고 일침을 가했다.
이에 대해 이인제 의원실을 즉각 반박 성명을 발표하였다. 이인제 의원 측은 경선불복의 원흉으로 보고 있는 이회창 전 총재 및 현재 재산은닉 혐의로 집중 공격당하고 있는 이명박 후보 등을 차례로 공격했다.
“도대체 한나라당은 언제쯤 반성을 할 것인가? 대선주자 검증을 보면 한나라당은 대선을 '비리대통령 선거'로 오인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하는 느낌이 든다. 그리고 한나라당에서 소속 의원들의 각종 부패에 대해 왜 무감각한지를 알 수 있을 것 같다.
병역비리 혐의가 있는 사람을 대통령 후보로 세우질 않나, 선거법 위반에 범인도피, 각종 부정축재 혐의가 있는 사람들이 대선후보에 나서질 않나... 참으로 한심할 뿐이다.
그대들이 언제쯤 역겨운 냄새를 품어내고 있는 자신을 돌아볼 때가 올까?“
이인제 의원실은 이어,
“40대의 젊은 혈기로 국민의 뜨거운 여망을 외면할 수 없어서 '독자출마'를 감행한 이인제 의원의 고백을 보면서, 한나라당은 느껴지는 것이 그렇게도 없나?
언제까지 '부정부패 비리 세탁소', '정치계의 쓰레기통'으로 남아 있으려고 하는가?
그런 정신머리를 갖고 있는 '한나라당은 이번에도 힘들겠다'는 생각이 들 뿐이다“라며 성명서를 마무리했다.
한나라당 측에서는 이인제 의원에 대한 구원이 있기 때문에, 이러한 유형의 공격은 반복할 것으로 보인다. 이인제 의원 측에서도 벌써 예상하고 있는 듯, 그다지 싫지만은 않은 표정이다. 이인제 의원으로서는 대선출마를 선언한 이상, 일단은 자신의 이미지를 부각시켜야 하는데, 한나라당과의 난타전이 그로서는 그다지 손해볼 것이 없다는 판단 때문이다.
이인제 의원과 일전을 벌여야 하는 통합민주당의 다른 후보 측 역시 반기는 분위기이다. 대선주자로 나선 측에서는 “어쨋든 이인제 의원이 한나라당과 치고받으며 언론의 입에 자주 오르내리다보면 통합민주당 경선이 활기 띄는 것 아니냐”며 이인제 의원의 상품성을 인정하는 분위기이다.
최근 범여권 6인의 연석회의로 언론의 관심이 그쪽으로 집중되는 상황에서 이인제 의원의 대선출마가 통합민주당에 활력이 되고 있는 것만은 분명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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